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세계사]높은 성비가 부추긴 미국 서부의 범죄

개마두리 2016. 4. 8. 01:59


* 인용자(잉걸)의 말 :


나는 미국 서부 - 더 정확히는 서기 19세기의 미국 서부 - 에 대한 한국인들의 환상을 깨뜨리려고 - 그리고 성비(性比)라는 요소도 역사와 문화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이 글을 인용한다.


미국 서부의 사례는, 47만 명이 넘는 젊은 독신 남성이 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도입부가 좀 길어서 지루하실 수도 있는데, 성비와 남성 호르몬이 남성에게 끼치는 영향을 알아야 미국 서부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으므로,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읽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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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화와 인류 역사에서 폭력적인 행동은 압도적으로 남성의 몫이다.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시대의 남성 화석에는 여성 화석보다 맞거나 찔려서 생긴 상처가 더 많다.


대중매체(예컨대 TV - 인용자 잉걸. 아래 인용자)에 의해 폭력적인 이미지가 주입되지 않은 부족(‘민족’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 - 인용자)은 좋은 연구 대상인데, 부족민 중 연구원들(예를 들면 인류학자 - 인용자)에게 죽음과 무기에 대한 꿈을 꾼다고 말한 비율도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


동물 세계에서도 수컷이 영토를 지키는 일보다 새끼를 키우는 일에 힘을 쏟는 소수의 종을 제외하면 대개 수컷이 암컷보다 공격적이다.


오늘날 성별과 폭력이 연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수 있지만, 범죄 관련 통계들은 이런 특별한 고정관념이 반박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실임을 보여준다.


전 세계(온 누리 - 인용자)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투옥될 가능성, 무장 강도, 폭행 혹은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 무기 소지로 체포될 가능성, 강간으로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범죄율이나 폭력성이 - 인용자) 성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다. 남녀 모두 가지고 있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에게서 훨씬 다량으로 분비되며, 태아 발달 초기 단계에 분비되어 태아에게 남성적 특성을 부여한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행동과학자들은 타액 검사로 남성과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하여, 혈류를 타고 흐르는 호르몬 양에 따라 개인이 특정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기록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테스토스테론은 인간의 폭력성을 유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원래 공격적인 성향이고, 특정한 문화 및 환경 요인이 조성될 경우 테스토스테론은 그러한 공격 성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 호르몬은 남성이나 여성이 폭력을 휘두를지에 대한 중요한 예측 변수(소위 ‘촉진 효과’)가 된다(쉽게 말해 “공격 성향”이 성냥불이라면, 많은 테스토스테론은 그 불과 닿는 순간 성냥불을 큰 불로 만드는 기름이라는 이야기다. 테스토스테론이 적다면 불과 기름이 만나도 큰 불이 되지는 않지만, 크다면 당연히 성냥불은 큰 불이 된다 - 인용자).


교도소 재소자들의 경우, 남녀 모두 폭력 사범이 절도나 마약 사범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당히 높았다. 유도 경기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선수가 낮은 선수보다 공격과 위협 횟수가 더 많았다.


또한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폭력의 상관관계는 단백동화(근육을 키우고 에너지를 만드는 - 인용자) 스테로이드제(본질적으로 강력한 테스토스테론 약물이다)를 사용한 운동선수들이 소위 ‘로이드 레이지roid rage([스테]로이드 약물 때문에 격렬하게 분노[레이지]하는 일 - 인용자)’라는 흥분 상태를 일으키기 쉬운 원인이기도 하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흥분 상태에 이른 경우 중 가장 유명한 최근의 사례가 레슬링 선수 크리스 브누아다. 브누아는 2007년 아내를 목 졸라 죽이고, 일곱 살 된 아들을 질식사시킨 뒤, 자신은 이동식 운동기구에 목을 맸다. 부검 결과 브누아는 범행 당시 정맥 속의 테스토스테론이 정상 수치보다 10배나 높았다.


