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가을 산

개마두리 2018. 2. 4. 20:50

속살까지 어이려고 높새바람 칼 가는가


꼭두서니 물을 풀어 제 몸에 불 질러 놓고


건너 뛸 낌새도 없이 등뼈 세운 저 가부좌


헌 살 곧게 추스르며 묵언수행 저리 하나


지상의 겨울을 위해 두 눈 감고 귀 닫으면


가을산 붉은 이마에 환한 적막 내려 앉네


- ‘정평림’ 님의 시


→ 지하철 역의 안전문(이른바 ‘스크린도어’)에 붙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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