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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이 되는 조카를 위한 토란

개마두리 2015. 12. 14. 15:25

난 네 아비의 형이고, 네 아버지는 내 동생이지.
네 아비가 너를 낳아 이제 성년이 되는구나.
조카인 너에게 이 토란을 주니,
이 토란을 먹고 힘을 내어보게.
조카는 싸움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상대가 스물이 되어도.
상대가 서른 명이 되어도.
조카라면 그 상대들을 물리칠 수 있어.
또 조카가 늠름하게
그 상대들 앞에 똑바로 서면,
그들은 조카를 존중하고,
조카 앞에 자기네 창을 내려놓고,
자기네 돌도끼들을 땅에 내려놓고
도망쳐 버릴걸.


조카가 나의 토란을 먹네.
나는 토란을 주고,
조카는 그걸 먹네.
우리 조카가 잘 살아,
우리 조카가 두 눈이 멀 때까지,
내 눈이 그렇게 눈멀었듯이
그때까지 장수했으면 하네.
우리 조카 잘 살아서, 성숙하게 늙기를 바라네.


-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 족


(* 인용자[잉걸]의 말 : 오스트레일리아 바로 위에 있는 섬나라인 파푸아뉴기니는 여러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국가다)


* 출처 :『세계 민족시집』(티보르 세켈리 엮음, 장정렬 옮김, 실천문학사 펴냄, 서기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