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단독] 美의회 “고구려는 중국사” 보고서 작성

개마두리 2012. 10. 27. 23:42

 

<앵커 멘트>

 

 

미국 의회가 동북아 역사에 대한 보고서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인데, 그 내용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고구려와 발해는 당나라 지방정권이라는 중국 측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임세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의회 조사국 CRS가 만든 한반도 역사 보고서 초안은 중국의 왜곡된 역사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고구려와 발해는 당나라 중앙정권에 예속된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라는 것입니다.

 

 

고구려 멸망된 뒤에는 당나라가 안동도호부를 세워 한강 이북지역을 직접 통치했다는 기술도 들어 있습니다.

 

 

또 조선과 청나라가 백두산 정계비를 근거로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국경을 정했다는 중국 주장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간도 문제는 배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미 상원 외교위 요청에 따라 작성됐고, 다음달 중순 공개될 예정입니다.

 

 

미 상원 외교위는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이 물리적 개입에 나서는 게 근거가 있는 지를 판단하겠다는 의도로 보고서를 만들게 했다고 우리 정부에 설명했습니다.

 

 

파장의 심각성을 느낀 외교부가 역사 전문가까지 파견해서 잘못을 시정하려 했지만 미 의회측은 한국의 주장을 주석에 포함시켜줄 수 있다는 입장만 보였습니다.

 

 

외교부는 최종 보고서에 우리 입장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의회 보고서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잘못된 연고권 주장에 악용돼 한반도 상황

을 꼬이게 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세흠입니다.

 

 

- 입력시간 : 2012.10.27

 

 

* 옮긴이(잉걸)의 말 :

 

 

다인종(多人種) 다민족(多民族) 다종교(多宗敎)국가이자, 남(예컨대 하와이 원주민이나 차모로족이나 메히코[영어 이름 ‘멕시코’]나 사모아 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이나 푸에르토리코 인)에게서 땅을 빼앗아 ‘덩치’를 키운 나라인 미국의 역사를 생각해 볼 때,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의 비위를 거슬러가면서까지 한국인이나 위구르인의 편을 들어줄 이유는 없다.

 

 

그들(미국 정부)은 ‘만약 앵글로 색슨족과 시온주의자[시오니스트]에게 많은 것을 빼앗긴 자들의 정체성과 역사와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준다면, 그걸 기회로 그들이 들고 일어날지 모르고, 그랬다가는 미국의 “단결”은 끝나며 미국은 수십 조각으로 찢어질지도 모른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미국 사회에서는 시온주의[시오니즘]를 뺀 모든 민족주의가 ‘나쁜 것’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다!). 이는 다른 다인종/다민족/다종교 국가를 상대할 때 하나의 '기준'이 되어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마음의 짐'이 될 가능성이 크다(다민족 국가로서 갈등이 존재하는 나라가 비슷한 사정을 지닌 다른 나라에 '민족주의에 따른 독립이 옳다.'고 충고하겠는가?). 

 

 

게다가 그들은 동(東)아시아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그곳을 ‘일본과 중국(그들은 항상 일본을 앞세운다)이 모든 것을 대표하는 세계’로 이해한다(이렇게 된 까닭은 그들이 중화사상을 내세우는 중국의 학자와, 신국[神國]사상을 내세우는 일본 학자에게서 자료를 얻기 때문이다. 서기 19세기 말, 프랑스인이나 영국인들은 자기네 나라 말로 옮긴『일본서기』와 중국 역사서의「동이전」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배웠고, -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결과지만 - ‘고대 야마토 왕조의 신라 정복’과 ‘기자동래설’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자기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검증이 필요하지 않았고, ‘중요한 사업 상대’가 조선[대한제국]이 아니라 청나라와 일본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또 서양인은 서西아시아나 남南아시아나 동남아시아와는 달리 오랫동안 ‘대등하게’ 교역했던 두 나라와 친했고, 친중 정서나 친일 정서가 강했기 때문에 굳이 한국 편을 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 마치 얼마 전까지 우리가 서양의 언론을 통해서 서西아시아나 북아프리카를 이해했듯이 - 중국의 기록과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문화적으로 ‘친하고’, (서기 19세기를 빼면) 역사적으로 대립하지도 않았던 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니까.

 

 

또 지금 미국이 중국과 무역을 하면서 버티고 있는데, 굳이 이 문제에서 한국 편을 들어 중국을 자극하고 싶을까? 답은 나왔다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역사관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내가 지난해에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앵글로 색슨족인 교수가 한국인 기자를 만나는 장면이 나왔다. 기자가 교수에게 “도대체 왜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 역사란 말입니까?”라고 묻자, 그 교수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하는 말이 ‘명언’이었다 : “우리는 어느 나라의 역사를 판단할 때, 그 나라가 있던 땅이 지금 누구의 땅이냐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라나. 그 말을 듣고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역사를 연구할 때에는 ‘인간집단의 이동과 정복과 정착’이라는 사실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텐데, 그런 ‘기본 법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내 귀로 직접 확인한 셈이라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각설하고, 이런 상황들을 다 고려하면 저런 보고서가 나온 건 (분통터지지만)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분은 내게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라고 물을 것이다. 일단 생각할 수 있는 대책은 다음과 같다.

