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의사는 공동묘지를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숙이곤 했다. 한 남자가 그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여기에 묻힌 사람 중 몇 명은 내가 치료해 주거나 준 약 때문에 죽었어요. 그들에게 너무 부끄러워서 그렇답니다.”
남자는 의사의 말을 듣고 조용히 말했다.
“나쁜 일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당신은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군요!”
- ※출처 : 생각하는 크레파스 85번 -『재미있는 이야기들』(‘마지드 샤휘이’ 글 / ‘메흐디 아흐마디’ 그림 / ‘김영연’ 옮김, ‘큰나’ 펴냄, 서기 2009년)
- 마지드 샤휘이 (Majid Shafiee) : 이란 사람. 서기 1971년 테헤란(이란의 수도)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박물관 경영학을 배웠고, 수많은 어린이 책을 썼다.
- 메흐디 아흐마디 (Mehdi Ahmadi) : 이란 사람. 서기 1978년 테헤란에서 태어났다. 테헤란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 김영연 : 비교문학 박사이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영어대학 이란어과 교수. 이란 인문학연구원 객원 연구원과 타르비야테 모다레스대학원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이란어(語)와 관련된 많은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