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동화

▷◁몸집

개마두리 2015. 11. 1. 20:27


낙타와 당나귀가 함께 강가에 이르렀다. 당나귀보다 몸집이 훨씬 큰 낙타가 먼저 물속에 들어갔다. 강물이 낙타의 배까지 차오르자, 낙타는 당나귀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당나귀야, 어서 이리 와. 물이 배까지 밖에 안 온단다.”


당나귀는 말했다.


“낙타야, 넌 강물이 배까지만 차오르니 무사히 강물을 건널 수 있겠지. 하지만 이 강물은 내 등까지 차오르는걸. 나는 강을 건너기도 전에 빠져 죽고 말 거야.”


- 출처 :『재미있는 이야기들』(마지드 샤휘이 글, 메흐디 아흐마디 그림, 김영연 옮김, ‘큰나’ 펴냄, 서기 2009년)


* 인용자의 말 :


당나귀가 강을 건너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낙타가 뛰어든 곳으로 가서는 안 된다. 당나귀는 강물이 자기 무릎이나 배까지만 차오르는, 물줄기가 작고 얕은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서 강을 건너던지, 그게 아니면 낙타에게 “혼자만 건너지 말고 좀 태워줘.”라고 부탁해서 강을 건너야 한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남이 내놓은 기준이나 잣대를 여러분에게 적용하기 전에, 그 기준과 잣대가 여러분에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를 냉정하게 따져보라. 그리고 그 기준과 잣대가 여러분이 따를 수 없는 것이거나 ‘아직은’ 따르기 힘든 것이라면, 여러분을 그것들에게 무작정 맞추지 말고 ‘우선순위’를 정해 조금씩 적용하거나, 아니면 그것들을 잘 다루는 제 3자에게 도와달라고 하라.


‘강’을 건너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은 꼭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고, 남이 한 일을 100% 따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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