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1197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1

▣ 옮긴이(개마두리)의 말 : 나는 이 글이 북동(동북) 아프리카 국가의 현대사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글을 인용/소개한다. 덧붙이자면, 이 글은 2004년에 쓰인 것을 2012년에 한국어로 옮긴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소말릴란드의 상황이 달라지거나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읽을 것을 권한다. ------------------------------------------------------------------------------------------------------------------------------------------------ ▶ 철저한 매일 반납 시스템 소말리아 ‘하르게이사’. 수도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약 900킬로미터 떨어진 제2의 ..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2

( → 1편에서 계속 ) ▶ 평화에 앞장선 장로들 소말릴란드 공화국 내무장관 ‘아데르’는 총기 회수 운동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까닭은 – 옮긴이 잉걸. 아래 ‘옮긴이’) 부족 장로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려면 총기가 나돌게 해서는 곤란했습니다. 완전히 정부의 관리 아래 두어야 할 필요가 있었지요. 그렇게 하려면 민병의 총기를 모두 회수해야 했습니다. 그 어려운 역할을(일을 – 옮긴이) 담당해(맡아 – 옮긴이) 준 것이 장로들이었지요.” 1991년 모가디슈 정권의 붕괴를 계기로 소말릴란드는 독립을 선언한다. 그러나 소말릴란드 내부의 무력 항쟁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 지역에는 약 20여 개의 주요 부족이 있고 각각 무장한 민병을 소유하고 있었다. 총기가 넘치고 무장한 차량 테크..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3

( → 2편에서 계속 ) ▶ 총이 없는 도시 ‘하르게이사’에서는 ‘모가디슈(소말리아의 수도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처럼 경호원이 필요 없었다. 유괴나 총격을 걱정할 필요 없이 어느 곳에서든 마음 놓고 걸을 수 있었다. 경찰 본부 근처에 중앙 시장이 있다. 도로에 접한 사방 200미터 정도의 재래시장으로 지붕 대신 비닐이 덮여 있다. 의류 잡화(雜貨. 일상생활에서 쓰는 여러 가지 잡다한 물품 – 옮긴이), 과일, 채소(푸성귀 – 옮긴이), 육류 등 네 개의 블록으로 나뉘어 있는데 생활필수품은 거의 다 갖추어져 있다. 의류는 중고품이 중심을 이룬다. 중국(제하[諸夏] - 옮긴이), 중남미(라틴 아메리카 – 옮긴이), 동유럽에서 들여온 것으로 가격이 매우 싸다. 강한 햇살을 피하려고 챙이 넓은..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4

( → 3편에서 계속 ) ▶ 중고차를 타는 장관 총기 관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그 다음으로 소말릴란드 지도부가 목표로 삼은 것은 법과 질서의 확립이었다. 사법부 장관 ‘아하메드 핫산(45세)’은 국가가 발전을 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안전’과 ‘정의’라고 말한다. “내전이 벌어졌던 15년 동안에 그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잃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회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회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경제가 발전할 수 없지요. ‘나쁜 짓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규칙이 확립되지 않으면 국민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정의는 실현될 수 없지요.” 소말릴란드 사법부 건물은 대로에 인접한 민가 같은 모습이었다. 가로 폭이 20미터, 안쪽으로 30미터..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8

( → 7편에서 계속 ) ▶ 세 명분의 급료와 열여섯 명의 선생님 하르게이사 대학에서 서쪽으로 8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공터는 난민 수용소가 되어 있었다. 길가에 초라한 양철 지붕으로 이루어진 판자촌이 펼쳐져 있다. 그 중앙 광장에 콘크리트로 지어진 ‘시크누르’ 초등학교가 있다. 주위에 난민 수용소가 들어서기 시작한 1998년, 유니세프가 일본 정부로부터 원조를 받아 세운 학교 중의(가운데 – 옮긴이 잉걸. 아래 ‘옮긴이’) 하나다. 그 당시 일본의 원조로 각 지역에 10여 개의 학교가 세워졌다고 한다. 원조받은 금액은 모두 합쳐 7만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적은 금액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원조였다. 교장 ‘마하디(38세)’의 말에 의하면(따르면 – 옮긴이), 처음에는 1학년과 2학년 두 반, 학생..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9