테스토스테론은 폭력 범죄를 조장할 뿐 아니라 반달리즘(Vandalism.공공 기물 파손/문화재나 예술품 파괴. 서기 455년에 게르만인의 한 갈래인 ‘반달Vandal’족이 서로마를 침략했는데, 이 때 그들이 약탈과 파괴를 일삼았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 때문에 서구 사회는 ‘반달 족의 기질’이라는 뜻을 지닌 ‘반달리즘’을 ‘공공 기물 파손’이라는 뜻으로 쓴다.


단,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덧붙이자면 이 말은 서기 18세기 프랑스의 한 주교가 프랑스 혁명 때 자코뱅당의 파괴활동을 반달족이 한 짓에 빗대면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고, 역사학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반달족은 로마 문명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잘 받아들였기에 문화재를 파괴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도시를 부수지 말라.”는 로마 교황의 당부에도 순응했다. 한마디로 소문은 사실과는 달랐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 번 이 말이 쓰이기 시작하자, 반달족은 ‘파괴와 약탈을 일삼는 족속’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반달리즘’은 오늘날까지 유럽이나 미국 대도시에서 약탈과 살인, 공공시설 파괴, 방화 등 범죄가 급증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쓰이고 있다 - 인용자), 공격성, 모험심, 기본적인 규범 위배 같은 다른 반(反)사회적 행동과도 관련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게 나온 남성은 장물(도둑이나 강도가 남에게서 빼앗은 물건/사기를 쳐서 빼앗은 물건/횡령한 물건 - 인용자)을 매매하거나 악성 부채(빚 - 인용자) 교통위반 외의 범죄로 체포되는 경향이 더 많다. 또한 군사 전투에 참여할 가능성도 더 높다(연구원들은 이런 현상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성이 폭력을 추구하기 때문인지, 혹은 신병 모집자들이 이들을 공격적이라고 판단하여 전투에 투입시키기 위해 선발하기 때문인지는 밝히지 못했다). 심지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성은 웃음도 더 적다.


거의 4천 명에 달하는 미국 재향군인을 대상으로 행한 연구에서 심리학자 제임스 M. 댑스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은 부모, 교사, 급우와 더 자주 문제를 일으키고 다른 성인에게 공격적이다. 또한 군에서 무단이탈하거나 중독성 마약인 마리화나(대마초 - 인용자)를 사용하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가 더 잦으며, 성관계를 맺는 상대도 더 많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범죄, 약물 남용, 일반적인 과잉 행동 경향을 보인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단순히 일부 남성이 다른 남성보다 더 많은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 것은 아니다. 호르몬 수치는 살아가면서 변화한다. 세계의 과잉 남성 문제(남성이 여성보다 수가 많은 상황. 한마디로 ‘남자가 차고 넘치는 상황’ - 인용자)와 관련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변동이다.


가장 두드러진 호르몬 변화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나이 들면서 테스토스테론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이다. 호르몬은 사춘기 이후 몇 년 동안(그러니까 20대 초/중반까지 - 인용자) 가장 높아졌다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든다.


(흥미롭게도 이런 현상을 언급한 사람 중에는 미국가족계획연맹이 성 감별 연구를 검토하던 1960년대 말에 국제가족계획연맹 의학국장을 지낸 ‘맬컴 포츠’도 포함되어 있다. 포츠는 2009년 기자 토머스 헤이든과 공저(共著)한[함께 쓴 - 인용자]『성과 전쟁[Sex and War]』에서 “공격성은 젊은 남성에게서 두드러진다.”라고 썼다. “나이 든 남성보다 젊은 남성의 비율이 높은 사회는 대개 분쟁이 일어나기가 더 쉽다.”)      


둘째, 젊은 시절부터 은퇴할 무렵 사이의 신체 및 감정적 변화에 따라 호르몬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와 체중 증가는 둘 다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상관관계가 있는 요인들이다. 또 다른 요인이 결혼이다. 이러한 변동들을 종합해보면 평균적으로 젊은 미혼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어떤 남성보다 높다.


