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의 이치는 사사로움이 없어, 늘 착한 사람과 함께한다.”
백이와 숙제는 (군주의 자리를 서로 양보하였고, 그것을 차지하려고 들지 않았으니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들은 이처럼 어진 덕망을 쌓고 행실을 깨끗하게 했어도 굶어 죽었다.
또한 공자는 제자 일흔 명 가운데 ‘안연(顏淵)’만이 학문을 좋아한다고 칭찬하였다. 그러나 안연은 늘 가난해서 술지게미와 쌀겨 같은 거친 음식조차 배불리 먹지 못하고 끝내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복을 내려 준다면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그리고 – 옮긴이) 춘추시대 말기에 나타난 도적 ‘도척(盜跖. 춘추시대 귀족의 우두머리에게 반항한 이로, 이름은 “척”이다. 역대 통치자들은 그를 대도[大盜 : 큰 도둑]라고 헐뜯었고, 역사서들은 그를 “도척[盜跖]”이라고 소개했다 – 옮긴이)’은 날마다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그들의 간을 회쳐 먹었다. (그[도척]는 – 옮긴이) 잔인한 짓을 하며 수천 명의 무리를 모아 제멋대로 천하를 돌아다녔지만, 끝내 하늘에서 내려 준 자신의 수명을 다 누리고 죽었다.
이는 도대체 그의 어떠한 덕행에 의한 것인가? 이러한 것들은 그러한 사례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다.
최근(전한[前漢] 전기 – 옮긴이) 사례를 살펴보면 하는 일이 올바르지 않고 법령이 금지하는 일만을 일삼으면서도 한평생을 호강하며 즐겁게 살고 대대로 부귀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걸음 한 번 내딛는 데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서 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러한 사실은 나(사마천 선생 – 옮긴이)를 매우 당혹스럽게 한다. 만약에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리라면 이것은 과연 옳은가? 그른가?
- 『 사기(史記) 』 「 백이 열전 」 에서
- 단기 4357년 음력 9월 27일에, ‘세상에 정의가 실현되지 않고, 나쁜 놈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까닭이 뭔가?’라는 의문은 2124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그래서 사마천 선생의 이 논평을 소개하는) 개마두리가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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