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단편]덜컹덜컹

개마두리 2013. 2. 7. 21:23

 

이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었습니다. 이 미지의 세계에는 미지의 대륙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모르는 미지의 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대륙에 있는, 미지의 나라의, 미지의 사람들은 미지의 시기 때부터 자기들끼리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알려진 세계에 사는 몇몇 사람들이 미지의 세계에 있는, 미지의 대륙의, 미지의 나라를 찾았습니다. 그러고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대륙의, 미지의 나라의, 미지의 시기 때부터 살아온, 미지의 사람들이여! 우리는 알려진 세계의, 알려진 대륙에 있는, 알려진 나라의, 알려진 시기부터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와서 보니 당신들은 아직 개발이 되어 있지 않군요. 어떻게 해서 이렇게 개발이 되어 있지 않은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자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대륙에 있는, 미지의 나라의, 미지의 사람들은 이 말에 아주 화를 냈습니다.

 

“아니요. 여기는 후진국이 아닙니다.”

 

이에 알려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들이 사는 나라가 후진국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습니다.”

 

이에 알려진 세계에서 온 사람이 말했습니다.

 

“5,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도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미지의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목축업도 합니다. 양떼를 몰고 소를 키우면서 우유를 짜고 요구르트도 만들지요.”

 

그러자 알려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4,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도 당신들이 말한 것을 했소.”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농사도 짓습니다. 곡물을 심고, 기르며, 농장을 운영한답니다.”

 

그러자 알려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말한 것들은 3,000년 전부터 쭉 해 오고 있는 일입니다.”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사람들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목화 재배도 하고, 연초(煙草. 연기가 나는 풀. 즉 담배 - 옮긴이)와 사탕무도 재배한답니다. 개암도 따고요.”

 

“그 모든 일은 2,000년 전부터 해 오던 일입니다.”

 

그러자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대륙의, 미지의 나라의, 미지의 시기 때부터 살아온, 미지의 사람들은 당황하면서 서로에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우리가 사는 곳이 정말로 후진국이고 저개발국일까?”

 

그러고는 자신들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정말 그런가 봐.”

 

그러고는 알려진 세계의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까?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와서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십시오. 우리가 무엇을 했던지 간에 당신들도 그렇게 하십시오. 우리가 무엇을 해서 발전했는지 직접 눈으로 보시오!”

 

이 말에 수긍한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대륙의, 미지의 나라의, 미지의 시기 때부터 살아온 미지의 사람들은, 알려진 세계의, 알려진 대륙에 사는, 알려진 나라를 방문해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보고 배웠습니다. 그러고는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처음 돌아온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바로 알아냈어요. 그들에게는 기계가 있더라고요.”

 

두 번째로 돌아온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왜 진보했는지 알았어요. 기계를 만들었더라고요.”

 

알려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들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계.”

 

“진보하기 위해서는 기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계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는 진보할 수 없어요.”

 

이 생각에 모두 동의한 그들은 “그렇다면 우리도 기계를 만듭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방방곡곡에 파발꾼을 보내 공고를 했습니다.

 

“알려진 세계에 있는 기계를 본 사람들, 기계를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은 오시오. 우리나라에서도 기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자 이 나라의 방방곡곡에서 기계를 보았다는 사람들과 만들 줄 안다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대신들은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하는 모든 것을 해 줄 준비가 되어 있소. 명령만 내리시오. 우리나라가 진보할 수 있도록 기계를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기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수년 동안 연구하고 시도한 끝에 드디어 기계를 만들어 낸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기계를 전후좌우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된 건가?”라고 서로에게 물었습니다.

 

알려진 세계의, 알려진 대륙에 사는, 알려진 나라에서 기계를 본 사람들이 “됐어, 됐다고. 그곳에서 본 기계와 아주 똑같은걸.”하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후 나라 전체에 “기계가 만들어졌습니다. 몇 월 며칠에 기념식이 있습니다. 모두들 오셔서 우리가 만든 기계를 보시기 바랍니다.”라는 공고가 붙자 사방이 들끓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기계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그 나라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은, “우리도 드디어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진보하는 일만 남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알려진 세계에 있는 기계를 본 사람들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기계가 맞기는 한데 뭔가 부족한 것 같아. 내 기억에 의하면, 톱니바퀴가 있었던 것 같은데 ……. 이 기계에는 톱니바퀴가 없는걸.”

 

“맞아, 맞아. 우리가 봤던 기계에는 톱니바퀴가 있었어. 이 기계에는 없군. 당장 톱니바퀴를 달아야 해.”

 

이 말을 들은 기술자들은 즉시 일에 착수했습니다. 많은 톱니바퀴를 만들어 자신들이 조립한 기계의 여기저기에 톱니바퀴를 장착했습니다. 그래도 톱니바퀴가 모자란다고 생각한 그들은 더 많은 톱니바퀴를 달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기계는 거대한 몸체로 변했습니다.

