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화수’ 님의 움직그림
- 움직그림이 올라온 곳 :
https://www.youtube.com/watch?v=SPXa_QSaaCE
▶ 옮긴이(개마두리)의 말 :
흑인도, 흑백 혼혈인도, 아이티 시민도, 부두교 신자도 아닌 내가 이 움직그림을 소개하는 까닭은(나는 '순혈'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한국에서 살고 있고, 국적도 태어날 때부터 한국이었다), (‘청화수’ 님도 지적하신 사실이지만) 서유럽 백인 시민 계급과 평민들이 일으킨 프랑스 혁명(‘프랑스 <대>혁명’은 이 혁명을 지나치게 부풀린, 잘못된 이름이다)은 알아도, 그들보다 더 불행했고, 더 억눌렸으며, 인종 평등과 (제국주의 국가로부터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더 치열하게 싸웠던 흑인 노예들/흑백 혼혈인들인 아이티 사람들의 독립전쟁인 아이티 혁명은 모르는, 그러니까 유럽 중심주의에 빠져 정말로 기억할 가치가 있는 혁명은 알지 못하는 ‘순혈’ 한국인들의 인식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아이티가 갱단이 활개를 칠 정도로 엉망이 된 까닭이 – 나아가 가장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 하나가 된 까닭이 – 아이티인 본인들 때문이 아니라,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와 착취를 고집한 프랑스 정부, 그리고 그들의 뒤를 이어 아이티를 망가뜨린 미국 정부 때문임을 알리고 싶어서다(나는 독립전쟁에서 이긴 아이티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적반하장을 한 프랑스 정부와, 독립한 한국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식민지 근대화론’을 들먹이는 왜국[倭國]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나아가 서양의 대중문화는 – 좀비가 나오는 영화나 게임이 알고 보면 흑인 노예/가난한 흑인들에 대한 선입견과 혐오를 바탕에 깐 사실로도 알 수 있듯이 – 오늘날에도 인종주의나 제국주의나 유럽 중심주의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서양 백인이 아닌 우리가 그런 대중문화를 ‘별 생각 없이’ 즐기고 좋아하는 것은 그들의 잘못된 사상과 무의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마음의 식민화’와 다를 게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어서다.
또한 프랑스 식민주의자들/노예주/농장주들이 아이티의 흑인 노예들에게 - 실제로는 아이티 흑인들의 저항정신을 일깨우고 정체성을 지키게 도와준 사람들인 - 부두교 사제들을 ‘악인’으로 가르쳐 자신들이 가해자이자 억압자라는 사실을 덮고 피해자인 흑인 노예들이 자신을 따르도록 세뇌하려고 했듯이, 침략자/점령군/식민주의자/제국주의자/군국주의자/인종주의자들이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들에게 맞서 싸운 사람들을 ‘악인’으로 그려내 그 ‘악인’들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운 짓이 갈마(‘역사’)에서 자주 나타난다는 것을 말하고 싶기도 했다.
(프랑스 노예주/농장주들이 좀비가 부두교 사제와 관련 있다고 우긴 것은, 근대 왜국[倭國] 정부의 관리들과 학자들이 한국 사회에는 있지도 않았던 ‘고려장’이라는 악습을 만들어내 한국인을 모욕하고 자신들의 도굴을 합리화한 일과 비슷해 더 소름이 끼친다. 둘 다 가해자/억압자가 피해자들을 세뇌하려고 지어낸 거짓말이 아닌가?)
여러분은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이 움직그림을 봐 주시기 바라고, 나아가 ‘대중문화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이 다 옳은가?’ 하는 의문을 품어 보시기 바라며, ‘한국인이 아이티의 근세사와 근대사를 서양 백인의 눈이 아닌 아이티 흑인/흑백 혼혈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아이티 시민이 배달민족의 근세사와 근대사를 서양 백인이나 왜인[倭人]의 눈이 아니라 한국인을 비롯한 배달민족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힘써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두 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첫걸음이지는 않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야 “순혈” 한국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받아들인 서양 백인의 인종주의나 유럽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갈마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를 고민해 보시기 바란다.
- 단기 4357년 음력 2월 28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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