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우리나라(한국 - 옮긴이)의 한 농기구 제조 회사는 중남미(라틴아메리카 - 옮긴이) 지역에 처음 농기구를 수출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납품 기일에 맞추어 농기구를 배에 실었고, 파나마 항구의 오퍼상(Offer + 상商.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사이에서 거래 조건을 조정하는 장사꾼을 일컫는 말 - 옮긴이)으로부터 상품이 제대로 도착하였다는 연락도 받았다.
하지만, 3개월(‘석 달’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 - 옮긴이) 정도 지난 후, 이 회사는 주문자에게서 손해 배상 청구를 받았다. 주문했던 농기구를 제때 공급하지 않아 손해를 입히게 하였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사는 자신들의 수출품이 파나마 항구에 방치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파나마 지역(파나마는 ‘나라’지, “지역”이 아니다 - 옮긴이)은 강수의 특징이 우기와 건기로 나뉘는 열대 사바나 기후가 나타나는 곳이다. 6개월 정도 지속되는 우기에는 비가 많이 온다. 이 지역은 도로 포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비가 오면 도로 사정이 매우 나빠진다(서기 1994년에 그랬다는 말이니, 21년이 흐른 지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 옮긴이). 공교롭게도 이 회사의 수출품이 파나마 항(파나마의 수도 이름도 ‘파나마’고, 이 도시는 항구다 - 옮긴이)에 도착한 때에 우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이 지역의 오퍼상은 농기구를 주문자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다. 이 회사의 수출 담당자가 지리를 제대로 공부하여 이 지역의 기후 특징을 알고 있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교실 밖 지리여행』(노웅희/박병석 지음, 사계절 펴냄, 서기 1994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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