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유령그물

개마두리 2018. 3. 23. 00:13

* 유령그물 : 고깃배(어선[漁船])에서 버리거나 잃어버린 고기그물(어망[魚網]).


그물코에 끼인 채 발버둥 치는 물고기
비명 소리 쫓아가 뛰어드는 물고기 떼
겹겹의 유령그물이 비명으로 뒤엉킨다


게덫과 자망(刺網. 걸그물 - 옮긴이)에 걸려 붉게 우짖는 바닷새
손을 쓸 새도 없이 쓰레기와 썩어가는
거대한 무덤이 되어 악취 속을 떠다닌다


날카롭게 날을 세운 독기들로 가득한
밑바닥 속속들이 파고드는 폐그물
바다의 아픈 유령이 긴 자락을 끌고 간다


- ‘서정화’ 시조 시인의 시조


-『나래시조』봄호에 실린 시조


-『2015 좋은 시조』(김영재/김일연/정용국 엮음, ‘책 만드는 집’ 펴냄, 서기 2015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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