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시]단풍 샤워

개마두리 2018. 6. 4. 13:25

나무 가지 끝 샤워꼭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온수
거리곳곳마다 개장한 노천탕
행인들 사이사이로
즐비하게 솟은 붉은 샘물
느긋한 늦가을 바람이
잔잔히 섞은 물결



느른한 마음 속
가슴에 담아 둔 돌 꾸러미
발 한 번 담굴 때마다
단풍에 씻겨 미세한 광물 되어
붉은 샘물에 녹아든다



- 김선희 님의 시(서기 2015년 시민공모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