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그림이 올라온 곳 :
https://www.youtube.com/watch?v=TFZ468ILd7Q
* 옮긴이(잉걸)의 말 :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는 영어로 ‘미친 말’이라는 뜻이며, 미국 백인들이 그를 부른 이름이다. ‘크레이지 호스’의 본이름(본명)은 ‘타슈카 위트코’고, 그는 미국 원주민(“인디언”이라는 말은 올바른 이름이 아니다)인 ‘라코타’ 족의 족장이었다.
타슈카 위트코와 그의 동료들(미국 원주민 전사들)에게 한없는 경의를 표한다. 나는 그 분들을 존경한다.
(한편으로, 나는 타슈카 위트코 족장의 조각상을 만들기 시작한 - 그리고 죽는 그날까지 그 일을 손에서 놓지 않은 미국 '백인' 조각가도 존경한다. 그의 유족들이 그의 일을 물려받은 사실과, 유족들이 "미국 정부의 돈은 한 푼도 안 받고 조각상을 다 만들겠다."고 고집하는 사실을 알고 감동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 조각가가 조각상을 만들기 시작한 해가, 백인 우월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서기 1930년대 후반이라는 점도 놀라운 일이었고.
그런데 그 조각가는 왜 그 일을 시작했을까? 아니, 왜 그 때는 '사람'으로 여겨지지도 않던 라코타 족의 의뢰를 받아들여서, 미국 정부와 미군과 미국 백인들과 맞서 싸웠던 타슈카 위트코 족장의 조각상을 만들었던 것일까?
당사자가 이미 죽었으니, 물어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짐작가는 것은 있다. 조각가가 앵글로색슨 계[系], 그러니까 '개신교 신자고 앵글로색슨 족이며 백인'인 WASP가 아니라, 폴스카[영어권에서 '폴란드'로 부르는 나라의 참 이름] 계통 이민자로 미국 시민이 된 사람이라는 사실이 단서라고 생각한다.
폴스카는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샌드위치로 끼여서 두 나라의 침략/점령/지배/탄압을 받았고, 서기 1918년까지는 러시아의 식민지였으며, 2차 대전 때에는 나치와 소련 때문에 지옥을 겪어야 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조각가는 힘 센 나라의 군대에 짓밟히고 모욕당하고 죽임을 당한 라코타 족의 일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았고, 그래서 라코타 족이자 타슈카 위트코 족장의 친척인 사람의 의뢰를 받았을 때, 기꺼이 하겠다고 나선 건 아닌지.
나아가 자신이 라코타 족을 비롯한 미국 원주민들이 보기에는 영락없는 '백인 남성'이고, 그래서 죄책감을 품고 죄를 값는[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맡았을 수도 있으리라.
나는 아홉 해 전인가 열 해 전, 미국에 건너가 유학했던 한 한국인이 쓴 글을 읽었는데, 그 글에 하야스탄[영어권에서 '아르메니아'로 부르는 나라의 참 이름] 출신 유학생을 만난 사실이 적혀 있고, 그 하야스탄 유학생[대학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이 발표회에서 미국인 청중과 학생들에게 미국 정부와 미군과 미국 백인들[WASP들]이 미국 원주민에게 휘두른 폭력을 비난하고 화를 냈다는 사실도 적혀 있었다.
[그는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이 떠올라서 미국 원주민들의 편을 들었으리라. 그리고 그가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까닭은, WASP가 아니었고, 미국 시민은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두 사례를 떠올리면, 피부색이나 얼굴 생김새가 아니라, 자신이 겪은 일/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자신의 처지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옳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고, 어쩌면 세대나 사상이나 이념이나 민족이나 계급이나 성별이나 종교나 지역이나 국적을 뛰어넘어 손을 잡고 싸우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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