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말 13

‘절반(折半)’이 순수한 배달말로 ‘가봇’이라는 양주동 박사의 학설에 찬성하는 까닭

이영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양주동(梁柱東, 서기 1903년 ~ 1977년) 박사는 생전에 『 삼국사기 』 「 신라본기 」 유리 이사금 > 조에 나오는 ‘가배(嘉俳)’라는 낱말의 뜻을 풀이한 적이 있다. 양 박사는 한가위의 옛말인 “‘한가배’는 ‘한가봇’, 즉 ‘절반’의 뜻”이라 풀이했는데, “팔월 보름이 일년의 절반에 해당되는 까닭에 이렇게 불렀으리라는 것이다(이영희 교수).” 그리고 “다른 설에 따르면 나라 안 여자들을 절반으로 나누어 길쌈 경기를 시켰다 해서 ‘절반’의 뜻으로 그렇게 불렀다고도 한다(이영희 교수).” 나는 양 박사의 모든 학설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봇’이 ‘절반(折半)’을 뜻하는 낱말이라는 그의 학설에는 적극 동의하며, 비록 그가 한가위를 ‘가배’로 부른 까닭은 제..

배달말 2024.12.29

‘항구’를 뜻하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만 묻자. 오늘날 (한국인을 비롯한) 배달민족은 ‘바닷가에 있는, 배가 드나드는 곳’을 ‘항구(港口)’로 부른다. 그렇다면 고대나 중세에 살았던 배달민족의 조상들도 ‘항구’라는 말을 썼을까? 그렇지는 않다. 근대 이전에는 ‘도시’나 ‘시(市)’ 대신에 ‘부(府)’라는 말을 썼고, ‘백과사전’ 대신에 ‘유서(類書)’라는 말을 쓴 것처럼, 고대나 중세에는 ‘항구’라는 말 대신에 다른 낱말을 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항구’는 한자말이고, 배달민족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한자말 보다는 순수한 배달말로 된 낱말/표현을 많이 썼기 때문에(예를 들면, 한국인들이 한 세대 전인 서른 해 전에는 ‘넓을 광[廣]’자가 들어간 한자말인 ‘광어[廣魚]’ 대신에 순수한 배달말 낱말인 ‘넙치..

배달말 2024.12.29

‘쓰르라미’를 일컫는 황해도 사투리

▶ 쓰르라미 : 다른 이름은 ‘쓰름매미’. 매미과에 속하는, 매미와 비슷하게 생긴 곤충이다. 평지로부터 약 300m 정도 솟은 야산(野山. 들[野] 근처의 나지막한 뫼[山])에 살며, 한국과 조선 공화국(수도 평양)과 제하(諸夏 : 수도 북경[北京])에서 볼 수 있다. 울음소리는 이름 그대로 ‘ 쓰~름, 쓰~름 ’ 이다. ---------------------------------------------------------------------------------------------------- - 싸름 : ‘쓰르라미(쓰름매미)’를 일컫는 황해도 사투리. 황해도 민요의 이름이기도 하다. ( → 내[개마두리]가 서기 2024년 양력 5월 27일 밤 12시에 ‘국악방송’ 채널의 프로그램인 국악 콘서트 ‘..

배달말 2024.05.28

손에 장을 지지겠다?

상대편이 하는 일에 대해 도저히 할 수 없을 거라고 장담하거나,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틀림없다며 자신있게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말할 때가 있습니다.’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이때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등의(같은 – 옮긴이) 표현을 내뱉곤 하죠. 오늘은 그 말에 작은 의문이 생깁니다. ‘손(가락/바닥)에 지지는 장’은 무슨 의미일까요(뜻일까요? - 옮긴이)? ‘장’은 ‘손바닥’을 뜻하는 장(掌)과 ‘된장, 간장’을 뜻하는 장(醬)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만일 장이 ‘손바닥’의 의미일 때(‘손바닥’이라는 뜻일 때 – 옮긴이) 그저 ‘장을 지지겠다.’고 하면 말이 통하겠죠. 하지만 (만약 장이 ‘손바닥’이라면 – 옮긴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말은 ..

