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현실에 실존했던 중세 판타지 클리셰만 모아둔 국가

개마두리 2024. 3. 28. 22:54

▶ 클리셰 : 

cliché. ‘진부한 표현’ 혹은 ‘상투구’를 칭하는 비평 용어. 원래 인쇄에서 사용하는 연판(鉛版)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였지만 판에 박은 듯 쓰이는 문구나 표현을 지칭하는 용어로 변했다. 영화에서 사용될 때 역시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쓰여 뻔하게 느껴지는 표현이나 캐릭터, 카메라 스타일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여기서는 ‘판에 박은 듯 쓰이는 요소’/‘늘 나오는 요소’라는 뜻으로 쓰였다.

- ‘영웅과 모험가, 도적들이 모여드는 쇠락해 가는 제국’, 양판소(‘양산형 판타지 소설’을 줄인 말. 한국 안에서 ‘이렇다 할 특색과 깊은 사색 없이 정형화한 판타지 소설’을 깎아내릴 때 쓰는 말이다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의 클리셰(판에 박은 듯 쓰이는 요소/늘 나오는 요소 : 옮긴이)다. 

- 중세(의 나라인 – 옮긴이) 주제에 만(1만 – 옮긴이) 단위의 상비(常備. 늘[常] 준비된[備] - 옮긴이) 기사대(기사들로 이루어진 부대 – 옮긴이)를 가진 이상한 나라, 물론(말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 옮긴이) 귀족이 아니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기사대/기사단에 – 옮긴이) 들어갈 수 있는 것도 판타지와 똑같다.

- 거기에 더해서, (이 나라는 – 옮긴이) 여러 나라에서 온 야만족 용병대(용병부대 – 옮긴이)를 나라 단위로 고용해서 상시(常時. 늘 – 옮긴이) 운용(運用. 적절하게 씀 – 옮긴이)한다. 심지어 (그 용병대가 – 옮긴이) 판타지처럼 제국에 이상하리만치 충성스럽다.

- 상인들(장사꾼들 – 옮긴이)이 판타지에서나 나올 법한 커다란 금화를 가지고 다니고, 당시 타국(他國. 다른[他] 나라[國] - 옮긴이) 보기엔 말도 안 되게 부자인 나라

- 냉혈(冷血. 차가운[冷] 피[血] → 인정이 없고 차가운 성품[을 빗댄 말] : 옮긴이)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 속에 상처가 있는 사악한 미녀인 제1 황녀(皇女. 황제[皇]의 딸[女] - 옮긴이)가 악역으로 나와서 정의롭고(올바르고 – 옮긴이) 선한(착한 – 옮긴이) 동생 제2 황자(皇子. 황제[皇]의 아들[子] - 옮긴이)를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고, 주인공들과 – 예전엔 악인이었던 – 멋진 인물(‘브리엔니오스’)이 진심으로 전향해서 황자를 도와 (악역에게 맞서 싸운 뒤 – 옮긴이) 승리하는(이기는 – 옮긴이) 클리셰적인(판에 박은 듯한 진부한 이야기가 있는 - 옮긴이) 제국.

- 아무 여자에게나 집적거리고, 마을을 털어서 (그 마을에 있던 – 옮긴이) 물건을 긁어가는 주제에 교황과 세계 교회(중세 말 천주교 교회 – 옮긴이)의 축복을 듬뿍 받은 (제국에게 – 옮긴이) 도발을 일삼는 ‘이세계 용사 무리’가 나온다. 하나같이 정상이 아닌 (자들만 모인 – 옮긴이) 용사 무리를 정상인인 제국민(帝國民. 제국[帝國]의 백성[民] - 옮긴이)들은 ‘인간쓰레기’로 취급하지만, 일단 (그 용사 무리가 – 옮긴이) 어찌저찌 싸워서 ‘마왕군’을 무찔러주긴 해서, (용사 무리의 공로는 – 옮긴이) 인정해주는 클리셰같은 개그 양판소 같은 이야기가 있는 제국.

- 귀족들이 (자신의 – 옮긴이) 영지가 있긴 한데, 거기 살진 않고 (‘프로노이아’) 황궁(皇宮. 황제[皇]의 궁궐[宮] - 옮긴이)에 모여서 궁정문화를 즐기는, 주로 여성들이 많이 읽는 판타지 소설에 나올 법한 나라. 거기에 관료제도 존재한다. 심지어 다른 곳들은 손으로 밥 먹을 때, (이 나라는 – 옮긴이) 포크와 나이프로 밥을 먹는다. (벼슬의 – 옮긴이) 품계(品階. 옛 벼슬아치의 등급 – 옮긴이)에 따라 ‘어디에 앉을 것인지’나 ‘누구랑 춤을 출 것인지’나 ‘(지켜야 할 – 옮긴이) 법도가 무엇인지’를 논하는 궁정 판타지 (영화/연속극[‘드라마’]/소설/웹툰/게임 – 옮긴이)의 시초 격인 나라.

