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다듬이 소리

개마두리 2018. 3. 13. 21:30

- 발해를 찾아서


* 시조(時調) :


고리(高麗) 말기부터 발달한, 배달민족 고유의 정형시(定型詩. 틀[型]이 정해진[定] 시[詩]. 시 구절의 수나 배열의 순서, 운율이 일정한 시). 초장/중장/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형식에 따라 평시조/엇시조/사설시조로 나뉜다. 평시조(平時調)는 글자 수가 45자를 넘지 않는 시조고, 엇시조(旕時調)는 ‘엇가는 시조/얼버무린 시조’라는 뜻으로서 초장/중장/종장 가운데 어느 한 장이 평시조보다 더 긴 시조를 일컫는 말이며, 사설시조(辭說時調)는 초장/중장의 길이가 제한을 받지 않고, 종장도 긴 시조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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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시작)


어둠 깊어갈수록 별빛 더욱 반짝이듯
독한 술처럼 향기를 몸속에 깊이 감춘
묻히고 또 지워져도 깨어나는 저 소리


오늘 이 아픔이야 섬광처럼 사라지지만
벗겨도 드러나지 않는 발해의 붉은 맨살
끊어진 혈맥을 돌며 뜨겁게 사무친다


그 울림 또 얼마나 애절한 그리움이랴
겹겹 적막을 가르며 풀잎처럼 곧추서는
이국땅 모퉁이에서 잠 못 드는 저 소리


- ‘권갑하’ 시조 시인의 시조


-『열린 시학』여름호에 실린 시조


※ 발해는 일본과 47차례 사신을 주고받았다. 일본 문적( = 서적)에는 발해 사신의 시 11수가 남아 있는데, 서기 759년 일본에 온 발해 사신 ‘양태사(楊泰師)’가 쓴 시「밤에 다듬이 소리를 들으며(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는 ‘칙찬(勅撰. 칙명[勅命], 그러니까 천자/황제의 명령에 따라 책을 엮음[撰])삼집(三集)’ 가운데 하나인『경국집(經國集)』(서기 827년에 나온 책)에 올랐다.


(인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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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좋은 시조』(김영재/김일연/정용국 엮음, ‘책 만드는 집’ 펴냄, 서기 2015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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