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을 좋아한다
별거 아닌 틈이 소중할 때가 있다
깊은 밤
간간이 아기 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내다보곤 하다가
어느 아침
머리를 내민 두 마리의 아기 새를 보았다
처마 끝 기와가 약간 들린 곳
그 안에 새가 둥지를 틀었다
살며시 지켜보니
어미 새는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 나르고
새끼들은 기와 끝으로 주둥이를 내밀어 받아먹고 있다
작은 틈을 둥지로 쓰고 있는 어미 새가 대견하다
한 지붕 아래 새의 가족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며 사는 것이 흐뭇하다
가끔은 그렇게
틈을 내어주면
온기어린 누군가 비집고 들어온다
- ‘임금희’ 시인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