 

 

1. 한족(漢族) 누리꾼들을 설득하라.

 

 

지금 중국 땅 안에서 누리그물(인터넷)을 쓰는 사람의 수가 “5억 3800만명(중국 인터넷 정보센터의 추산)”이다. 그리고 앞으로 그 수는 “6억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누리꾼(네티즌)가운데는 “중학교 이상의 저학력 인구군”이 늘어나고 있으며, 농민도 “1억 460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지금 중국 인구가 15억 명이니 대략 40%가 컴퓨터를 쓰고, 거기서 정보를 얻는 셈이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도 신경을 쓸 만큼 중국 안의 여론을 좌우한다. 한어(북경어건 민남어閩南語건 광동어건 상관없이)를 배워서 이들을 설득하고 이들과 토론하라. 만약 이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면 든든한 우군을 얻는 셈이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에 불만이 많으며 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많으므로, 어느 정도는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도 있다.

 

 

2. 제 3 세계와 제 4 세계를 설득하라.

 

 

말했다시피 (백인이 아닌 사람들의) 민족주의나 역사를 적대하는 미국 정부에게 제아무리 ‘애원’해봤자 별 소용이 없다(미국을 깎아내리고 싫어하는 프랑스 정부와 프랑스 백인들도 이 점에서는 다를 게 없다. 그들은 백인이 아닌 사람들의 민족주의를 ‘쓸데없는 투정’으로 몰아세운다). 한국인이나 조선 인민이 시온주의자(시오니스트)들처럼 ‘힘’이 센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야스탄(아르메니아의 정식 국호) 사람들처럼 서구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에이레(아일랜드) 사람들처럼 해외에 나가 ‘인맥’을 형성한 동포들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오히려 백인과 시온주의자들의 언론인 『뉴스위크』는 한국이 일본정부에 분노하는 것을 “쓸데없는 반일감정”으로 몰아세웠다!)

 

 

그러니 이제 ‘잘사는 서구의 백인 나리들’에게서 ‘등을 돌리자.’ 앞으로는 우리와 역사적/정치적 처지가 비슷한 제 3세계와 제 4세계에 공을 들여야 한다.

 

 

가령 우리 고대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그걸 파르시(이란의 표준어) 자막을 달아서 이란 방송국에 파는 건 어떤가? ‘역사전쟁’이 일어나면 CNN이나 BBC나『르몽드』로 달려가는 게 아니라 <알자지라> 방송국의 기자를 모셔와서 ‘차분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인이나 조선 인민이 쓴 역사책을 힌디어나 드라비다어나 벵골어나 우르두어나 표준 인도네시아어나 말레이어나 스와힐리어나 카스티야어(에스파냐의 ‘표준어’. 중남미 여러나라에서도 공용어로 쓰임)나 포르투갈어(브라실[영어 이름 브라질]의 공용어)로 옮기는 작업도 고려할 만하다.

 

 

제 3 세계나 제 4 세계(아예 나라조차 없는 사람들. 예컨대 아이누 족이나 쿠르드인) 출신인 지식인을 모셔와 근현대사를 함께 연구하자고 제안하는 건? 이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령 모로코 지식인을 모셔와 일본의 조선[대한제국] 침략을 연구하게 하면 비슷한 역사를 지닌 사람들끼리 손을 잡을 수 있고(모로코는 오스만 제국에서 벗어난 뒤 프랑스의 침략을 받았다), ‘민족주의와 싸구려 감상에 사로잡혀 역사를 비튼다.’는 가해자[일본]의 거짓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또한 고대사를 연구할 때에도 이라크인이나 미스르(영어 이름 이집트)인이나 과테말라인 학자를 모셔와 단군조선의 역사를 함께 연구하면, 그들의 이론으로 우리의 고대사를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그들을 통해 그들의 고국으로 우리의 고대사가 알려짐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중국 공산당과 중화사상 추종자들의 선전에서 벗어날 수 있다.

 

 

3. 제 3 세계와 제 4 세계에 중화사상 추종자들과 중국정부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라.

 

 

이건 좀 힘들 것이다. 중남미 여러나라는 미국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에 중국과 일본을 지지하고(이해는 한다. 에스파냐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뒤 미국 정부에 툭하면 얻어터졌으니까),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도 러시아와 서양에 대한 반감 때문에 똑같은 일을 하니까. 하지만 그런 그들도 중화사상 추종자 가운데 ‘인디언이 곧 우리 중국인의 후손이자 동족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나, 케냐에서 자원을 가져가면서도 속으로는 케냐 시민들의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욕을 퍼붓는 한족(漢族)이 많다는 걸 알면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같은 황인종’이자 ‘동아시아인’인 한국인이 이런 사실을 알려주면(따라서 ‘인종주의에 바탕을 둔 거짓말’이라고 소리 지르진 못할 것이다!) 그들도 마음이 서서히 돌아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