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선생의 역사책(이자 문학)인 『 사기(史記) 』 에는 안 나오는 이야기지만, 제하(諸夏)를 비롯한 이른바 ‘중화권’의 ‘한족(漢族)’들에게는 창세 본향풀이(‘신화’)가 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하늘과 땅이 열린 뒤 맨 처음으로 이 세상에 나온 거인이 ‘반고(盤古)’인데, 이 반고는 원래 ‘한족(漢族)’이 섬기던 신이 아니라 말레이 몽골 계통인 남중국 원주민이 섬기던 신이라는 것이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딱 한 세대 전, 그러니까 딱 서른 해 전에 ‘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가 자신의 글( 『 동아시아, 문제와 시각 』 에 실린 「 서사와 이데올로기 – 중국, 그 영원한 제국을 위한 변주 」 )에서 지적한 사실이다. “세계를 창조했다는 거인에 관한 반고(盤古) 신화만 하더라도 원래는 남방(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