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바뀔 수 있다

개마두리 2017. 5. 23. 22:52

푸짐하게 후식(後食)을 내 오면, 배가 불러도
물리는 일이 거의 없다
남들이 곁에 있을 때에는 경건하게 예배한다
몇 시간씩 앉아 있기도 한다. 그러나
혼자서 빌 때면 잠시 허리 숙였다가
잽싸게 일어난다. 일어나는 길로
비어 있는 식도를 채우러 달려간다



그러나, 이런 됨됨이가 바뀔 수 있다!
땅 속 물이 뿌리 타고 올라가 나무가 되고
풀잎이 짐승 만나 짐승 되듯이
사람 또한 무거운 몸뚱이라는 배낭을 내려놓고
빛으로 될 수 있는 것이다



- 루미(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시인의 시



-『루미 시초(詩抄)』(마울라나 젤랄렛딘 루미 지음, 이현주 옮김, 늘봄 펴냄, 서기 2014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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