- 이 세계(중세 세계 – 옮긴이)의 인류에게는 실전(失傳. ‘전할[傳] [방법을] 잃음[失]’ → 전해져 오던 사실이 알 수 없게 됨/잃어버림 : 옮긴이)되어버린 고대의 비밀병기를 가지고 있다.

- 판타지의 클리셰인 ‘절대 함락될 수 없는 커다란 성벽’에 둘러싸인 황도(皇都. 황성[皇城]. → 황제가 있는 나라의 서울 : 옮긴이)가 있는 나라(결국 [그 황도가 – 옮긴이] 함락당한다는 클리셰까지 따라간다)

- 중세 배경으로는 말도 안 되는 크기의 건축물과 고대 유물을 잔뜩 지닌 인구가 100만인 도시가 나온다.

- “이럴 수가 …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겨우 숲에서 여자들을 납치하고 상인들을 습격하기만 했던 저 미개 종족에게 우리 제국군이 패배하다니 …! 언제 저렇게 강해진([힘이] 세진 – 옮긴이) 거지? 설마 부족들을 모두 통합한 지도자가 나타난 건가?” 같은, 클리셰 같은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 옮긴이) ‘이세계물 속(에 나오는 것 같은 : 옮긴이) 클리셰 제국’은 동로마(서양이 흔히 쓰고, 많은 한국인들이 별 생각 없이 받아서 쓰는 ‘비잔틴’/‘비잔티움’이라는 이름은 서기 18세기 이전에는 있지도 않은 이름이었다. 콘스탄티노플이 수도였고, 서기 4세기부터 서기 15세기까지 있었던 이 나라의 올바른 이름은 ‘동[東]로마’다. 옛 로마 제국의 동쪽만 차지했던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 옮긴이)였습니다.         

- 내(옮긴이)가 두 달 하고도 2주 전, 우연히 ‘핀터리스트(Pinterest)’에서 본 신문기사 

- 출처(원문) :

 

https://m.newspic.kr/view.html?nid=2023121823040049727&pn=527&cp=Z7MnG80W&utm_medium=affiliate&utm_campaign=2023121823040049727&utm_source=np210613Z7MnG80W&channelName=%EC%9C%A0%EB%A8%B8/%EC%9D%B4%EC%8A%88&channelNo=89&sharedFrom=CT-NO-D#_PA

 

현실에 실존했던 중세 판타지 클리셰만 모아둔 국가

 

m.newspic.kr:80

 

▶ 옮긴이의 말 :

발칸 반도의 여러 나라와 로(Ro)시야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와 압바스 제국과 중세 이탈리아의 여러 나라들에 많은 영향을 미친 동로마 제국의 갈마(‘역사[歷史]’를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와 문화와 사회와 성격을 알기 쉽게 정리한 글이 있어, 이곳에 인용/소개한다(단, 원문의 속어나 입말[구어]이나 욕설이나 은어는 바른 말이나 표준어로 다시 바꿔서 적었으니, 그 점은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나도 이 글을 읽기 전까지는, 판타지 소설이나 웹툰이나 만화나 만화영화(‘애니메이션’)나 연속극(‘드라마’)이나 영화에 나오는 설정들은 거의 다 가짜거나 거짓이나 부풀리기나 (다른 시대에서 가져와) 억지로 끼워맞춘 것들일 뿐이라고 여겼는데,

이 글을 읽으니, 판타지를 다룬 문화상품은 ‘중세 서양을 제대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중세 동로마를 바탕으로 그것에 켈트/게르만/바이킹/슬라브 문화의 요소들을 접붙이거나 뒤섞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러므로, 친애하는 여러분, 만약 너무 진지한 사람이나, 판타지를 싫어하는 사람이 “도대체 판타지를 다룬 문화상품에 들어맞는 진짜 나라가 있기는 있어?”하고 물어보면, 그 사람에게 부드럽고 간단하게 “그럼요. 동로마를 보세요.”하고 대답한 뒤, 이 글을 읽어주시라.

“이것으로 내 말을 마친다.”

- 단기 4357년 음력 2월 19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