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아프리카 현대사] 평화의 ‘총기 회수’ 운동 - 10

개마두리 2025. 6. 24. 18:13

( 9편에서 계속 )

 

염소들이 비행기를 타는 국제공항

 

소말릴란드의 국제공항은 하르게이사의 시내 변두리, 자동차를 이용해서 비포장도로를 10분 정도 달려간 지점에 있다. 아디스아베바(Adisabeba)에서 에티오피아 항공의 프로펠러 비행기가 매일(날마다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한 편, 나이로비(케냐의 수도 옮긴이)에서 케냐의 민간항공이 일주일에 두 편 운행한다. , 에티오피아 항공편은 승객 수가 적은 경우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결항한다.

 

공항 출구에 영화관 매표소 같은 낡은 목조건물이 있는데, 그곳이 입국 관리 사무실이다. 입국 심사는 매우 엄격해서 비자가 없으면 입국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에 해외(국외 옮긴이) 어느 곳에도 대사관이 없다. 미리 현지의 호텔이나 NGO(비정부기구/시민단체 옮긴이)에 연락하여 비자를 받아서 마중을 나오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따라서 현지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입국을 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우리가 입국했을 때에도 비자 없이 도착한 NGO의 젊은이들이 창구에서 조르고 있었지만, 직원은 타고 온 비행기를 이용해서 돌아가라.”며 눈길도 주지 않았다.

 

출국 수속은 간단하다. , 목조로 이루어진 공항 건물에 대합실은 있어도 에어컨이 없다. 바람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엄청나게 덥다. 승객들은 건물 밖으로 나가 나무 그늘에 앉아 땀을 식힌다.

 

활주로 부근은 염소들로 가득 차 있다. 500마리 정도가 흩어져 자유롭게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비행기가 착륙하면 소방차가 나와 활주로 위의 염소들을 몰아낸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소방관에게 왜 염소를 공항에서 아예 몰아내지 않느냐고 물었다. 소방관은 땀에 젖은 얼굴을 빛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소중한 수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대형 화물기가 착륙했다. 구소련제 안토노프(Antonov)’. 다시 소방차가 출동하여 이번에는 카우보이처럼 염소를 그러모은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구경거리라도 생겼다는 듯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지른다.

 

오른쪽이야, 오른쪽!”

 

왼쪽에도 세 마리가 있어!”

 

그러모은 염소는 화물기 뒷부분의 승강구를 이용하여 선적되었다. 노란색 옷을 입은 공항 직원도 총출동하여 한 마리씩 끌어안아 화물기 안으로 밀어 넣는다. 도망치려는 염소의 발을 잡아당기고 끌어안고 ……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다. 30분 정도가 지나 선적이 끝나자 안토노프는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화물기는 매일 염소와 양을 두바이로 실어 나르는 정기편이라고 했다.

 

소말릴란드에서 가장 거대한 산업은 축산업이다. 유목으로 키운 염소, , 낙타 등을(따위를 옮긴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국가에 수출한다. 연간 약 5,000만 달러, 독립을 선언한 이후에 외화를 벌어들이는 가장 큰 소득원이었다.

 

하지만 2000년 최대의 시장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갑자기 수입 정지를 통고해 왔다.

 

전염병이 발견되었다.”

 

이런 이유였지만(까닭에서였지만 옮긴이) 소말릴란드에서는 가축(집짐승 옮긴이)에게 아무런 질병도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목축업자들은 소말릴란드의 독립을 싫어하는 세력들이 손을 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때문에 축산 수출이 50분의 1100만 달러 정도로 격감하여 큰 타격을 입었다.

 

또 다른 외화 수입은 해외로부터의 송금이다. 내전 때문에 난민이 되어 해외로 피난을 떠난 약 80만 명의 소말릴란드 사람들이 한 달에 1인 평균 100달러를 가족(식구 옮긴이)에게 보내온다. 그것이 연간 10억 달러에 이른다. 국가 경제는 그 외화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대통령 다히르가 국제사회의 승인을 간절하게 바라는 이유는(까닭은 옮긴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경제를 해외 투자로 활성화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내륙에는 사파이어 등의(같은 옮긴이) 보석과 귀금속이 나는 광맥이 있지만, 개발할 자본이 없기 때문에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옮긴이) 대규모로 개발을 하면 외화는 물론이고(말할 것도 없고 옮긴이) 고용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홍해 연안의 해안선은 900킬로미터나 된다. 그러나 항구의 설비는 빈약하다. 항만이 정비되면 어업은 물론이고 관광도 번성할 것이다.

 

(아래 줄임[이하 생략])

 

( 11편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