과학자들은 기혼 남성이 미혼 남성보다, 자녀가 있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수년간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한데 이런 주장은 긴 시간 동안 남성들을 계속 추적하지 않고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구원들은 결혼을 단순히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결과라고 가정했다. 즉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이 사회적 역할에 더 잘 순응하기 때문에 결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 역시 가능하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이 제시되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실제로 남성의 혈액 속에 흐르는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


10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 연구원 ‘앨런 마주’와 ‘조엘 미할릭’은 공군 재향군인 2천명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추적하여 생물학적 변화와 생활 방식의 변동을 함께 기록했다.(재향군인은 정부의 장기적인 보건 조사에 등록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좋은 연구 대상이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조사 대상자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결혼했을 때는 떨어지고, 이혼했을 때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남성들이 결혼을 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는 사건들(예를 들어 술집에서의 싸움)에 덜 노출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결론 내렸다. 마주와 미할릭에 따르면 “미혼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남성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대립과 도전에 부딪칠 가능성이 더 높다. 아내의 사회적 지원이 없는 미혼 남성은 방어적인 행동 및 태도를 취해 자신을 스스로 돌봐야 하는 상황에 더 자주 맞닥뜨린다. 이런 상황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인다.”


반면 남성이 결혼하거나 자녀가 생기면 몸이 점진적으로 균형을 모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남성은 - 인용자) 다정한 남편과 부모가 되는 대가로, 다른 남성과 경쟁할 수 있는 호르몬의 일부를 포기한다. (따라서 - 인용자) 남편과 부모는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주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이다.


사회과학자들이 아직 공격성에 관해 해답을 찾지 못한 문제가 많이 있지만, 기혼 남성이 미혼 남성보다 범죄를 덜 저지르고 특히 원숙기에 더욱 그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결혼이라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젊은 남성이 나이 든 남성보다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요소가 개입되면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24 ~ 25세 미혼 남성은 같은 나이의 기혼 남성보다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3배 더 높다.


테스토스테론 연구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인구학적 궁지(혼자 사는 젊은 남성이 남아도는 상황 - 인용자)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왜 남성이 (여성보다 - 인용자) 1억 6천만 명 많은 경우가 여성이 (남성보다 - 인용자) 1억 6천만 명 많은 경우와 크게 달라 보이는지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여성의 수가 남성보다 상당히 많은 사회라고 해서 진보적인 낙원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회학자 ‘마샤 거튼태그’와 ‘폴 F. 세코드’의 말처럼 가부장적인 권력 구조가 지속되는 한 여성은 “단순한 성적 대상”으로 평가되는 반면, 남성은 “잇달아 이 여성에게서 저 여성에게로 옮겨 다니거나 여러 여성과 관계를 유지할 기회를 얻는다.”)


또한 세계의 잉여(남아도는 - 인용자) 남성들이 젊다는 것이 왜 문제인지도 설명할 수 있다. 이 연구들은 한 세대가 결혼에 실패할 경우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말해주는 구체적인 지표(범죄, 살인, 비행)를 제시한다. 테스토스테론 연구가 예언하지 못하는 것은 젊은 남성 수천만 명이 계속해서 여러 해 동안 한 장소에 집결할(모일/모여 살 - 인용자) 경우 발생할(일어날 - 인용자) 수 있는 결과다. 이전에는 벌어진 적 없는 일이기에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역사에서 몇 가지 힌트(실마리/단서 - 인용자)는 얻을 수 있다.


(중략)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잘 읽으시도록! - 인용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선진국이다(이 문제는 미국 백인 남성인 ‘마이클 무어’ 감독도 지적했다. 그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볼링 포 컬럼바인>에 이 문제가 아주 잘 나타난다 - 인용자). 미국의 살인율은 일본의 10배, 노르웨이의 8배, 이탈리아의 4배, 캐나다의 3배에 달한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학교 총기 사고, 빈민가 포위, 월마트의 총기 판매대(물론 경찰과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에게 파는 총기다 - 인용자)는 나머지 선진국들에서는 진기한 현상이다.


유엔(UN. 국제연합[國際聯合] - 인용자)의 보건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소말리아, 이스라엘(시온주의자들이 필리스틴을 점령하고 세운 나라 - 인용자), 페루, 모로코, 레바논 등 전쟁에 시달리거나 빈곤한(가난한 - 인용자) 몇몇 국가(나라 - 인용자)보다 1인당 살인율이 더 높다. 게다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15~24세 남성들의 살인율은 다른 모든 선진국을 크게 앞지른다. 세계 주요 강대국이 어떻게 이토록 안전하지 않은 곳이 되었을까?


