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개마두리 2021. 3. 31. 13:41

- 킴루(Cymru) 시인의 시

♣ 킴루 : 

흔히 ‘ 웨일스 ’ 로 불리는 지역의 이름. 정확한 발음은 ‘ 컴ri ’ 다. ‘ 킴루 ’ 는 원주민인 켈트인이 붙인 이름이고, ‘ 웨일스 ’ 는 중세시대에 앵글로 색슨족인 잉글랜드인이 붙인 이름이며, 중세 영어로 ‘ 이방인 ’ 이라는 뜻이다.

이곳 사람들은 로마에 점령당하기 오래전부터 살았던 켈트인과, 고대 말/중세 초에 앵글족/색슨족/주트족(모두 덴마크 남부와 독일 북부에 살던 게르만인이다. 이들이 잉글랜드 백인의 조상이다)을 피해 달아난 브리튼인(로마 문명을 받아들였던 브리타니아의 켈트인들)이 섞여서 이루어진 사람들이다.

 

(비록 법적으로는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고, 영어를 쓰기는 하지만) 이곳은 켈트 말의 한 갈래인 킴루 말을 되살리려는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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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그 좋은 밤(夜)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늙은 나이는 날 저물 때 열 내고 몸부림을 쳐야 한다.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똑똑한 이들은 끝장에 이르러서야 어둠이 마땅하다 알지만,
자기네 말로서 번개를 가르지 못한 까닭에,
그 좋은 밤 속으로 온순히 가지 않는다.

착한 이들은 마지막 파도가 지난 후
자기네의 연약한 행적이 푸른 포구에서 얼마나 빛나게 춤추었을지 억울해 울면서,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달아나는 해를 붙잡고 노래한 사나운 이들은,
섭섭히 해를 보내준 걸 뒤늦게 알고
그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죽음이 가까운 심각한 이들은
눈멀게 하는 시각으로, 멀은 눈도 유성처럼 불타고 명랑할 수 있음을 깨닫고,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그리고 당신 내 아버지, 그 슬픈 높이에서
이제 제발 맹렬한 눈물로 나를 저주, 축복하십시오
그 좋은 밤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빛의 소멸에 분노, 또 분노하라

- ‘ 딜런 토마스 ’ 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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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런 토마스 : 

킴루의 시인/산문 작가. 서기 20세기 전반에 활동했다. 서기 1914년에 태어나서 서기 1953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대일[對日] 항전기 초기에 태어나서, 6.25 전쟁이 멈춘 해에 세상을 떠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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