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

▷◁영화로 접하는 아프리카의 영웅들

개마두리 2015. 12. 7. 00:04


영화와 식민지, 정확히 말하면 식민지와 영화 발전 사이의 충돌. 이 생소한 주제를 최초로 훌륭하게 다룬 영화는 <열대 속 판토마스>(1)다.


현대 아프리카 역사 교수 오딜 고에르그는 이 영화를 통해, 노천 상영에서 영화관 상영에 이르기까지 양차 대전 기간 영화가 아프리카의 도시 오락으로 발전한 과정을 잘 보여준다.


특히 프랑스나 영국의 지배를 받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검은 아프리카’나 ‘흑黑 아프리카’라는 말은 인종주의적인 이름이다 - 인용자) 지역을 공부한 고에르그는 ‘제7의 예술’ 영화가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압제의 현실을 잊게 해주는 수단이었다고 설명한다.


영화관에서는 백인과 흑인이 만난다. 흑인은 인종과 사회 분리가 재현되는 바깥 현실을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잊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고에르그는 제국주의 정부가 처음에는 국민(더 정확하게는 식민지의 백성인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인 - 인용자)의 마음을 달래고, 수익을 얻기 위한 비즈니스로 영화에 관심을 가졌지만, 점차 영화의 메시지에 우려를 가지게 됐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들은 영화 내용의 - 인용자) 검열을 통해 제국주의 국가가 문명적으로 우월한 부분을 보여주면서, 백인 우월주의를 은연중에 심는다.


‘식민주의는 생각하는 기계도 아니고 이성을 지닌 신체도 아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폭력적이고 더 큰 폭력 앞에서는 항복할 것이다.’ <지구상의 저주받은 자들>(1961)에서 발췌한 프란츠 파농의 이 말은 괴란 휴고 올슨의 양화 <폭력에 관해>(2)의 도입부에서 인용된다.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 스웨덴 영화감독들이 촬영한 영상들을 다시 보여주면서 올슨 감독은 자주국방과 반제국주의를 나타내는 9개의 영상으로 구성해, 파노의 저서에서 인용한 여러 발췌문을 삽입한다.


파농의 책에서 지적한 식민주의의 폭력성이 영상으로 재현된다. 가령, 앙골라에서 어리둥절해하는 소떼를 향해 헬리콥터 위에서 기관총을 쏘는 포르투갈 군인들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파농의 말과 올슨 감독의 영상이 중첩되면서 식민주의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탄자니아에서 선교사 부부가 병원보다는 교회를 짓는 게 더 급하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이를 잘 보여준다.


독립된 아프리카를 노래한 시인인 토마스 산카라(1949-1987)는 <폭력에 관해>에서 부르키나파소가 국제통화기금에 부채를 안 갚아도 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크리스토프 쿠플린은 오랜 자료들을 통해 영화 <캡틴 토마스 산카라>(3)에서 4년 간 ‘청렴한 사람들의 나라’의 지도자를 맡으며 “약간의 광기마저 없으면 근본적인 변화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한 산카라를 비춰준다. 1987년에는 아디스 아베다에서 산카라가 아프리카 연합 기구의 연단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을 했다. 그리고 옛 제국주의 국가 프랑스의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을 편안하게 맞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산카라는 새로운 아프리카를 꿈꾸었다. 그리고 실제로 문맹 퇴치, 사막화 방지, 여성의 삶 개선, 부패 퇴치를 위해 싸웠다. 산카라가 암살된 것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비유할 수 있지만,정치인들을 여럿 안심시킨 일인 것 또한 사실이다. 


- 글 : 필립 페르송 Philippe Person


- 번역 : 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Odile Goerg, <Fantômas sous les tropiques>, Vendémiaire, 파리, 2005년


(2) Göran Hugo Olsson, <Concerning Violence>, DVD, 2015년, Happiness Distrobution, 123분


(3) Christophe Cupelin, <Capitaine Thomas Sankara>, 2012년, 111분, 2015년 11월 25일 프랑스 개봉


[출처] 영화로 접하는 아프리카의 영웅들|작성자 지식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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