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의 모순들

▷◁[단독]"신경숙뿐인가?"…문단서 표절 심각성 제기 잇따라(종합)

개마두리 2015. 6. 17. 23:14

 

 

- <연합뉴스> 기사

 

- 입력 : 2015.06.17

 

- "편혜영 '몬순' 표절 의혹도 한두 작가 지적 후 묻혀"

 

(서울=연합뉴스) 김중배/한혜원 기자 =

 

동시대 한국 문학을 대표해온 작가 신경숙을 둘러싼 표절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17일 한국 문단에서는 표절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신 작가와 표절 의혹 대상인 소설집 '감자 먹는 사람들'(개정판) 발간 주체인 창비가 이날 표절 의혹을 일축하고 나선 데 대해 문단 일각에선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는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이명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표절이 맞다""(해명은) 전혀 논리적 설득력을 가질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신 작가가 지난 1999년 발표한 단편 '작별인사'를 놓고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당시 "개인의 윤리의식 결여가 아닌 '정신의 식민화 현상'"이라는 비판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신 작가와 창비는 이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미 국제적인 명망을 얻은 신 작가의 표절 시비는 국제문제화 가능성이 크다""이는 한국문단 전체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표절이 신 작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은 문학계 안팎의 우려를 더욱 키운다.

 

대학교수 신분인 문학평론가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앞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편혜영의 '몬순' 또한 한두 작가들이 표절 의혹을 제기했으나 별다른 규명 절차 없이 묻힌 전례가 있다""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들이 일종의 상업주의 시스템에 매몰되며 문학이 희생된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신 작가와 창비 측이 표절 의혹을 일축하고 나서면서 이번 사태의 추이에 주목하는 이들의 추가 문제제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문학평론가 권성우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면밀하게, 정직하게 응시하지 않고는 한국문학이 조금도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응준씨가) 어려운 입장에 처한다면 기꺼이 그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학계 내에선 표절 논란을 넘어서 대형 출판사들이 좌지우지하는 문학계 현실에 대한 자성론도 나왔다.

 

평론가 A씨는 "창비와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등 대형 출판사들이 주요 작가들을 싹쓸이하면서 만들어진 권력화의 산물 아니냐는 우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작가 작품에 표절 의혹을 제기한 소설가 겸 시인 이응준도 신 작가와 창비의 해명에 재차 반박했다.

 

이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표절 의혹을 제기한 글은) 문학의 진정성을 향해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글이었다""신경숙과 창비의 이러한 반응에 대하여서는 한국문학을 사랑하시는 모든 독자 분들께서 추상같은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 사람의 문인으로서 제 모국어의 독자 분들께 이 기어이 반성하지 못하는 문단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그저 죄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jbkim@yna.co.kr,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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