낙서장

이란과 아랍은 다릅니다 - 파르시어와 아랍어 비교

개마두리 2012. 4. 22. 20:53

 

흔히 한국 사람들이 ‘이란이나 아랍이나 다 똑같지 않아?’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 그들의 ‘말’을 견주어봅니다 : 잉걸

 

*파르시어 : 이란의 표준어. ‘페르시아의 말’이라는 뜻.

 

*아랍어 : 표준 아랍어.

 

*파르시어

 

샤 : 왕(王)

 

*아랍어

 

썰퇀 : 왕(王)

 

*파르시어

 

맘눈/모차케람 : 고맙습니다.

 

*아랍어

 

슈끄란 : 고맙습니다.

 

*아랍어

 

사랑해 :우히부키

 

*파르시어

 

사랑해 : 만 드스테트 다람

 

*아랍어

 

안녕히 가세요 : 마앗 쌀라마.

 

*파르시어

 

안녕히 가세요 : 호더 허페즈.

 

* 보충설명 : 아, 그리고 파르시어와 아랍어는 완전히 다른 언어입니다. 파르시어는 인도 - 유럽 어족에 속하고 아랍어는 셈어예요. 이란인은 유전학적으로 유럽 백인이나 아르메니아인이나 쿠르드인과 똑같은데(그래서 생김새만으로는 이란인과 독일인을 구분할 수가 없음) 아랍인은 이들과는 구분되고 아라비아 반도에 사는 아랍인의 경우 흑인의 피가 섞였다고 합니다.

 

또 이란인은 대부분 시아파지만 아랍인은 수니파인데 이 두 종파는 이슬람교라는 큰 틀에 속하긴 하지만 개신교와 천주교, 그리고 천주교와 동방정교(오소독스. 헬라스나 세르비아나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믿는 기독교)처럼 서로 대립하는 관계입니다.

 

이란인들은 자신들이 아랍인과는 다르다는 걸 강조하지요. 프랑스에 망명해서 살고 있는 이란 여성 ‘마르잔 사트라피’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이라크 대통령인 사담 후세인(아랍인)이 이란을 공격했을 때(서기 1980년에 일어난 이란 - 이라크 전쟁), 자신은 “이 비열한 아랍 놈들과 맞서 싸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생각했대요. 또 이란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인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이 아랍군에게 멸망하고 문화유산이 파괴된 뒤 아랍인을 증오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최근에 만들어진 이란 영화인 <싸민과 나데르의 별거>에서 주인공의 딸이 주인공에게 아랍어 낱말을 말했다가, “그건 아랍어잖아! 파르시어를 써야지!”라는 꾸지람을 듣는 장면이 나오는 걸 보면, 이란과 아랍이 다른 세계라는 건 확실합니다(하긴 베트남과 중국도 ‘이웃나라’지만 사이가 안 좋고,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