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마야인들 “2012 지구종말론 팔아먹지마”

개마두리 2012. 10. 26. 15:10

 

-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과타멜라 마야인들은 정부와 현지 관광업체들이 마야력에 2012년 지구의 종말이 예언돼 있는 것처럼 왜곡, 상업적 목적에 이용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종말론 이용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과테말라 정부는 수도인 과테말라시티에서 실제로 지구의 종말이 닥칠 경우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따라서 9만여명의 관광객들이 과테말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업체들은 지구 종말을 주제로 한 관람 코스를 홍보 중이다.

 

이에 마야인 단체 ‘옥슬라르후 아흐폽(Oxlaljuj Ajpop)’ 대표 펠리페 고메스는 24일 “속임수와 거짓말, 마야 전승의 상업적 이용에 반대한다”면서 “정부와 관광업체들이 마야력에 대한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 마야달력. 최근 2012년까지만 기록돼 있다는 사실은 허구로 밝혀졌다.

 

고대 마야 전설에 따르면 지금까지 4번의 태양이 있었다 멸망했으며, 지금은 5번째 태양의 시대다. 고대 마야 달력에 따르면 서기 3114년 전 8월12일에 5번째 태양이 시작했다. 이 달력은 2012년 12월23일까지만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2012년 ‘지구종말론’의 근거가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마야력에 2012년까지만 기록돼 있는 것은 시간을 일련의 순환으로 보는 마야인들에게 순환 주기의 하나가 끝난다는 의미일 뿐 세상의 종말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한다.

 

심지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마야인들은 향후 7000년 이상까지 예언했다는 유물도 발굴됐다. 미국 보스턴대 윌리엄 사투르노 교수팀이 2008년 과테말라 북동부 마야 유적지 술툰에서 마야인의 달력 제작 과정과 날짜 계산법을 담은 벽화를 발견했다. 서기 800년 전 상형문자로 된 이 벽화에는 시간의 순환에 대한 연구가 담겨져 있으며 서기 7000년 이상의 시간까지 기록돼 있었다.

 

고메스를 비롯한 마야인들 역시 “마야인들에게 시간의 순환은 매 주기에 개인과 가족공동체, 지역사회에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변화가 일어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 지역 5개 도시에서 이번 주기의 끝을 기념하는 종교적 행사를 열 계획이다. 고메스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상업적 쇼 대신 진정한 의미의 기념식을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서기 2012년 10월 25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