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고려인 강제 이주에 대한 소련 공산당과 로(Ro)시야 정부의 평가

개마두리 2024. 6. 21. 21:33

(Ro)시야 : 한국과 영어권에서 러시아로 부르는 나라의 바른 이름. 이는 한국한궈(“한국을 일컫는 북경어[北京語] 낱말)’가 아닌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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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여든일곱 해 전인 서기 1937, 소련 공산당과 소련군이 소련의 지도자인 스탈린의 명령으로 연해주에 살고 있던 고려인 171,781명을 오늘날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끌고 간 일(고려인 강제 이주)은 한국 근대사의 비극들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어떤 왜인(倭人)들은 이 일을 강조하며 도대체 한국 놈들은 왜 소련과 로(Ro)시야를 비난하지 않는 거야? 이런 일을 겪고도 소련/로시야 대신 우리를 비난하고 싶어?”하고 떠든다(나는 스물 네 해 전, 그런 댓글을 실제로 읽은 적이 있다).

 

성향이 철저하게 종일(從日. 왜국[][종처럼] 따름[]. 이완용 같은 자들의 성향이나 말이나 행동이나 생각을 평가할 때에는 왜국과 친하다는 뜻인 친일보다, 이 말을 쓰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한다)그래서 왜국과 사이가 나쁜 로시야에게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 윤석열 왜국 조선 총독과 그 일당들은 (마침 푸틴 로시야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 공화국 국방위원장이 만나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서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협력도 다짐했으니) ‘얼씨구나!’하고 이 일(고려인 강제이주)을 들먹이며 용산 총독부(윤석열이 우두머리인, 자기가 '한국 정부'라고 우기는 조직)의 지배를 받는 한국인들에게 반러감정을 강요할지도 모른다.

 

이미 여든일곱 해 전부터 이런 식으로 배달민족의 한 갈래인 민족에게 해를 입힌 게 소련이고 <러시아>. 게다가 얼마 전에는 김정은과 손 잡기까지 했으니, 우리 한국인들은 서양과 <일본(왜국)>이 시키는 대로 반러 노선을 걸으며 무조건 (한국은 단 한 번도 도와준 적이 없고, 왜국 우익들을 사랑하기까지 하는) 우크라이나 편을 들어야 해!” 하고 떠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나도 이 일을 맨 처음 다룰 땐,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열아홉 해 전인 서기 2005년에는 「 ▩우리는 고려인 강제이주를 기억해야 합니다 라는 글을 올려 고려인은 강제이주라는 '사실' 자체를 숨기지 말고 드러내야 하며, 이를 근거로 러시아 백인과 러시아 정부에게 더 이상은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여기에 살게 된 건 다 당신들의 책임이다.’라고 이야기해야 한단 말입니다.” 하고 주장했고,

 

그들(고려인들)은 강제이주가 카자흐인의 소행이 아닌 이상, 러시아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에 사는 고려인은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을 이야기 할 때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건 생각도 안 하는 모양이군요(카자흐스탄 공화국의 고려인[재러동포]들이 "이제는 더 이상 '강제이주'라는 말을 안 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비굴해졌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하는 말을 덧붙였기 때문에, 그때의 나였다면 어쩌면 왜인들과 윤석열 조선 총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적어도 그건 일리가 있어.’하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나 로시야 대통령이 이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그러나 네 해 전, 내가 사서 읽은 역사만화(이자 학습만화), 이 문제에 대해 (서른 해 이상 갈마[‘역사’]를 배우고 연구했던) 나도 몰랐던 사실들이 들어 있어서, 나는 내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고, 소련과 로시야가 (적어도 한국인과 고려인들에게는) ‘뉘우치지 않는, 뻔뻔한 가해자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을 원망하고 그들에게 화를 낸 것도 지나친 일이라고 여기게 되었고, 그들에게 사과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서양과 왜국(倭國)과 용산 총독부(자칭 윤석열의 한국 정부’)가 고려인 강제 이주를 반러감정을 부추기는 자료로 써먹는 걸 막고 싶어서 그 만화에 나오는 사실들을 간단히 적어서 올리기로 마음먹었다(나아가 나처럼 이 일에 대한 진실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필요 이상의 반감은 품지 말자고 설득하고 싶어서, 그 때문에라도 나는 이 글을 올리기로 했다).

 

그럼 소련 공산당과 로시야 정부가 스탈린이 지시한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살펴보자.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스탈린이 살아 있을 때에는 이 일에 대해 안 좋게 평가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러니까 서기 1937년부터 서기 1953(이 해에 6.25 전쟁이 일단 멈추고, 남북이 휴전하기 시작한다)까지 열여섯 해 동안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어야 했다는 이야기다(스탈린의 도움을 받아 집권한 김일성도 이 일은 거론하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서기 1953년 스탈린이 죽고 흐루쇼프가 그 뒤를 잇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서기 1956, 그러니까 스탈린이 죽은 지 세 해가 흐른 뒤 흐루쇼프 소련 서기장(민주공화국으로 치면 대통령)은 스탈린이 밀고 나갔던 정책인 “(소련 안의 – 개마두리) 소수민족 탄압 정책을 비판함으로써, 탄압정책들 가운데 하나였던 고려인 강제 이주 정책도 사실상 비판했다. 그리고 흐루쇼프 서기장은 그때까지 고려인들을 억눌렀던 조치인 거주 제한해제했고,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이 소련 안에서 정치 참여를 하는 것도 허용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서른세 해, 그러니까 한 세대가 지난 뒤인 서기 1989(이 해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냉전이 끝나기 시작했으며 소련이 개혁/개방 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소련공산당 중앙 위원회는 고려인을 비롯한 소수민족 탄압의 죄과를 인정하고 그 겨레들의 권리 회복을 선언했다.

