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하는 인문학 』 이라는 책의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본문에서 이야기한 서울의 한 쪽방촌 공부방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는, 전국(온 나라 – 옮긴이) 저소득층 공부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책과는 아예 담을 쌓고 살던 아이들이 교사들이 놀랄 정도로 책에 깊이 빠져들었고, 『 논어 』 수업을 못 견뎌하면서 “제발 빨리 좀 끝내주세요.”라고(하고 – 옮긴이) 칭얼대던 아이들이 수업에 몰입하게 되었으며, 도리어 수업이 끝나는 걸 아쉬워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선생님, 도대체 인(仁)이 뭐예요?” 같은 간단한 질문을 던지던 아이들이 점차 『 논어 』 의 각 구절이 가지고 있는 시대적 배경, 사회적 의미 등을(같은 것을 – 옮긴이) 묻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들은 『 논어 』 원문을 필사하는 등 치열하게 공부를 하게 되었다. 이제 그들(자원봉사자들 – 옮긴이)의 목표는 『 논어 』 교재를 편찬하는 것이다.
지적 수준이 낮아서 저소득층 공부방에서도 적응을 못하고 따돌림을 받던 두 아이가 『 논어 』 교육을 받고는 고작 한 학기 만에 자원봉사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사회성이 향상되었다. 두 아이 모두 지적 수준이 올라가고, 왕따에서 벗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피해의식이 있고, 읽기와 쓰기를 하지 못하고, 기억력과 언어구사 능력이 떨어지고, ADHD로 고생하던 아이들이 『 논어 』 교육을 받고부터 자존심을 갖기 시작했고, 읽기와 쓰기를 할 수 있게 됐고, 기억력과 언어구사 능력이 크게 향상됐으며, ADHD 증세 역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처음에 이 아이들은 『 논어 』 수업을 전혀(조금도 – 옮긴이) 좋아하지 않았다. 수업 시간에 누가 이상한 짓이라도 하면 다 함께 (그 짓을 – 옮긴이) 따라하면서 수업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다. 누가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모두 함께 그 아이의 행동을 고쳐준다. 이제 아이들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 논어 』 를 나누는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부모에게 방치된 아픔을 폭식, 게임중독, 동생 학대로 풀던 아이가 『 논어 』 와 『 장자 』 를 만나더니 금세 정서적인 안정감을 되찾았고 “나도 할 수 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임에도 한글(훈민정음 – 옮긴이)을 읽고 쓰지 못했는데 읽기와 쓰기도 가능해졌다.
아이는 지적장애를 갖고 태어난 탓에 읽기와 쓰기를 거의 하지 못했고, 자신감이 부족해서(모자라서 – 옮긴이) 사람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하지만 약 1년 동안 자원봉사자와 함께 매주 인문고전을 읽기 시작하면서 ‘읽는 행위’ 자체를 즐기게 되었고, 생각을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보다 더 큰 기적은 아이가 더 이상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크면 깡패가 되어서 자신을 무시한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복수하고 싶다던 아이들, 공부방 안에서도 툭하면 싸움질을 일삼던 아이들, 자원봉사자들이 옆에 가면 짜증부터 내고 보던 아이들이 두 달 만에 깡패의 꿈을 버렸고,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 자원봉사자들이 공부방을 찾으면 맨발로 뛰어와서 안기는가 하면, 앞으로 커서 선생님들처럼 기부하고 봉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 이지성, 『 생각하는 인문학 』, 362 ~ 364쪽
→ 『 생각하는 인문학 』 (작은 제목 「 5000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사색공부법 」. ‘이지성’ 지음, ‘(주)문학동네’ 펴냄, 서기 2015년 )에서 뽑음(‘발췌’)
- 단기 4357년 음력 11월 7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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