미국인들의 폭력 사랑에 대해 지난 몇 년간 많은 설명이 제시되어왔다. 범죄자, 반체제 인사, (유럽의 보수파들이 보았을 때 - 인용자) ‘이단자’인 사람 들이 미국에 정착한 탓으로 원인을 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폭력은 미국을 탄생시킨(만든 - 인용자) 유혈혁명과 그 뒤 머지않아 나라를 황폐하게 만든 남북전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설명들에서는 노예무역(백인 노예상인들이 서西아프리카 내륙에 있는 나라들에서 끌려온 흑인들을 서아프리카 바닷가에 있는 나라에서 사서 미 대륙으로 끌고 온 일 - 인용자)과 유럽 정착민들의 신대륙(아메리카 - 인용자) 원주민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가 제기된다. 미국인들이 아주 초기부터 다른 사람들과 서로에 대해 잔인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나는 이 설명들이 모두 맞다고 생각한다 - 인용자)


그러나 사학자들은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오늘날 미국이 폭력으로 만신창이가 된 것은 미국 정체성의 많은 부분을 형성한 지리적/산업적 미개척 영역에 주로 남성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 중 가장 확실한 영역이 부를 찾는 사람들과 악행(범죄 - 인용자)을 저지르고 도망친 사람들의 피난처였던 19세기 미국 개척 시대의 서부 지역이다. 서부는 새로운 변경 지대, 경작할(일굴 - 인용자) 수 있는 땅, 새 출발을 위한 형성기(막 만들어진 - 인용자) 도시를 찾는 미국인들의 열망으로 탄생했으며, 오늘날 할리우드의 서부극이 묘사하듯 늠름한 카우보이와 벼락부자가 존재하는 매력적인 곳은 전혀 아니었다.


당시(서기 19세기 - 인용자) 미국(미 대륙 - 인용자)을 횡단하는 여행은 힘들고 험해서, 도중에 많은 사람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위험을 감수하려는(달게 받아들이려는 - 인용자) 사람들은 보통 간절히 일자리를 구하려는 가난한 남부인들, 무한한 기회보다는 생존에 더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었다.


운이 좋아서 건강한 몸으로 서부에 도착하면, 광산 채굴 작업이나 소몰이, 벌채(나무 베기 - 인용자)처럼 힘과 끈기가 요구되는 일자리를 얻었다. 그리고 장시간(오랫동안 - 인용자) 일한 뒤 지저분한 임시 숙소로 돌아가 소금에 절인 고기, 밀가루, 돼지기름을 먹으며 근근이 살아갔다. 괴혈병은 흔한 재앙이었고, 임시 숙소의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었다. 이주한 남성들이 치러야 했던 또 다른 대가는 독신 생활(홀몸 살이/홀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 인용자)이었다. 여성들은 서부로의 힘든 여행을 꺼렸기 때문에, 미국 서부 지역에는 주로 남성들이 살았다.


1870년 미국의 성비 지도는 오늘날 중국의 성비 지도와 비슷하다. 미시시피 강 서쪽 땅 대부분을 포함해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여성 100명당 남성이 125명이 넘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성비는 166, 네바다 주는 320, 아이다호 주는 433이었다(그러니까 서기 1870년, 여성 수를 100명으로 쳤을 경우, 캘리포니아는 남성이 여성보다 66명 더 많았고, 네바다는 220명 더 많았으며, 아이다호는 333명 더 많았다는 이야기다 - 인용자) 캔자스 주 서부는 놀랍게도 여성 100명당 남성이 768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과 달리 19세기 미국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던 동부 지역 덕분에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이루었다.


(맨해튼의 여성들이 증명하는 것처럼 동부 도시들에는 오늘날까지도 대개 여성이 더 많다. 몇 년 전에 널리 퍼진 ‘독신자 지도’는 인구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되었는데, 뉴욕에는 독신 여성이 독신 남성보다 21만 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명 미국의 특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변경 지대였다.


서부의 경제는 주로 남성 인구를 기반으로 발전했다. 도박장(노름판 - 인용자), 술집, 포르노 출판업이 번창했다. 알코올 소비량은 어마어마했고, 매춘부에 대한 수요가 높아 서부의 수많은 윤락업소의 요금이 치솟았을 정도다.


