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똑똑한 밀수꾼

개마두리 2015. 10. 30. 12:54

 

* 옮긴이의 말 : 내가 몇 해 전에 글에서 읽은 적이 있는 이야기를 기억을 되살려서 적어본다.


어떤 노인이 당나귀 떼를 몰고 자기 나라와 이웃 나라의 국경지대를 넘나들었다. 그런데 세관의 관리들이 보니 그 노인이 수상했다. 그들은 노인이 밀수를 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래서 노인의 몸을 여러 번 뒤졌고, 당나귀들의 몸도 뒤져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밀수품이 나오지 않아, 그들은 노인을 그냥 보내 주어야 했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되풀이되자, 마침내 참다못한 관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노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영감님, 영감님을 처벌하지 않을 테니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그동안 밀수를 하셨죠?”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수다. 몇 번 했소.”


관리는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보아도 물건이 안 나오던데요? 도대체 뭘 밀수하셨어요?”


노인은 크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댁들은 내가 내 몸에 뭘 감추거나, 아니면 당나귀 안에 물건을 감추었다고 여겼지, 안 그렇소? 하지만 아니라오. 난 물건이 아니라 당나귀를 밀수했다오. 그러니 댁들이 허탕을 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