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개구쟁이 페드로

개마두리 2015. 8. 16. 21:56

 

푸에르토리코에 페드로라고 하는 게으른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페드로는 일은 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다가, 심심하면 못된 장난을 치고는 했습니다. 페드로에게 골탕을 먹은 사람은 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페드로는 정말 못 말리는 개구쟁이였습니다.

 

어느 날 왕이 직접 페드로에게 엄한 주의를 주었습니다.

 

만약 한 번만 더 못된 장난을 하다가 걸리면 그 때는 네 목을 벨 것이다. 알겠느냐?”

 

하지만 페드로의 장난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페드로는 신부님들에게 골탕을 먹이다가 붙잡혔습니다. 페드로는 왕 앞에 불리어 갔습니다.

 

너는 과인이 하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못된 장난을 일삼는구나. 전에 말했던 대로 네게 벌을 내리겠다.”

 

왕은 병사들에게 페드로를 자루 속에 넣어 절벽 위에서 바다로 던져 버리라고 명령했습니다. 병사들은 페드로를 자루 속에 집어넣고 단단히 묶었습니다. 그리고 번갈아 자루를 들쳐 메고는 바닷가 산 위로 올라갔습니다.

 

병사님들, 저는 지금 죄를 뉘우쳤습니다. 그러니 죄를 용서받을 수 있도록 신부님을 불러다 주세요. 제발 그 때까지만 저를 바다에 던지지 말아 주세요.”

 

좋다. 마지막 소원이니 들어 주겠다. 내일 신부님을 모시고 오겠다.”

 

병사들은 이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에 자루를 내려놓고 산을 내려갔습니다.

 

병사들이 떠나고 얼마쯤 지나자, 염소와 양들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근처에 양치기가 지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루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하고 궁리하던 페드로에게 순간 좋은 꾀가 생각났습니다. 페드로는 울면서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싫어, 싫어! 난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페드로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양치기가 다가왔습니다.

 

무슨 일이오? 난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라고 소리치는 거지요?”

 

페드로는, 자기가 공주와 결혼하지 않으려고 하자, 그 벌로 왕이 자기를 자루에 넣어 버렸다고 대답했습니다. 양치기는 만약 자기라면 공주와 결혼을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자루 속에서 페드로는 빙긋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자루에서 꺼내 주신다면, 제가 선생님을 자루 속에 넣고 묶어 드릴게요. 그러면 선생님은 공주와 결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양치기는 얼씨구나 하고 페드로를 자루에서 꺼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른 자루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루에서 나온 페드로는 싱글벙글하면서 자루를 꽁꽁 묶은 다음, 양과 염소떼를 몰고 근처 숲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병사들이 신부님을 모시고 산을 올라왔습니다.

 

신부님을 모시고 왔다. , 이제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 보아라.”

 

양치기는 신부님이 자기를 공주와 결혼시키러 온 줄로만 알고 신나게 소리쳤습니다.

 

좋아요, 좋아요! 난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어요!”

 

이 말을 들은 병사들과 신부님은 페드로가 미쳐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부님은 페드로의 명복을 빌고는 서둘러 산을 내려갔습니다. 그러자 병사들이 자루를 들어 바다로 던졌습니다.

 

며칠 뒤, 페드로는 양과 염소 떼를 몰고 성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고 있던 페드로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병사들은 페드로를 붙잡아 왕 앞에 데려갔습니다.

 

왕은 페드로에게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페드로는 빙글거리면서, 왕이 자기를 바다에 던진 것에 감사하려고 바다 밑에서 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바다 밑에는 많은 금은보화와 가축 떼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욕심 많은 왕은 페드로의 말에 귀가 솔깃했습니다. 그래서 왕은 자기를 자루에 넣어 바다에 던지라고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물론 병사들은 왕의 명령을 충실히 따랐습니다.

 

바다 속으로 들어간 왕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 푸에르토리코의 옛날이야기

 

* 푸에르토리코 : 라틴아메리카에 속하는 섬. 더 정확히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동쪽에 있다. (그러니까 미국의 남쪽에 쿠바가 있고, 쿠바의 동쪽에 아이티가, 아이티의 동쪽에 도미니카가, 도미니카의 동쪽에 푸에르토리코가 있다) 비록 미국이 지배하고 있지만, 외교권과 국방을 뺀 나머지 권리는 철저하게 미국정부로부터 독립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 출처 :웅진메르헨월드 20 - 죽은 사람은 누구(정하섭 엮음, 웅진출판주식회사 펴냄, 서기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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