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개마두리 2016. 7. 3. 21:34


Ubuntu(우분투)는 아프리카어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에요. 지금부터 우분투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아프리카 부족을 연구하던 인류학자가 한 부족 아이들을 모아놓고 게임(놀이 - 옮긴이) 하나를 제안했어요.


아프리카에서는 보기 드문, 싱싱하고 달콤한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두고는 “누구든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아이에게 과일을 모두 주겠다.”고 한 것이지요.


인류학자의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손을 잡았고, 함께 달리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은 바구니에 다다르자, 모두 함께 둘러앉아 키득거리며 과일을 나누어 먹었어요.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물었어요.


“누구든 1등으로 간 사람에게 모든 과일을 주려고 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니?”


그러자 아이들의 입에선 “Ubuntu"라는 단어(낱말 - 옮긴이)가 합창하듯 쏟아졌어요. 그리고 한 아이가 이렇게 덧붙였지요.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는 거죠?”


- <따뜻한 하루>에서 보낸 글


* 옮긴이(잉걸)의 말 :


내가 몇 번째로 이 사실을 지적하는지 모르겠다. 이 글을 보낸 사람은 세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첫째, 아프리카는 아시아나 유럽이나 아메리카와 마찬가지로 절대 하나로 묶을 수 없는 대륙임에도 불구하고, ‘우분투’를 “아프리카어”라고 소개했다. 만약 남아공의 흑인인 ‘코사’족(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낳은 민족이다) 남성이 ‘마음’이라는 한국어를 “한국어” 대신 ‘아시아어’라고 소개한다면 여러분은 얼마나 불쾌하고 화가 날 것인가? 아마 여러분은 그에게 “똑바로 말해! 아시아어가 아니라 한국어야!”라고 소리칠 것이다. 이 일도 마찬가지다.


둘째, 이 글에 나오는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 “연구”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흔히 “아프리카”라고 말한다면 이마지그 족과 아랍인이 사는 북아프리카의 나라들은 빼고, 사하라 사막 남쪽에 있는 나라들만 통틀어 일컫는데(전문용어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라고 한다), 이것만으로는 정보가 너무 부정확해서 이 글에 나온 일이 서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인지, 동북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인지, 동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인지, 아니면 중부 아프리카나 남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이 글을 쓴 사람이 참고한 자료에는 분명 나라 이름이 적혀 있었을 텐데, 그 이름을 소개하고 “이 나라는 아프리카의 일부분입니다.”라고 덧붙일 수는 없었던 것일까? 글을 쓴 사람이 성실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셋째, “부족”이라는 말은 인간 집단을 존중하거나 객관적으로 다루는 말이 아니라 ‘미개하고, 야만적이고, 가난하고, 형편없는 무리’라는 뜻을 지닌 말인데, 이 글에서는 그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민족’이나 ‘종족’이나 ‘시민’이라는 말을 써야 했는데, 그러지 않고 ‘부족’이라는 말을 썼다는 건 이 글을 쓴 사람의 머릿속에 인종주의와 아프리카에 대한 멸시/차별/선입견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 문제가 된다.

  
이야기 자체는 배울 게 많은 유익한 이야기지만 - 그리고 감동을 불러일으키지만 - 이런 잘못이 감동을 깎아내리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