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가 병드시면 약을 달여들임은 효도가 되지만, 팔다리와 몸에 상처를 내어 효도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진실로 이것이 의리를 해치지 않는 일이라면, 성현이 누구보다도 먼저 이 일을 했을 것이다. 불행히도 (자식이 - 옮긴이) 이로 말미암아 죽게 된다면 몸에 상처를 내어 후사를 끊어지게 한 죄를 짓게 될 것이니, 어찌 정문을 세워 이를 표창하겠는가?”
- 한유(韓愈)의 평론. 그는 ‘어버이에게 고기를 먹여드리려고’ 제 몸의 살을 떼어내는 일이나, ‘어버이의 병을 낫게 해드리려고’ 제 몸에 피를 내어 그 피를 모아서 드리는 일을 비판/부정하고 있다.
어버이 : ‘부모父母’를 일컫는 순우리말
성현(聖賢) :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을 줄인 말. ‘거룩하신 분’과 ‘슬기로운 분’이라는 뜻이다. 의역하자면 '본받을 만한 훌륭하신 분'쯤 되겠다.
후사(後嗣) : ‘뒤(後)를 잇는(嗣) 사람’이라는 뜻. 의역하자면 ‘대를 잇는 자식’.
정문(旌門) : ‘나타내는 문’/‘밝히는 문’이라는 뜻. 충신/효자/열녀를 표창하기 위하여 집의 문 앞이나 마을 입구에 세우는 문이다. 작설(綽楔)/생정문(生旌門)이라고도 한다. 문을 붉은 색으로 칠하기 때문에 ‘붉은 문’이라는 뜻을 지닌 ‘홍문(紅門)’으로도 부르며, 편액에는 문이 기리는 사람의 충성스러운 행위/효행/절개/직함/성명 등을 새긴다.
* 출처 : 송기(宋祁)의『신당서(新唐書)』(송나라 사람들이 쓴 당나라의 역사책. 서기 서기 1060년에 완성되었다)
* 한유(韓愈) : 당(唐) 나라의 유학자이자 문장가. 서기 768년에 태어나 서기 824년에 세상을 떠났다.
'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기자칼럼]`노오력`과 `파이팅` (0) | 2015.12.25 |
---|---|
▷◁속류 유물론의 시대 (0) | 2015.12.06 |
[스크랩] 발달장애인이 위험해? 그 생각은 어디서 왔을까 (0) | 2015.11.22 |
▷◁생산적 피해망상이 필요하다 (0) | 2015.11.19 |
▷◁대통령의 언어 (0) | 2015.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