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친구들과 땅따먹기를 하곤 했습니다. 가위 바위 보를 이기면 자기 뼘만큼 선을 그어 땅을 키워가는 놀이였습니다. 제법 큰 땅을 따먹으면 기분이 좋았지만, 땅을 모으지 못하면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면 아무런 미련 없이 훌훌 털고 일어섰습니다.
(이처럼 - 옮긴이) 어릴 땐 버릴 줄 알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욕심만 늘어갑니다.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니었지만, 언제부턴가 버리지 못하는 마음이 늘었습니다.
산다는 게 땅따먹기 놀이처럼 털고 일어나야 할 때가 필요한데, 우리는 마치 해가 지지 않을 것처럼 영원히 소유할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실은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벌써 저만치 내 인생의 밤이 다가왔습니다. 나는 언제쯤이나 어린 날의 아이처럼 버릴 줄도, 털고 일어설 줄도 아는 때에 이를까요? 소유보다 나눔으로 채워가는 인생은 저물어가는 시간 속에서도 감사함이 넘칠 것입니다.
- 최원현 님(수필가, 칼럼니스트)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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