배달말 2024.05.16

‘납량(納涼)’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

- 서늘맞이 : ‘여름에 더위를 피해 서늘한 바람을 쐬는 일’ → ‘서늘함을 맞아들이는 일’이라는 뜻을 지닌 순수한 배달말(한국어 + 조선말 + 고려인을 비롯한 코리아[Corea]계 민족들의 말) 낱말. ‘더운 기운을 거두고[納] 서늘함[涼]을 느끼다.’/‘여름에 더위를 피하여 서늘한 기운을 느끼다.’는 뜻을 지닌 한자말 ‘납량(納涼)’과 같은 말이다(바로 이 때문에, 예전에는 를 ‘납량특선’이라고도 불렀다. 사람이 무서워하면 더위를 잊고 싸늘하거나 오싹한 기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회원으로 등록한 한 ‘다음’넷 카페의 회원인 ‘다롱’ 님이 올해 양력 9월 6일에 카페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알려주신 사실이다. 다롱 님은 이 사실을 구글에서 찾아냈다고 말씀하셨다) 부디 이 글이 여러분이 순수한..

배달말 2023.10.21

‘즐거움’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

♣ ‘ 라온 ’ : 순수한 배달말 낱말로,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내가 서기 2020년 양력 10월 29일에 ‘카카오톡’의 ‘카카오 같이가치’에서 접한 낱말이다) - 단기 4355년 음력 10월 1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개마두리의 보충설명 : '즐거움'을 뜻하는 말이 두 개 - '즐거움'과 '라온' - 나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는데, 사실, 같은 뜻을 지닌 두 개[또는 세 개]의 낱말이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랑'을 뜻하는 말도 오늘날 쓰이는 '사랑'뿐 아니라, '다솜'이라는 다른 낱말이 있기 때문이다)

배달말 2022.10.25

'처음 먹은 마음'을 뜻하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

♣ 맏뜻 : ‘처음 먹은 마음’(한자로는 ‘초심[初心]’)이라는 뜻이다. (내가 서기 2022년 양력 10월 8일에 ‘네이버’의 ‘해피빈’에 올라온 글인 「 어디서나 재미있게, 한글을 지키는 마음! 」 에서 읽은 사실이다) # 개마두리의 보충설명 겸 가설 : '맏뜻'의 '맏'이 '처음'이라는 뜻이라면, 옛 자전(字典)에서 '형(兄)'이라는 글자의 뜻이 '맏'/'맏이'라고 소개한 것도 이해가 된다. '형'이나 '오빠'는 - 전근대사회에서는 兄이라는 한자가 '형님'과 '오라버니'를 모두 뜻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어떨 때는, 그 한자가 '언니'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 아우/동생보다 먼저 나온 사람, 그러니까 '처음으로 [태어난] 사람'/'처음으로 [태어난] 아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맏이'는 '맏아들'이나..

배달말 2022.10.25

우리말 톺아보기 - 찜통과 시루

올 여름은 역대 최고의 찜통더위가 될 것이라 한다. ‘찜통더위’라는 표현이 우리(한국인 - 옮긴이 잉걸. 아래 ‘옮긴이’)에겐 너무 낯익다 보니 마치 수백 년 이상 써 온 표현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리 오래된 표현은 아니다. 원래 (배달민족의 사회에 - 옮긴이) 있었던 ‘찌는 듯한 더위’라는 표현이 ‘찜통더위’로 표현되려면, 우선 ‘찜통’이라는 단어(낱말 - 옮긴이)가 널리 알려져야 했다. 신문 기사를 찾아보면, ‘찜통’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나타난 - 옮긴이) 것은(때는 - 옮긴이) 한국전쟁(정확한 명칭은 ‘6.25 전쟁’ - 옮긴이) 이후이고, ‘찜통더위’는 (서기 - 옮긴이) 1980년대부터 널리 쓰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배달민족 - 옮긴이)의 전통적인 찜기는 ‘찜통’이 아니라 ‘시루’였다. 시..

배달말 202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