1880년에 사학자 데이비드 코트라이트는 콜로라도 주의 광산촌 레드빌에 주민 80명당 술집 한 곳, 170명당 도박장 한 곳, 200명당 윤락업소 한 곳이 있다고 계산했다(서부의 많은 도시에서는 남성들이 매춘부를 이용하게 되면 “점잖은” 여성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매춘을 공개적으로 용인했다).


반면 교회는 주민 5천 명당 하나였다. 코트라이트에 의하면, 레드빌은 “동년배(나이가 같은 또래 - 인용자)가 많고 아내와 어린이는 적은 상태로, 남성들이 억제된 청소년기를 보내는” 일종의 늙지 않는 나라였다.


모든 사람이 이런 세상을 원한(바란 - 인용자) 것은 아니다. 개척 시대(‘서부정복 시대’라는 말을 써야 한다 - 인용자) 서부의 남성들은 분명 결혼을 하려고 노력했다. 오늘날의 아시아에서처럼 결혼 중매가 성행했고, 골드러시(‘황금 열풍’. 서기 19세기에 미국 서부에서 금이 나오자, 금을 찾아 부자가 되려고 한 백인들이 서부로 쏟아져 들어온 일을 일컫는 말 - 인용자)가 끝날 무렵, 변경 지역에서는 여성의 결혼 연령이 여자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인 나이까지 낮아졌다. 어떤 여성은 열두 살 혹은 열세 살 때 결혼하기도 했다(동부의 신부들은 보통 열여덟, 열아홉 살에 결혼했다).


어떤 남성들은 북미 원주민을 애인으로 선택했다. 부족들은 음식을 받는 대신 원주민 소녀를 백인 남성에게 “빌려” 주거나 완전히 팔기도 했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구매한 여성에게는 종종 학대가 뒤따랐다. 마운틴 빌 로즈 Mountain Bill Rhodes라고 불리는 와이오밍 주의 사냥꾼은 어떤 관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백인 남성에게 팔린 소녀는 한동안 겁에 질려 있다가 도망칠 기회를 엿볼 겁니다. 여자를 다시 잡는다면 호되게 때려야 합니다. 그리고 귀를 약간 잘라내면 도망가지 못하지요.”


남쪽의 에스파냐 식민주의자들이나 북쪽의 프랑스 상인들과 달리, 대개 미국 정착민들은 원주민들과 결혼하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앵글로색슨족 우월 의식이 있어서 다른 민족(그리고 다른 인종 - 인용자)과는 잘 결혼하지 않았고, 따라서 많은 남성이 독신으로 남았다.


테스토스테론이 문화적/환경적 요인과 결합되면 공격성을 높이는 ‘촉진 효과’를 일으킨다고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런 추가적인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남성이 명예를 중요시하는 문화에 속해 있는지 여부다. 이는 보수적인 청교도주의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 정착한 북부보다 전쟁 중인 영국 국경 지방의 부족민들 및 스코틀랜드(켈트 이름 ‘알바’ - 인용자) 저지 출신들이 정착한 미국 남부의 살인율이 오랫동안 더 높았던 이유 중 하나다. 모욕을 당했을 때 남성들이 얼마나 빨리 화를 내는지 실험한 연구에서, 남부 남성들은 북부 남성보다 훨씬 빨리 격분했다. 따라서 미국의 많은 서부 이주민이 남부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19세기 말에 서부(미국 서부 - 인용자)의 살인율은 동부(미국 동북부 - 인용자) 해안 지역보다 수십 배나 높았다. 1880년 ‘레드빌’에서는 주민 10만 명당 105건의 살인이 일어난 반면, 보스턴에서는 10만 명당 5.8건에 불과했다. 기자 클라라 스폴딩은 애리조나 주 툼스톤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술집에 무기를 가진 흥분한 남자들이 밤새 모여 있으면 유혈 소동이 벌어지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서부에서 남성(백인 남성 - 인용자)들끼리만 서로 죽인 것은 아니었다. 남성들은 성 매매업에 종사하지 않는 여성들도 성폭행했고(이 점에서 매춘에 대한 관대한 태도는 효과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북미 원주민 부족(‘민족’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 - 인용자)들도 유린하여 캘리포니아 주의 원래 주민들 수천 명을 살해했다. 이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펼친 프랑스인 선교사 ‘에드몽 베니스’에 따르면, 많은 폭력 행위가 완전히 몰상식적이었다(상식에서 벗어난 것 이었다 - 인용자). 베니스는 “어떤 남성들은 단지 권총을 실험하려고 인디언(북미 원주민 - 인용자)들을 죽였다.”라며 경악했다.