 

다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크고 작은 굴대를 만들어 기계의 여기저기에 장착했습니다. 몇 년 동안 만든 굴대를 더하고 더하자 기계는 너무나 커져서 그 기계를 전시했던 도시보다 더 커졌습니다. 이 일이 끝나자 대포를 쏘아 기계가 완성되었다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국민들은 축제를 벌이며 그 기계를 보려고 모여들었습니다.

 

높은 관직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맞아, 기계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어야지. 암 그렇고말고. 게다가 우리는 아주 커다란 기계를 만들었어.”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기계가 멋지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습니다마는, 이 기계에 뭔가 빠진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본 기계에는 실린더가 있지 않았었나요?”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맞아, 맞아. 용케도 기억해 냈군. 하마터면 실린더가 없는 기계를 만들 뻔했어. 즉시 저 기계에 실린더를 달자고.”

 

그리하여 그들은 실린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동안 실린더를 만들어 기계에 장착했습니다. 기계는 커지고 커져서 그 나라의 삼분의 일을 차지할 정도의 크기가 되었습니다. 와!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커다란 기계가 되었습니다.

 

그 나라의 남녀노소 모두 그 기계를 보려고 몰려들었습니다. 그 나라의 지도층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주 멋져! 기계라는 것은 자고로 이렇게 생겨야지. 암, 그렇고말고.”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혹시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 내 기억에 의하면 우리가 본 기계들에는 보일러와 화덕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

 

그러자 지도층 사람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참, 정말로 그렇군. 나도 아까부터 이 기계에 뭔가가 빠진 것 같아서 그게 뭔가 하고 골똘히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당연하지. 여기에 보일러와 화덕 같은 것도 있어야지. 보일러와 화덕이 없는 기계는 가당치도 않아. 즉시 여기에 보일러, 화덕, 용광로를 만드시오.”

 

“본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

 

기술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즉시 일에 착수했습니다. 수십 개의 보일러와 화덕과 용광로를 만들었습니다. 몇 년 동안 일을 한 후 기계 사방에 보일러와 화덕이 첨가되자 기술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 보일러와 화덕을 더 놓을 자리가 없어. 이제는 다 되었겠지.”

 

그런 후 지도층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번에도 국민들은 기뻐하며 모여들었습니다.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지도층 사람들은 그 기계를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계라는 것은 자고로 이래야 하는 거야. 이제 우리가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기계도 완성되었으니 말이야.”

 

그런데 그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 이 기계에 뭔가 부족한 것이 있는 것 같지 않소? 우리가 보았던 기계에 도르래라는 것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 기계에 도르래는 어디에 있소?”

 

이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자네 정말 기억 하나는 기가 막히군. 하마터면 잊어버리고 도르래가 없는 기계를 만들 뻔했군 그래. 당장 도르래를 만들어 기계에 장착하라.”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도르래를 만들어 기계에 부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기계는 너무나 커져 그 나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도르래도 부착하자 그 나라에는 이제까지 없었던 성대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사람들은 북을 치고 피리를 불며 기계를 보러 몰려들었습니다. 지도층 사람들은 그 나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기계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정말 다행이군. 드디어 기계를 완성했어. 이제 두려워할 게 없어. 우린 진보할 거야.”

 

그런데 또 그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우리가 본 기계에 다른 것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아, 알겠다. 생각났어. 파이프, 파이프야. 파이프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 파이프 없는 기계가 있을 수 있나? 우리가 보았던 기계에는 모두 파이프가 있었지.”

 

이렇게 해서 기술자들은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만든 파이프를 기계의 빈 구멍이란 구멍에 모두 끼워 넣었습니다. 파이프를 끼우고 끼워 기계가 얼마나 커졌던지 나라 전체를 다 차지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기계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지도층 사람들은 기계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젠 정말 다 되었어.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군. 기계를 만들었으니 이제 우리도 진보할 거야.”

 

그러자 이들 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또 뭔가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다른 지도층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말도 안 돼. 기계가 이 나라를 거의 다 차지할 정도로 커졌는데 어떻게 결함이 있을 수 있겠나? 괜한 트집을 잡아 우리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라고.”

 

그러자 조금 전에 이의를 제기했던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뭐라 하든 간에 이 기계에 뭔가 부족한 게 있는 건 확실하네. 우리가 본 기계는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작동하지 않았나? 실린더가 왔다 갔다 하고, 톱니바퀴가 돌고, 톱니들이 서로 맞물리고, 도르래가 빙빙 돌고, 보일러가 끓고, 화덕이 활활 타고, 굴대가 들어갔다 나왔다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굉음이 들렸지 않나? 그런데 이 기계는 아직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군.”

