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117

[따뜻한 하루] 사막의 무덤

아버지와 아들이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걷고 있던 사막은 불덩어리같이 뜨거웠고 바싹 말라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습니다. 언제 사막이 끝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먼 길이었습니다. 절망으로 가득 찬 아들이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죽음뿐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걸을 필요도 없이 그냥 이 자리에서 편하게 죽는 편이 낫겠어요." 아버지 역시 힘들었지만,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격려했습니다. "틀림없이 물을 마실 수 있는 마을이 나타날 거야. 아들아, 조금만 힘을 내렴." 아버지의 말에 아들은 겨우 힘을 내어 걸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들 앞에 무덤 하나를 발견한 것입니다. 무덤을 ..

우화 2024.04.04

[ 사랑의 편지 ] 최고의 축복

왕은 현자들을 불러 가장 큰 복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첫 번째 현자는 부귀라고 대답했습니다. 부귀는 견고한 성과 같아 든든할 뿐 아니라, 어떤 힘이라도 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현자는 지혜(슬기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지혜는 선한 길로 인도하며(이끌며 – 옮긴이), 명예를 지킬 수 있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현자는 덕이라고 말했습니다. 덕이 많으면 많은 친구(동무 – 옮긴이)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대답들을 들었는데도 – 옮긴이) 왕의 고민이 계속되자, (이번에는 – 옮긴이) 현자들이 (왕에게 – 옮긴이) 물었습니다. “왕께서는 가장 큰 복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생각에 잠겼던 왕은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평안이라고 생각하네..

우화 2024.03.18

늘 불만스러운 어느 유목민 소년의 이야기

“어느 유목민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 넓은 사막 어느 오아시스에 어떤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는 항상 시무룩한 상태였지. 그래서 사람들은 그 소년을 가리켜 ‘항상 불만스러운 소년’이라고 불렀지. 왜 그 소년이 시무룩했냐고? 그 소년의 눈에는 사물의 불합리함과 만물의 약점이 극명하게 들어왔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 소년은 자신이 실수투성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여겨서 그렇게 불만족스러운 상태였다. 그 소년은 모든 것이 불만스러웠지. 그래서 소년의 부족을 다스리던 추장은 소년이 항상 시무룩한 것을 보다 못해 어느 날 소년을 사막으로 보내었지. 대(大)사막 말이야. 사막은 넓고, 볼품 없고, 황량하지만, 묻는 자에게 대답을 해주거든. 그리고 현명한 추장은 그것을 알고 있었지. 소년은 추장의 조언에도 명백한 모..

우화 2022.11.09

수피 우화 – 슬기로워지는 방법

어떤 스승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사람이 그에게 찾아와서 물었다. “어떻게 하면 슬기로워질 수 있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밖으로 나가서 서 있으라.” 그 날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찾아온 사람은 ‘그게 무슨 도움이 되지? 하지만 누가 아는가? 스승이란 이들은 늘 괴상하고 이상한 법이니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밖으로 나가 퍼붓는 빗속에 마냥 서 있었다. 비가 어찌나 많이 내리던지, 그는 속옷까지 흠뻑 젖었다. 10분이 지나자, 그가 (집 안으로 – 옮긴이) 들어와서 (스승에게 – 옮긴이) 물었다. “바깥에 서 있었습니다. 이젠 어떻게 하죠?” 스승이 놀라서 물었다. “아무 일도 없었는가? 바깥에 서 있는 동안 아무런 ‘계시’도 받지 못했단 말인가?” 그는 말했다. “계시라..

우화 2021.10.18

모든 일에는 까닭이 있다

무굴 제국의 아크바르 황제(아래 황제 - 옮긴이 잉걸. 아래 ‘옮긴이’)에게는 ‘비르발’이라는 신하가 있었다. 비록 황제는 무슬림이고 비르발은 힌두교 신자였지만, 비르발은 그 슬기를 인정받아 무굴의 승상이 되었다. 두 사람은 늘 함께 다니면서 다양한 주제를 토론했다. 그러나 비르발에게는 황제의 신경을 건드리는 한 가지 버릇이 있었는데, 다름 아닌 언제나 “모든 일은 까닭이 있어서 일어납니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한 번은 황제가 검술 훈련을 받다가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잘렸다. 그것을 본 모든 신하가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비르발만은 아무런 동요를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것을 본 황제가 말했다. “승상, 짐의 엄지손가락이 잘려서 짐이 피를 흘리는데, 경(卿)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서 있구려...

우화 202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