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31

한국의 명작 경소설(輕小說)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8 (끝)

▣ 경소설(輕小說) : '라이트노벨(Light Novel)'을 일컫는 한자어. ------------------------------------------------------------------------------------------------------------------------------------------------ 세상은 불합리하다. 멸망의 문턱에서 되돌아와 봤자 나아진 게 하나 없었다. - 24쪽 휴가는 몸만 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예산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교통비와 숙박비, 식비, 그 외에(그 밖에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휴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 돈, 지출, 갑작스럽게 정해진 휴가 계획이니 만큼,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어 예산을 짠다고 ..

소설 2024.03.21

[인용] 소설『 느티를 찾아서 』에서

나를 그곳에 머물도록 붙잡은 것은 한 그루 느티나무였다. 그 고목은 마을 앞 언덕 아래 오랜 수문장처럼 서 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 옮긴이 개마두리) 천 개의 팔을 지닌 녹색 거인 같았다. 그 의연한 풍모를 대하는 순간 나는 숨이 멎는 듯했다. 아, 이런 나무가 아직 살아 있었구나! 그 모습에서 수백 년 고목(古木. 오래된[古] 나무[木] - 옮긴이)이 껴안고 온 세월의 파장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긴 연륜의 생장 속에 담긴 은밀한 생명의 숨결. 나무는 그만의 표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고독과 장엄이었다. - ‘ 이채형(한국 소설가 협회 회원) ’ 님의 글 (서기 2024년 양력 3월 18일에, 지하철 역의 안전문[‘스크린 도어’]에서 읽은 글을 인용하다 : 옮긴이) - 단기 4357년 음력 ..

소설 2024.03.18

[단편]독립 영웅

그것은 영웅을 태우고 있는 커다란 말이었다. 방문객들과 수많은 관광객들은 발길을 멈추고 그것을 바라보곤 했다. 엄청나게 거대하고, 근육과 몸짓과 목덜미가 완벽하게 조각된 웅장한 말은 모든 사람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말은 기념품 전문조각가가 수차에 걸쳐 정부 지원을 받아 만든 것이었다. 말은 거대했고, 마치 숨을 쉬고 있는 듯했다. (말 동상의 – 인용자 개마두리. 아래 ‘인용자’) 멋진 엉덩이는 항상(늘 – 인용자) 찬미의 대상이었다. 가이드(안내인 – 인용자)들은 관광객들에게 팽팽한 근육과 경이롭게 생긴 목, 그리고 턱뼈를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말 동상 위에 올라탄 모습으로 조각된 – 인용자) 영웅(영웅의 동상 – 인용자)은 갈수록 왜소해지고 있었다. “여기 있..

소설 2023.11.25

미스르 장편(掌篇)소설 모음인 『 쉰다섯 개의 거울 』 에 나오는 명대사와 명문장들

▶ 장편(掌篇) : 아주 짧은 작품. “이 세상에 있는 책으로 지구 표면을 덮어 본다면, 아마 두 번은 넘게 덮을 수 있을 걸세.” “하지만, 새 사상을 담은 책을 모아 본다면, 아마 골목 하나도 제대로 덮질 못할 거야!” - 145쪽 “우리 국민은 전설에 나오는 짐승 같지요. 단 며칠만 깨어 있고는, 몇 세대 동안 잠을 잔다는 그 짐승 말예요.” - 146쪽 “윤리란, 다름 아닌 사회 관계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사회를 바꾸어야 합니다.” - 147쪽 온 나라는 왕을 따르는 소수와, 왕에게 적의를 터뜨리려는 다수로 쪼개어졌다. - 149쪽 이 무렵,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존엄성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무고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붉게 충혈된 두 눈..

소설 2023.09.20

현대 소설에 나오는, 도시 사람들의 여름지이에 대한 선입견을 비판하는 대목

▶ 여름지이 : ‘농사(農事)’/‘농경(農耕)’/‘농업(農業)’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 이 말의 뜻을 설명하는 말로는 ‘여름에 (무엇인가를) 짓는(만드는) 일’이라는 뜻이라는 풀이와, ‘(낟알을 비롯한 열매가) 열리는 것을 짓는(만드는) 일’이라는 뜻이라는 풀이가 있다. “농사(여름지이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는 손에 쉽사리 익는 노동이 아니었다. 뙤약볕에 그을어 허물이 벗겨지는 살갗은 밤마다 화끈거렸고, 온몸을 뒤덮은 땀띠는 밤마다 따끔따끔 등짝을 찔러대며 밤잠을 설치게 했다. 그야말로 등골이 휘는 기분이었다. 걸핏하면 ‘다 때려치우고, 시골 가서 농사나 지을까?’ 운운하는 도시인들은 그 안일한 마음가짐을 고쳐먹어야 한다고 해국(소설의 주인공 – 옮긴이)은 생각했다.” - 소설 『..