 

다른 사람들도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로 그랬었지. 우리가 보았던 기계들은 덜컹덜컹 소음을 냈었지. 동륜(動輪. 움직이는[動] 바퀴[輪] - 옮긴이), 고무벨트, 회전 속도 조절 바퀴들이 쉼 없이 돌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기계를 만들기는 만들었지만 덜컹덜컹하는 소리가 나게 하는 일이 아직 남아 있군. 조금 더 힘내서 그것도 만들자고. 그리고 일을 끝내세.”

 

다시 그들은 몇 년 동안을 화덕에 불을 지피고, 솥에 물을 끓이면서 일했습니다. 굴대는 실린더에, 실린더는 톱니바퀴에, 톱니바퀴는 조종키에, 조종키는 도르래에, 도르래는 파이프에, 파이프는 나사에 연결했습니다. 안간힘을 써서 드디어 회전 바퀴가 돌고, 굴대가 왕복운동을 하고, 회전 속도 조절 바퀴가 돌아가고, 도르래도 돌아가고, 파이프도 소리를 내고, 실린더도 움직이고, 나사들도 소음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음이 얼마나 컸던지 하늘과 땅이 다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음을 들은 사람들은 기뻐서 눈물을 흘리며 그 기계를 보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나라의 모든 국민이 기계 주위에 모였고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도층들은 그 성공을 너무나 자랑스러워하면서 서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잘 보시게들. 다른 생각이 뭐 떠오르는 게 있나? 이 기계에 더 이상 부족한 것이 없어야 하니까.”

 

그 누구의 머리에도 그 어떤 결함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본 기계와 완전히 똑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됐어, 더한 것도 없고 덜한 것도 없어. 결함이 있다면 이렇게 덜컹거리며 작동하지 않겠지? 게다가 우리 기계는 그들 것보다 크지 않은가. 저 소리를 들어 보라고, 저 소음을. 우리 기계는 정말 굉장한 소리를 내고 있다니까!”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맞아. 우리가 이렇게 기계를 만들었으니 이제 진보할 수 있을 거야. 이후 이 기계가 멈추지 않고 작동하면 우리도 진보할 수 있어.”

 

그리하여 그들은 기계의 화덕에 끊임없이 장작을 던졌습니다. 화덕은 한 번도 꺼지지 않았고 기계도 계속 작동했습니다.

 

그들은 기계가 작동할수록 매일 조금씩 더 진보한다는 기쁨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커다란 기계는 부피가 그 나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과거처럼 가축도 키우지 못했고, 농사도 지을 수 없었고, 당연히 작물도 자라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그래도 우리에게는 기계가 있으니까 진보할 거야.”라고 기뻐했습니다.

 

알려진 세계의, 알려진 대륙에 사는, 알려진 나라의, 알려진 사람들은, 어느 날 다시 미지의 세계에 있는, 미지의 대륙의, 미지의 나라에 가 미지의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귀를 찌르는 이 소음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기계입니다. 우리가 만든 기계라고요. 기계가 작동할수록 우리는 진보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알려진 세계의 사람들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진보요? 어떤 진보를 말하는 겁니까? 과거보다 더 끔찍하게 되어 버렸는데요. 이게 무슨 기계입니까?”

 

그러자 미지의 세계의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바로 당신들의 나라에 있는 기계지요. 게다가 당신들 기계보다 더 큽니다. 파이프도 있고, 톱니도 있고, 회전 바퀴도 있고, 나사도 있고, 용광로, 화덕, 회전 속도 조절 바퀴, 실린더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게 다 있습니다. 게다가 잘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에 알려진 세계의, 알려진 대륙에 사는, 알려진 나라의, 알려진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계가 무엇을 합니까? 어떤 용도로 무엇을 생산합니까?”

 

미지의 세계의, 미지의 대륙의, 미지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나 놀라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 이 기계가 뭔가를 만들어 냅니까?”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기계를 왜 만들었습니까? 무슨 소용이 있지요?”

 

그러자 미지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맞아, 정말 맞는 말이야. 기계를 만들었으니 이제 기계에 무슨 일을 시켜야 하겠지.”

 

그러고는 잠시 후 자기들끼리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잖아, 우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해. 자 들어 봐. 덜컹덜컹, 우당탕탕, 우당탕 …….”

 

- 출처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살림출판사’ 펴냄, 서기 2009년)

 

* 옮긴이의 말 : 우리가 - 아니 사실은 세계 여러 나라가 - 서기 20세기 중반부터 밀고 나간 '근대화'가 이 이야기에 나오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계 만들기'와 같은 것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이런. 내가 너무 삐딱한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편]아주 무서운 농담  (0) 2013.11.05
▩[단편]동료  (0) 2013.08.18
▩[단편]저항의 냄새  (0) 2013.01.05
▩[단편]뉴스 앵커가 한 말  (0) 2012.12.29
▩[단편]민주주의 영웅 되기, 참 쉽죠?  (0) 201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