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중년

개마두리 2018. 3. 26. 22:26

단봉낙타 걸음으로 산(山) 하나를 이고 간다.
가슴에 뜨는 별들 이미 빛이 바랬는데
메마른 꿈의 한쪽을 울먹울먹 씹어본다


자존의 두 무릎을 꿇을 만큼 꿇었건만
드센 격랑 속을 용케도 헤쳐 왔다
자꾸만 처지는 어깨 가까스로 추스르며


앞을 향해 갈 뿐 돌아갈 길은 없는
열사(熱砂)의 먼먼 사막 언덕들을 넘어가면
어느 녘 절정의 날이 한 번쯤은 또 올까 


- ‘이서원’ 시조 시인의 시조


-『시조 21』여름호에 실린 시조


-『2015 좋은 시조』(김영재/김일연/정용국 엮음, ‘책 만드는 집’ 펴냄, 서기 2015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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