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

개마두리 2011. 12. 13. 19:02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가 되라

절벽 끝에 튼튼하게 뿌리를 뻗은

저 솔가지 끝에 앉은 새들이 되라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기어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저 개미떼가 되라

그 개미떼들이 망망히 바라보는 수평선이 되라

 

누구나 가슴속에 하나씩 절벽은 있다

언젠가는 기어이 올라가야 할

언젠가는 기어이 내려와야 할

외로운 절벽이 하나씩 있다

 

- 정호승 시인

 

*출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열림원)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무슬림의 충고  (0) 2011.12.13
▩체리 향기   (0) 2011.12.13
▩수선화에게  (0) 2011.12.13
▩시멘트  (0) 2011.12.12
▩임금과 성자(聖者)  (0) 201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