소설 2023.09.17

옛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12 (끝)

“아무리 살려고 발버둥쳐도 죽지 않고서는 인생을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선더라이더(소설 속에 나오는 명마의 이름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라 해도 태양을 앞서 달려갈 수는 없었다.” - 20쪽 “혼자 하는 여행은 훨씬 더 빨리 지치게 되는 것 같아. 자기 혼자서 자신을 감당해야 되니까.” - 20쪽 “이고, 이라구? 말이 좋다! 서로 조금이라도 틈을 안 보이려고 들고, 권력의 한 조각이라도 뺏기지 않으려고 견제하고! 그리고 ……, 그리고 넌 또 뭐냐? 신(神)에게 바쳐진 몸으로서 아주 자상하게 ‘정치학’에 대해 설명해 주는 너 성직자(사제 – 옮긴이)는 도대체 뭐냔 말이다!” - 31쪽 “자면서 계속 끙끙거리더라. 악몽 꾼 거야?” “는 이론을 몸으로 실험하고 있었지.” “…… 악몽..

소설 2023.05.27

옛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11

“준비가 모자라서 패하는 경우는 있어도, 준비가 과해서​(지나쳐서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패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 9쪽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마당이 마치 눈밭처럼 보였다. 발을 대기가 부끄러울 정도군. 난 마당이 부서질까 봐 조심스럽게 밟고 나왔다. 음. 마당은 마당이다. 익숙한 감각이 발로 전해져 왔고, 난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약간이나마 현실로 돌아왔다. 그러자 싸늘한 추위가 느껴졌다.” - 15쪽 “멍청이들!” “꺼지기 위해 타오르는 불꽃! 너희 필멸자들(必滅者들. ‘반드시[必] 멸망[滅]할 자[者]들’ → 언젠가 죽는 자들/나이를 먹는 자들. 여기서는 ‘나이를 먹고, 늙고,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인간들’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 옮긴이)은 항상 그랬어! 좌절하기 ..

소설 2022.12.17

옛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10

“검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멀리 달빛을 받아 뼈처럼 하얗게 빛나는 산등성이와 봉우리들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위이이잉. 산 사이로 부는 바람은 절벽 아래를 지나며 흐느끼는 듯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쌀쌀하다.’는 말로는 모자란 감이 많은 겨울 밤의 겨울 산이다. 짙은 구름들은 달빛을 가렸다 드러냈다 하며 떠갔다.” - 10쪽 “말씀해 보시오, 산(山)들이여!” “말해 보시오, 별들이여! 바람이여! 이곳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입니까! 창세기 이후로 그곳에 계속 계셨으니, 말 없는 그대들은 그 눈으로 많은 것을 보았겠지요. 그러니 이제 말씀해 보시오!” - 13쪽 “반란자이지 않습니까.” “도둑을 교수대에 매다는 법은 있어도, (그 도둑이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도둑질할 때 쓰던..

소설 2022.12.06

[명대사] 화산귀환 / 강함이 그 사람의 쓸모를 증명하는 건 아니야

# 옮긴이(개마두리)의 말 : 나는 이 대사들을 '약한 못난이'/'약해서 쓸모없는 것들'/'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라는 평가를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사실, 나도 '쓸모없는 못난이'로 여겨지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 이 대사들은 나에게도 필요한 것들이라는 점은 말해야 하리라) - 이 글의 원문(글의 출처) : https://blog.naver.com/kiron24/222770155616 [명대사] 화산귀환 / 강함이 그 사람의 쓸모를 증명하는 건 아니야 #명대사 #화산귀환 #소설 #웹소설 #네이버 #청명 #백상 #청명할배 화산귀환 (웹소설) 284화 뒤처져가는 느... blog.naver.com - 단기 4355년 음력 11월 8일에, '이제 우리는, 사회진화론이나 능력주의나 완벽..

소설 2022.12.01

옛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명대사/문장들 9

“봄도 아름다웠지. 여름도 즐거웠지. 하지만 내 주위는 어느새 낙엽. 난 가을에 서 있네. 누구나 한번은 맞이하는 마법의 가을이여, 태양을 향해 달리는 말을 타고 나 동(東)으로 달렸네.” - 19쪽 “검은 흙 위를 …… 추수의 들판을 …… 반짝이는 개울을 …… 황량한 산봉우리를 …….” - 19쪽 “적막의 대지를 …… 고통의 바위 언덕을 …… 나 달리고 또 달렸네.” - 20쪽 “조언하겠어. 지금 …… 날 죽이는 것이 나을 거야.” “왜지?” “그러지 않으면 네가 …… 죽을 테니까.” “그래? 누가 영원히 살 수 있지?” “뭐라구?” “널 죽이지 않는다고 내가 영원히 살 수 있을까?” - 25 ~ 26쪽 “누가 시간의 수레바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단 말인가?” - 26쪽 “영원히 살지는 못하지만 …… 영..

소설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