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낯익은 목소리
갑자기, 등 뒤쪽에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느껴졌고 커다란 독수리가 점점 더 가까이 홰를 치며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는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 소리가 점점 커지는가 싶더니 …… 휙! 하는 소리와 함께 …… 누군가가 그의 등을 잡아챘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그만 땅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놀랍게도,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더군다나 그는 앞을 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비록 모든 게 뿌옇게 보이긴 했지만 아름다운 새털구름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볼 수 있어! 눈이 보여!”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그렇게 외쳤습니다.
그러자 희미한 형체가 그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것을 바라보았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안녕, 형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신비한 힘이 필요하니?”
“신비한 힘? 내게? 물론이야, 응!”
“그렇다면 최대한 몸을 낮게 웅크렸다가 있는 힘을 다해서 높이 뛰어보렴.”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그 목소리대로 최대한 몸을 낮게 웅크렸다가 있는 힘을 다해 힘껏 높이 뛰어오르는 동작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바람이 그의 몸을 붙잡고 높이, 아주 높이 저 하늘로 들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20. 독수리의 눈으로
“두려워하지 마.”
낯익은 목소리가 말했습니다.
“바람에 몸을 맡기렴. 바람이 너를 받쳐 줄 거야. 걱정하지 말고 믿어!”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그의 말대로 바람에 몸을 맡겼습니다. 그가 눈을 감고 온 몸의 힘을 빼자, 바람이 그의 몸을 받쳐주었습니다. 바람, 위대한 영혼의 숨결이 그를 점점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한참 후에야 눈을 떠보았습니다. 사방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고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모든 것이 더욱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그는 이제 독수리의 눈처럼 더 먼 곳까지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물을 넘어, 그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몇 천 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진 곳까지의 모든 것을, 영혼의 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는 땅 아래를 내려다보며 여러 친구들을 발견했습니다. 아름답고 신비한 호수 위에 앉아 있는 개구리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난 이제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되었어.”
그러자 저 아래 신비한 호수가에서 개구리가 외쳤습니다.
“넌 더 이상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가 아니야. 넌 이제 독수리야! 독수리.”
개구리가 목청껏 외쳤습니다.
“넌 특별한 여행을 통해 새롭게 눈을 뜬 거야! 세상을 보는 눈 말이야!”
― 출처 :『제레미 이야기』(메리 엘리자베스 말로우 지음, 박슬라 옮김, 스테디북 펴냄, 서기 2008년)
'우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 이야기 - (4)편 (0) | 2013.04.18 |
---|---|
▩높이 뛰어오르는 생쥐 제레미 이야기 - (5)편 (0) | 2013.04.18 |
▩끝내 명성만은 버릴 수 없는 것일까 (0) | 2013.01.17 |
▩기념품 (0) | 2012.11.28 |
▩쓸모없는 소년과 독실한 신앙인 여든 명 (0) | 2012.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