당시의 관찰자들은 폭력이 여성 부족 탓이라고 단정했다. 1855년에 사회운동가 힌턴 헬퍼는 “이와 같은 격렬한 흥분, 타락, 방탕, 개탄스러운 상태의 주요 원인을 성비 불균형, 여성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썼다.


그는 이런 상관관계가 매우 확실해서 “우리(미국 - 인용자)의 다른 해안 지방에 축복을 내려주는 정숙(貞淑. 여성의 행실이 곧고[貞] 마음씨가 맑고 고움[淑] - 인용자)한 아내와 다정한 어머니들이 와야만” 서부의 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한 사회나 공동체에 - 인용자) 여성이 없으면 악행이 존경과 찬탄을 받고, 미덕은 ‘쓸모없는 꿈’, ‘기분 나쁘게 우월한[뛰어난 - 인용자] 척하는 가식’, 혹은 ‘지각 있는 사람에게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어리석은 바보짓’으로 취급된다.”라고 썼다.


한편 개혁가 엘리자 파넘은 “(미국 서부에서는 - 인용자) 수천 명의 남성이 아내가 없기 때문에 인격을 잃었을 뿐 아니라 인격자인 척하는 태도도 버렸다. 그리고 수만 명의 남성이 여기 오기 전에는 생각만으로도 진저리쳤을 행동으로 자신을 더럽힌다.”라고 주장했다.


골드러시(금광 열풍 - 인용자) 이후 파넘은 목사의 추천서를 받은 25세 이상의 “정직한 북부 여성” 100명을 태운 배를 준비해 남아메리카 대륙 끝에 있는 혼 곶(칠레의 맨 남쪽에 있는 땅이다 - 인용자)을 돌아 샌프란시스코까지 항해한 다음, 여성들이 이 지역을 교화하게 한다는 해결책을 시도했다(서기 19세기 중엽에는 아직 파나마 운하가 뚫리지 않아서, 대서양에 사는 사람이 태평양으로 가려면 남아메리카 끝까지 가는 뱃길을 거쳐야 했다 - 인용자).


결과적으로 파넘의 배는 난파했다. 연대기 작가 ‘크리스 엔스’에 따르면, 파넘이 고작 두 명의 여성만 데리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자, “화난 독신 남성 수백 명이 거의 폭동을 일으킬 뻔했다.”고 한다. 다른 여성 정착민이 거의 준비되지 않아 혼란은 계속되었다.


서부의 성비가 마침내 수평을 이루기 시작한 1930년대까지, 전체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이 대량 학살당하고, 백인 남성과 여성도 많이 살해되었으며, 자연 그대로의 땅은 심하게 파괴되었다(‘자연은 심하게 망가졌다.’고 해야 한다 - 인용자).


게다가 ‘거친 서부’의 전설은(“<거친 서부>라는 전설은”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 - 인용자) 미국 문화에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다. 미국의 이후 세대들(서기 19세기 중반 이후에 태어나서 자란 미국인들 - 인용자)은 영화 스크린에 그 신화를 계속 재현했고, 어릴 때 그러한 이미지를 내면화하여 어른이 되고 나서 실연(實演. 여기서는 “실제로[實] 해 보임”이라는 뜻이다 - 인용자)한다. 변경 지역의 성비 불균형에 미국 폭력성의 씨앗이 들어 있었다.        

 
- 마라 비슨달,『남성과잉사회』, 271쪽 ~ 285쪽


* 퍼온 곳(나온 곳) :『남성과잉사회』(마라 비슨달 지음, 박우정 옮김, 현암사 펴냄, 서기 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