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생산적 피해망상이 필요하다

개마두리 2015. 11. 19. 11:08


- 1차 출처 : <그녀생각’s 생각>


http://blog.naver.com/justalive/220064408835


- 2차 출처 : <JISIKS | 지식스닷컴>


http://jisiks.com/220542181043


▶ 에베레스트 고지를 앞두고


얼음 덮인 경사면의 해발 7,500m에 있는 에베레스트 제3캠프. 데이비드 브리셔스(David Breashears)와 그의 산악팀은 정상을 앞에 두고 19kg의 아이맥스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사상 최초로 지구상 가장 높은 곳인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아이맥스 영화를 찍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리셔스는 정상에서 찍을 환상적인 촬영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갖가지 리스크를 생각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어제 밤에는 매서운 바람이 브리셔스 팀의 텐트를 강타했고, 또한 900m 아래에서는 50명의 다른 일행이 고지를 정복하려고 좁은 등반길을 따라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제와 오늘의 기상상황과 현재 등반길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잠시 멈추어 서서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거친 바람 때문에 일정이 늦어져 저 등반객들에게 따라잡히면 어떡하지?’


‘정상에서 촬영하려는 중요한 순간에 저 등반객들이 좁은 산 정상으로 우르르 몰려든다면?’


‘고정 밧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 밧줄 지지대가 버티지 못한다면?’


‘어제의 거센 바람이 앞으로 닥쳐올 거대한 폭풍우의 전조였다면?’


‘촬영 중 문제가 생겨 급하게 내려가야 할 순간에 등반객들이 허둥지둥하는 탓에 길목이 막혀버리면 어떡하지?’


그는 영광의 기쁨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피해망상에 휘말린 편집증 환자처럼 현재 자신의 팀을 둘러싼 위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철저하게 점검하고 있었다. 그리고 믿음직한 파트너인 에드 비에스터와 로버트 샤우어에게 조언을 구했다. 결국 그들은 현재 상황이 나쁘다는데 의견을 모았고, 제3캠프에 장비를 보관한 채 하산했다가 며칠 후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올라오기로 결정했다.


▶ 다른 선택, 다른 결과


브리셔스는 산을 내려가면서 베테랑 가이드인 로브 홀과 스콧 피셔와 마주쳤다. 이들은 브리셔스팀이 왜 하산하는 지 궁금해 했고, 그는 날씨가 심상치 않고 좁은 등반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홀과 피셔는 주변을 돌아본 후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거야.”


정말 그랬을까? 이 말은 그로부터 18년 전인 1978년에 채드윅이라는 여성이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정상을 향해 가면서 자신의 팀원들에게 했던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 1978년 10월 알렌 블럼은 채드윅 등을 이끌 고 여성 최초로 안나푸르나 정상에 도전했고, 그녀가 이끄는 팀은 결국 안나푸르나 정상에 우뚝 섰다.


그런데 히말라야 봉우리는 팀 전체가 모두 정상에 오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통 고산 등반을 할 때는 팀을 나누어 올라가는데, 알렌 블럼의 팀도 1차 공격조, 2차 공격조, 3차 공격조로 나누어 정상을 공격했다. 그런데 1차 공격조가 정상을 밟았다고 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체력 상황에 따라 2차, 3차 공격조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상에 섰을 때 이루말 할 수 없는 환희와 등반가로서의 명예를 생각하면, 영광의 정상을 코 앞에 두고 뒤로 물러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알렌 블럼의 팀도 1차 공격조는 안나푸르나 정상에 올랐지만, 기상이 악화되고 노련한 셰르파들조차 지쳐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상 공격은 멈추고 팀이 모두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채드윅은 허무하게 이렇게 내려갈 수는 없다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자신이 정상에 올라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알렌 블럼과 팀원들이 말렸지만 채드윅은 동료인 왓슨과 함께 “아무 일도 없을 거야.”라며 미소를 짓고는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1978년 채드윅과 왓슨, 그리고 1996년 홀과 피셔의 낙관적인 미소는 다시 볼 수 없었고, 거대한 히말라야에서 안타까운 생명들이 사라져버렸다.


▶ 생산적 피해망상이 위험을 피하게 한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브리셔스 같은 인물 은 “생산적 피해망상이 있는 리더”라고 말한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피해망상에 걸린 환자처럼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를 염두에 둔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팀에게 생길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들을 제거하려고 노력하며, 만약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해 너무 크다면, 비록 정상이 눈앞에 있고 많은 준비를 했더라도 과감하게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피해망상은 ‘생산적’으로 변하게 되고, 그 팀은 조금 늦어지겠지만 결국 승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생명이 있는 곳에는 늘 위험이 있다.”


낙관적인 관점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낙관은 철저한 비관을 바탕으로 서 있어야 한다. 피해망상에 가까운 비관의 눈으로 자신을 둘러싼 위험 요인들을 철저히 분석할 때에만 진정한 낙관이 날아오를 수 있다. 짐 콜린스는 이러한 ‘생산적 피해망상’은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이 한결 같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한다.


세계적 투자 대가인 조지 소로스(George Soros)도 투자를 할 때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투자결정을 내리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만 모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소로스는 투자 결정을 마음속에 두었다면 그때부터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할 정보와 자료들을 모은다고 한다. 이러한 생산적 피해망상은 그를 워런 버핏과 함께 최고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게 한 원동력중 하나일 것이다.


생명은 위대하지만 그 위대함 속에는 항상 위험이 있다. 그 위험을 간과하면 생명을 얻기보다 잃을 수 있다. 당신의 삶에도 매우 중요하며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이 있을 것이다. 선택의 순간에 철저히 준비했고 자신감이 충만하더라도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환자처럼 그 선택이 몰고 올 모든 위험요소를 떠올려 보자. 그러한 위험요소들을 염두에 두고 제거해 나간다면, 당신은 진정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원문: 그녀생각’s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