 

마침내 냉전이 무너지고 소련이 해체된 뒤인 서기 1993년 소련의 후신인 로(Ro)시야 연방 최고회의는러시아 고려인의 명예 회복에 관한 법 을 제정해 스탈린이 밀고 나간 강제 이주와 이후의 탄압이 불법적, 범죄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보다시피 소련은 범죄(고려인 강제이주 정책)를 저지른 폭군/독재자가 죽은 뒤 태도를 바꿔 피해자였던 고려인을 다시 존중하기 시작했고,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가 잘못했다.”고 정직하게 인정했으며, 그 후신(後身)인 로(Ro)시야는 고려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새 법을 만들어 자신들이 예전에 고려인에게 가한 탄압이 범죄였음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게 정말 중요한데) 서기 1953년 이후의 소련 공산당과 로시야 정부는 현대 왜국(倭國) 정부가 말로는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뒤돌아서서는(또는 자기 나라 국민들이나 친일국가들이나 국제무대에서는) “우리가 한국에 <진출>해서 한국놈들을 <문명화>하게 <도와준> 게 뭐가 문제냐?”하고 말하는 짓을 되풀이해, 한국인들의 믿음을 잃은 것과는 달리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나서(또는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고 나서) 그것을 번복하거나 부정하지 않았고,

 

현대 왜국(倭國)이 왜구(倭寇)나 서기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근세조선 침략전쟁(6년 전쟁/아시아의 7년 전쟁)이나 근대 왜국의 침략/점령/지배나 2차 대전 때 한국인들에게 휘두른 폭력을 자랑스러운 일로 여기며 그것들을 한국을 혐오하고 깎아내리고 욕하는 근거로 써 먹고 기회만 다시 온다면, 그 일들을 되풀이하겠다!”고 떠드는 것과는 달리, 일단 미안하다. 우리가 잘못했다.”고 말한 뒤에는 절대 고려인 강제이주를 고려인이나 한국인들을 모욕/비난/경멸하는 증거로 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일을 되풀이하겠다는 다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늘날(서기 2024)의 한국인들이 고려인 강제이주 때문에 스탈린에게 화를 내고 그를 비난하는 건 당연하지만(그것이 범죄[!]라는 걸 조선노동당은 빼고 - 누가 부정하겠는가?), 적어도 그가 죽은 뒤 태어난 소련 인민들이나, 그가 죽은 뒤 집권한 소련 정치인들이나, 소련이 해체된 뒤 세워진 로시야 정부와, 그 정부의 다스림을 받는 로시야 시민들을 고려인 강제이주 때문에 증오/비난한다는 건 옳지 않은 일이며, 그 일을 한국인이 반러감정을 품어야 하는 증거로 여겨서도 안 된다.

 

현대 왜국(倭國)의 가짜 사과와는 달리, 소련 공산당과 로시야 정부의 뉘우침은 한국인과 고려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며,

 

따라서 나는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을 들먹이며 도대체 한국 놈들은 왜 소련과 로(Ro)시야를 비난하지 않는 거야?”하고 따지는 왜인(倭人), 아니 왜구(倭寇. 나는 왜국 우익과 왜국 정부의 관리들과 그들을 따르는 대다수 왜인들을 부를 때에도 이 명칭을 쓰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들에게 적어도 스탈린이 죽은 뒤에는 소련과 로시야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 잘못했다.’는 말은 했어. 그리고 그들은 너희와는 달리 그 말을 취소한 적도 없고!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피해자들은 조금씩 조금씩 권리를 되찾았는데, 너희한테 죽임을 당한 사람들[예를 들면, 서기 1923년에 일어난 관동(간토) 대학살 때 죽은 한국인들]은 그러지도 못했잖아?”하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이상이 내가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한국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현대사의 진상인데, 어떻게 읽으셨는지? 부디 이 글이 여러분의 마음 한구석에 얹혀 있던 묵직한 돌덩이(‘한국인은 근대에는 당하기만 했고, 가해자들에게 어떤 진심 어린 사과도 받지 못했어.’라는 생각, 그러니까 근대의 한[])들 가운데 하나를 빼내어 저 멀리로 던져 버리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빈다.

 

- 단기 4357년 음력 516일에, ‘윤석열이 우크라이나에 병기(兵器)를 직접 제공하겠다고 떠드는 건, 한국을 러 우 전쟁으로 몰아넣는 위험한 짓이야. 우린 이 전쟁에서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 하고, 어떻게든 로시야를 설득해서 파국은 피해야 해!’하고 판단하는(그리고 독도와 동해라는 이름을 인정하고, 오랫동안 한국 상품을 사 주었던 나라[로시야],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조센징>을 죽여라!”하고 시위했고 혐한[嫌韓] 서적을 써서 팔아먹은 나라[왜국] 가운데, 한국인이 편을 들어야 하는 나라는 전자지, 후자는 아니잖아?’하고 생각하는) 개마두리가 올리다

 

참고 자료

 

- 『 35』 ⑥ 1936 1940 (작은 제목결전의 날을 준비하라 . ‘박시백지음, ‘비아북펴냄, 서기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