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군이 수도승(아마도 수피Sufi - 인용자)에게 물었다.
“어떤 방식으로 (신께) 비는 게 가장 좋겠소?”
수도승이 대답했다.
"빌고 싶을 때마다 주무십시오.“
- 출처 :『동냥그릇』(박상준 엮음, 장원 펴냄, 서기 1991년)
* 엮은이의 말 :
폭력적인 사람의 기도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떨게 한다. 기도란 것이 대체로 엄숙한 것이라고 할 때, 엄숙한 상태에서 나오는 것만큼 지독한 폭력은 없기 때문이다. 폭력만큼 기도발을 잘 받는 것도 없다.
* 인용자(잉걸)의 말 :
수도승이 저렇게 대답한 까닭은, 폭군이 신(神)에게 빌 경우 대개 나쁜(!) 것을 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폭군이 뭐라고 빌지 생각해 보라. 그는 자기가 사치스러운 삶을 계속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빌 것이며, 씨알(백성)들을 계속 쥐어짜고 짓누르고 부려먹게 해 달라고 빌 것이며, 고문과 침략전쟁과 대량학살을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빌 것이며, 노름이나 바람을 피우는 일이나 아랫사람들을 괴롭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빌 것이다.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폭군이 신에게 비느니 차라리 잠이나 자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