( → 8편에서 계속 ) ▶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소말릴란드의 ‘대통령 궁(宮)’은 하르게이사 중심부의 낡은 저택이었다. 2층짜리 석조 건물로 바깥에는 차고가 있고 안마당에는 깨끗하게 손질된 화단이 있다. 식민지 시절에는 영국계 재벌이 소유하고 있었지만, 1960년에 소말리아가 독립한 이후에는 주 정부의 청사로 사용되었다. 경비는 단순했다. AK47을 어깨에 걸친 병사가 정문에 두 명, 현관에 두 명 서 있을 뿐이다. 건물 안에는 더 많은 경비병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띄는 인원은 그 네 명뿐이었다. 대통령 ‘다히르 리야레 카힌(Daahir Riyaale Kaahin, 58세)'은 풍성한 푸른색 민족의상을 입은 모습으로 2층 응접실에 나타났다. 키가 188센티미터인 거구의 대통령이다. “경비병이..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10

( → 9편에서 계속 ) ▶ 염소들이 비행기를 타는 국제공항 소말릴란드의 국제공항은 ‘하르게이사’의 시내 변두리, 자동차를 이용해서 비포장도로를 10분 정도 달려간 지점에 있다. 아디스아베바(Adisabeba)에서 에티오피아 항공의 프로펠러 비행기가 매일(날마다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한 편, 나이로비(케냐의 수도 – 옮긴이)에서 케냐의 민간항공이 일주일에 두 편 운행한다. 단, 에티오피아 항공편은 승객 수가 적은 경우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결항한다. 공항 출구에 영화관 매표소 같은 낡은 목조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입국 관리 사무실이다. 입국 심사는 매우 엄격해서 비자가 없으면 입국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에 해외(국외 – 옮긴이) 어느 곳에도 ..

갈마(역사) 2025.06.24

[아프리카 현대사]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11 (끝)

( → 10편에서 계속 ) ▶ 총이 무너뜨릴 수 없는 국가 소말릴란드 공화국에서는 정부와 민중이 힘을 합쳐 자신들의 국가를 만들려 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총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었다. 독립을 선언한 1991년, 총은 국가 전 지역에 넘쳐났고 무력 항쟁이 끊이지 않았다. 원래 유목 민족인 그들은 가뜩이나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총은 신체의 일부 같은 존재였다. 총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각 부족 장로들의 노력으로 그 어려운 일이 실현되었다. 자발적으로 폭력을 중지하는 회의를 열고 각 부족의 무장한 민병들에게 총기를 포기할 것을 설득한 것이다. 국제연합(UN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은 전 세계 어느 나라..

갈마(역사) 2025.06.24

[법과 제도] 국회의원이 세종대왕에게 본받아야 할 점은?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입법’이다. 즉 국회는 ‘법을 만드는 기관’이다. 한 시민 단체가 국회의원의 직무 능력을 평가한 보고서를 보면, 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을 이행한 정도, 국회 출석률, 국민과의 소통 노력, 공직자로서의 청렴도 등 다양한 평가 지표가 있다. 그중 가장 비중 있는 평가 지표가 바로 ‘국회의원 임기 중 법률안 발의 건수’다. 법률을 만드는 일은 국회의원의 주요 임무이자 능력인 까닭이다. ‘법’이 늘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미처 법이 살피지 못한 사각지대는 분명 존재하고, 예상치 못한 예외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법률은 필요에 따라 개정되어야 하며, 아예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법률 제/개정은 국민의 삶에 법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를 ..

갈마(역사)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