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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 왕자

아크바르 대제는 비르발의 믿음인 힌두교를 자신의 믿음인 이슬람교만큼 존중해 주었지만 종종 종교를 빌미 삼아 비르발을 놀리곤 했다. 어느 날, 손자를 안고 산책하던 대제는 또 비르발을 놀렸다. “비르발, 힌두교의 신(神)들은 정말 우습구려. 크리슈나를 보시오. 그는 시종도 없나 보더군. (그의 - 옮긴이) 신자가 도움을 빌 때마다 몸소 바쁘게 달려가곤 하니까 말이오. 심부름꾼을 대신 보낼 수도 있을 텐데 ….” “글쎄요, 글쎄요 ….” 비르발은 대제가 힌두교를 더 이상 놀림감으로 삼지 못하게 할 방법을 궁리하다가, 황제가 손자를 무척 귀여워하는 것을 보고는 좋은 방법을 떠올렸다. 그는 밀랍 인형을 만드는 장인(匠人)을 찾아갔다. “쿠람 황손(皇孫. 황제의 손자/손녀 - 옮긴이)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어..

우화 2012.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