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개마두리 2024. 7. 14. 22:39

30년 마신 술을 단박에 끊었습니다. 201998일에 금주를 선언했으니 이제 곧 5년이 됩니다. 술을 즐기며 마시는 정도가 아니라, 마셨다 하면 고주망태가 되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 마시는 것도 아니고 1365일 술자리를 가졌지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제가 술을 끊었다 해도 믿지 않았습니다. 가족조차도요.

 

돌이켜보면, 술은 제게 실패와 후회만 안겨주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한 잔 들이켜고 수다 떨며 왁자지껄 웃는 순간은 좋습니다. 즐겁습니다. 행복합니다. 그러나, 술자리가 끝나고 나면 기억을 잃고 길을 헤매이고 소지품을 분실하고 새벽에야 귀가했습니다.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숙취에 시달리며 후회를 했었지요.

 

그렇습니다. 술은, 선택하는 그 순간에는 즐겁고 행복하지만 이후에는 상처와 후회와 괴로움만 남기는 요물입니다. 적당히 마시면 되지 않냐고요? 아마도, 술을 좀 거하게 먹는다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알 겁니다. 절제가 되지 않는 사람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술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일상 모든 선택이 마찬가지입니다. 선택하는 그 순간에는 즐겁고 기분 좋지만, 이후에는 후회와 상처만 남기는 것들이 있지요. 대표적인 것이 야식입니다. 먹을 땐 좋습니다. 다음 날 되면 후회가 밀려옵니다. 도박도 똑같습니다. 딸 것처럼 기대 만발 판떼기에 앉지만, 날 밝으면 죽고 싶습니다.

 

시험 기간에 친구들과 놀아 본 적 있나요? 평소에 놀 때보다 시험 기간에 놀면 더 재미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 성적 나오면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지난 10년간 바르지 못한 자세로 살아온 탓에 지금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삐딱하게 앉고, 자꾸 기대고, 머리와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글을 쓰고, 짝다리 짚고, TV도 누워서 보고. 그 순간에는 몸이 편했거든요. 하지만, 세월 지나고 나니 바른 자세로 살지 못한 것이 엄청 후회 됩니다.

 

선택하는 순간에도 즐겁고 기쁘고, 시간 지난 후에도 행복한 일. 제게는 독서와 글쓰기가 딱 그렇습니다. 좀 재수 없나요? 잘난 척하려고 하는 말 아닙니다. 저는 책 읽는 것도 즐기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자리에 앉을 때부터 마음 편안하고, 꼬박 밤을 새도 후회 따위 전혀 없습니다.

 

이런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선택하는 순간에도, 끝나고 난 후에도, 시간이 흐른 뒤에도, 줄곧 기쁘고 벅차고 행복할 수 있는 일. 자신에게 어떤 일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찾아야 합니다.

 

반면, 당장의 기분을 위해 선택하고선 나중에 후회할 게 뻔한 일이라면 지금 즉시 끊어내야 합니다. 술을 끊을 당시에는 내가 과연 이 좋은 술을 끊을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막상 끊고 나니까,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의 세상이 훨씬 선명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할까 말까 망설일 때는, 딱 한 가지를 생각해 보세요. 지금 이 일을 하면, 나중에까지 후회를 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그 답이 "예스!"라면 기꺼이 즐기고, 그렇지 않다면 그만두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습해야 합니다. 후회는 가슴 아픕니다.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무모하게 사업 펼쳐 곤두박질 쳤던 일도, 엉망인 자세로 살아온 탓에 몸 망가진 일도, 제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입니다.

 

이제부터라도 후회하지 않을 일만 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허나, 이를 악물고 실천하면 못해낼 일도 없습니다. 남은 삶에서는 더 이상 후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말도 다르지 않습니다. 내뱉는 순간에는 홧김에 속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시간 지나면 도로 담을 수 없는 것이 말이지요. 자신을 깎아내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말 함부로 하는 겁니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도 후회를 없애는 방법이겠지요.

 

지금 행복하십시오!

 

- [출처] :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작성자 글장이

 

- 원문 :

 

https://blog.naver.com/ydwriting/223506008980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30년 마신 술을 단박에 끊었습니다. 2019년 9월 8일에 금주를 선언했으니 이제 곧 5년이 됩니다. 술을 즐기...

blog.naver.com

 

- 단기 4357년 음력 69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