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160

땅그림

앞마당에 앉아 그림 그리자 돌이하고 나하고 그리자 정말은 돌이 키가 더 클지 모르지만 정말은 돌이 주먹이 더 클지 모르지만 내가 그리니까 내 맘대로 돌이는 조그맣게 나는 크게 그리자 커다란 내 옆에 조그만 돌이가 겁나는 듯 서 있다 어쩐지 안됐다 조그만 돌이 그림 다시 지우고 나하고 똑같이 그려 놓자 키도 똑같고 손도 똑같고 사이좋게 사이좋게 서 있다. - 권정생 작가의 시

시(詩) 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