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정확히는, 제1 당 왕조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는 (자신들에게는 – 옮긴이) 성가시던 고구려(高句麗. 올바른 발음은 ‘고구리’. 사실, 이 이름조차도 광개토왕 – 정식 시호는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 – 대까지만 쓰던 이름이고, 장수왕 대부터는 “고리[高麗]”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장수왕 대부터 보장왕 대까지 이어진 고리는, 왕건의 고리나 [흔히 ‘발해’로 잘못 부르는] 걸걸중상의 고리와 구분하기 위해 ‘전기 고리’로 부른다 : 옮긴이)를 멸망시키고 그 땅을 차지하면 동북아(‘동아시아’라는 말을 써야 한다 – 옮긴이)의 패권을 확실히 차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그들이 얻고 싶어했던 – 옮긴이) 동북아의 패권은커녕, 오히려 (튀르크인이나 키타이 족 같은 – 옮긴이) 유목민족들을 통제(내지는 견제. 전기 고리는 키타이[한자로는 ‘거란’]족은 “통제”했고, 괵튀르크 제국을 세운 튀르크인은 견제했다 – 옮긴이)하던 고구려(전기 고리 – 옮긴이)가 사라지자, 유목민들(튀르크계 겨레들과 몽골계 겨레들 – 옮긴이)은 당나라(제 1당 왕조를 이은 무주 왕조와 무주 왕조 이후의 제2 당 왕조 – 옮긴이)에서 신나게 약탈을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적어도 외교 관계는 구축할 수 있었던 고구려와는 달리, 유목민들은 그딴 것도 없었다(이는 로마 제국이 아르사크 왕조[‘파르티아’의 다른 이름]나 사산 제국[‘사산조 페르시아’의 다른 이름]과는 외교/협상으로 문제를 풀 수 있었던 반면, 게르만족들이나 훈족과는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사실과 비슷하다 – 옮긴이).
심지어 (다른 곳도 아닌 – 옮긴이) 당 조정에서 “고구려를 되살려서 유목민들을 막자.”는 의견까지 나왔으니, (무주 왕조와 제2 당 왕조가 – 옮긴이) 유목민들 때문에 입은 피해가 극심했음을 알 수 있다
- 내(옮긴이)가 3주 전, ‘핀터리스트(Pinterest)’에서 우연히 본 신문기사(지나치게 속물스럽거나 천박하거나 어색하거나 거친 표현은 순화했으나, 원문의 내용 자체를 바꾸지는 않았다)
▶ 옮긴이의 말 :
결국 제1 당 왕조는 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짓을 한 셈이다. 그들이 한 짓, 그러니까 전기 고리(高麗)를 무너뜨린 일이 결국은 그들의 나라와 그들의 후속국가(무주[武周] 왕조와 제2 당 왕조)를 망치는 일(튀르크계/몽골계 유목민족들의 약탈과 침략)이 일어나는 까닭이 되고 말았으니까.
내가 이 기사에 나온 설명을 믿는 까닭은, 이미 스물다섯 해 전(서기 1999년. 내가 대학생이던 해) 읽은 책에서,
< 일찍이 ‘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 1891~1965년. 한국의 정치가이자 사학자. 독립투쟁을 하다 여러 차례 감옥살이를 했고, 해방 이후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쓴 책으로 『 조선상고사감 』 / 『 신민족주의와 신민주주의 』 / 『 한민족의 기본 노선 』 이 있다 – 옮긴이)’은 「 신민족주의의 과학성과 통일 독립의 과업 」(『 신천지 』, 1949년 8월호 )에서 조선(한국 – 옮긴이)의 자주 독립이 동아시아의 평화에 어떻게 관건으로 작용하는가를 큰 안목으로 통찰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당(唐. 실제로는 제1 당 왕조 – 옮긴이)에 의한 고구려(전기 고리 – 옮긴이)의 멸망은 오히려 거란(키타이 – 옮긴이)/몽골/여진(주션 – 옮긴이)족의 흥기(興起. 세력이 왕성해짐 – 옮긴이)를 야기(일이나 사건을 끌어 일으킴 – 옮긴이)함으로써, 우리(배달민족 – 옮긴이)는 물론이고(말할 것도 없고 – 옮긴이) 중국(제하[諸夏], 또는 대만과 홍콩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중화권’ - 옮긴이)에도, 아니 중국에는 더욱 큰 재난으로 전화(轉化. 바뀌어서 달리 됨 – 옮긴이)되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분석이다.
다 알다시피 특히 몽골과 여진(주션/만주 – 옮긴이)의 침략으로 중국은 원과 청이라는 혹독한 이민족 통치(정확히는, 기마민족의 식민지배 - 옮긴이)를 경험했기(겪었기 – 옮긴이)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민세 선생 – 옮긴이)는 고구려의 멸망으로 말미암은 조선의 약소 민족화는 동아시아 안정의 균형추를 와해시킴으로써 중국을 항상적인 북방(이른바 ‘만주’와 연해주와 몽골초원 – 옮긴이)의 위협에 시달리게 한 “만세(萬世. 아주 오랜 세대 – 옮긴이)[에 악영향을 끼친 – 옮긴이] 실책”이었다는 것이다(최원식, 「 탈냉전 시대와 동아시아적 시각의 모색 」, 『 동아시아, 문제와 시각 』, 91 ~ 92쪽).>
는 글이 나오기 때문이다.
최원식(서기 1995년 현재 인하대학교 국문과 교수) 교수의 그 글에 나오는 민세 선생의 설명과, 이 기사에 나오는 말이 비슷하기 때문에, 나는 이 기사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평범한 한국인이자, ‘순혈’ 한국인이고, 핏줄과 국적과 태어나서 자란 곳이 모두 한국이며, 배달민족의 일원인 나는 만약 "당 왕조가 고구리(高句麗)를 무너뜨린 게 뭐가 잘못이야?"하고 - 중화사상과 '한족(漢族)' 중심주의와 국수주의를 바탕으로 - 떠드는 '중화권' '한족'을 만나면 이 기사와 민세 선생의 글을 보여 주면서 이렇게 반박하리라.
“너희들('한족'들), 그래도 대화는 나눌 수 있었던 상대(전기 고리)를 죽여놓고, 그 상대가 다스리고 억누르던 깡패들(튀르크계/몽골계 유목민족들)이 풀려나서 너희를 짓밟고, 패고, 때리고, 너희들 것을 뺏고, 모욕하고, 너희 동족을 죽이는 꼴을 맞이한 게 좋니? 그런 상황에 처한 게 즐거워? 게다가 무주(武周)나 제2 당 왕조뿐 아니라 그 뒤를 이은 5대(오대[五代])와 북송/남송 왕조도 불행해졌고(그들은 키타이[요]/금/몽골에게 짓밟혔으니까), 나중에는 명나라도 불행해졌는데, 그런 식으로 1243년 동안 불행이 되풀이된 게 너희한테 이익이라고 생각해?”
… 하고.
전기 고리가 제1 당 왕조에게 멸망한 일은, 배달민족의 민족주의가 아니라, 아시아의 평화라는 관점이나 ‘한족’의 이익이라는 관점으로 보아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이른바 ‘중화권’의 ‘한족’들 뿐 아니라 온 누리 사람들이 알 때가 되었다.
- 단기 4357년 음력 2월 18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 참고 자료
- 『 동아시아, 문제와 시각 』 ( '정문길' / '최원식' / '백영서' / '전형준' 엮음, '(주)문학과지성사' 펴냄, 서기 199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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