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159

노둣돌

▶ 노둣돌 : 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 발돋움에 쓰려고 대문 앞에 놓은 큰 돌. 이 고비만 넘으면 되는데 아무도 혼자서는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때, 그때 발아래 가만히 등을 대준다 나를 밟고 가라 스스로 제 몸을 누군가 발아래 대주는 일이란 짓밟히는 것이 아니다 도저히 건너갈 수 없을 때 그때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일이다 - ‘홍하영’ 님의 시 (서기 2020년 시민공모전에 나온 시)

시(詩) 2023.10.06

새들의 노래

새들의 노래가 목마른 나의 갈망에 잠시 휴식을 안겨준다 나 또한 저들처럼 이토록 황홀한데 그런데, 말이 나오지 않는구나! 오, 우주의 영혼이여 제발 나를 통해서 무슨 노래든지 불러를 다오 - ‘루미’ 시인의 시 - 『 루미 시초(詩抄) 』 ( 작은 제목 「 내가 당신이라고 말하라 」.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지음, ‘이현주’ 옮김, ‘늘봄’ 펴냄, 서기 2014년 )에서 ▶ 루미 : 서기 1207년에 태어나 서기 1273년에 세상을 떠난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이자, 법률가이자, 신학자이자, 수피 교단의 창시자. - 단기 4356년 음력 8월 22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시(詩) 2023.10.06

사랑 도살장

사살 도살장에서, 그들은 약하거나 불구인 놈은 말고 가장 잘생긴 놈만 죽인다 ​ 이 죽음에서 달아나지 말아라 사랑으로 인하여 죽임을 당하지 않는 자, 죄다 죽은 살코기다 - ‘루미’ 시인의 시 - 『 루미 시초(詩抄) 』 ( 작은 제목 「 내가 당신이라고 말하라 」. ‘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지음, ‘이현주’ 옮김, ‘늘봄’ 펴냄, 서기 2014년 )에서 ▶ 루미 : 서기 1207년에 태어나 서기 1273년에 세상을 떠난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이자, 법률가이자, 신학자이자, 수피 교단의 창시자. - 단기 4356년 음력 8월 22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시(詩) 2023.10.06

‘알 파라즈다끄’ 시인의 시에서 뽑아낸 시 구절

▶ ‘알 파라즈다끄(al-Farazdaq/알 파라즈다크)’ : 서기 7~8세기에 우마이야 왕조에서 활약한 아랍 시인. 본명은 ‘함맘 븐 갈리브’다(‘븐’은 아랍어로 ‘아들’이라는 뜻이고, 보다 정확한 형태는 ‘이븐’, 그러니까 ‘~의 아들’이라는 뜻을 지닌 말이며, 아랍 세계에서는 이름보다 ‘아무개의 아들’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일이 흔하다). 서기 641년, 오늘날의 이라크 바스라 시에서 태어났고, 서기 732년에 세상을 떠났다. 아크탈(al-Akhtal), 자리르(Jarīr)와 함께 우마이야(Umayyad)왕조를 대표하는 최고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며, 현실을 비꼬는 시와 자랑을 하는 시와 찬양을 하는 시와 불륜을 그린 시를 썼다. 특히, 자리르 시인과는 죽을 때까지 마흔다섯 해 동안 시를 100여 ..

시(詩) 2023.09.20

방랑자

방랑자인 나는 나의 먼지를 위해 기도하고 이방인 신세인 내 영혼에게 노래한다. 그리고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적을 향해, 내 노래가 불사르는 세상을 지나가고 문턱을 놓는다. - ‘아도니스(본명 )’ 시인의 시 ― 『 너의 낯섦은 나의 낯섦 』 ( ‘아도니스’ 지음, ‘김능우’ 옮김, ‘(주)민음사’ 펴냄, 서기 2020년 )에서 ---------------------------------------------------------------------------------------------------- ▶ 인용자(개마두리)의 말 : 이 시는 좋은 시고, 깔끔한 시고,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울려 퍼지는 시다. 그러나 옮긴이인 김능우 선생이 쓴 몇몇 낱말 때문에,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 어느 정도는..

시(詩) 2023.09.01

나날

그의 두 눈은 나날에 지쳤다 그의 두 눈은 나날에 아랑곳없이 지쳤다 그는 나날의 벽면들을 뚫는가? 또 다른 하루를 찾으며 있을까? 또 다른 하루가 있을까? ― ‘아도니스( 본명 )’ 시인의 시 ― 『 너의 낯섦은 나의 낯섦 』( ‘아도니스’ 지음, ‘김능우’ 옮김, ‘(주)민음사’ 펴냄, 서기 2020년 )에서 - 단기 4356년 음력 7월 13일에,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삶이나 싸움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그리고 ‘자고 나면 좀 낫겠지.’하고 믿어보는) 개마두리가 올리다

시(詩) 2023.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