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칼릴 지브란의 말들 2

개마두리 2017. 3. 10. 20:50

- 아득한 옛날에 (폭발해서 - 인용자) 없어져버린 별들의 빛이 아직도 우리들에게 다다른다. 여러 세기 전에 죽었지만 그들의 인격으로부터 발산되는 광채가 아직도 우리들에게 전해지는 위대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 걸인의 사랑을 받게 된 사람이야말로 임금 중의 임금이다.


- 사람들에게 품는 그대의 자신감, 그들에게 품는 그대의 의심은 그대 자신에게 품는 자신감과 의심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다.


- 힘과 아량은 동반 관계다.


- 가난은 생각 속에 몸을 숨긴 다음에 돈지갑 앞에 머리를 숙이고 꿇어 엎드린다.


- 철학이 하는 일은 두 지점 사이의 가장 짧은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 섬세한 감정을 지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대가 그들보다 먼저 그들의 감정을 해치지 못하도록 서둘러 그대의 감정을 해친다.


- 모욕이 담긴 선물과 존경심의 표현인 선물을 구분하라.


-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이견(異見. 다른 의견 - 인용자)을 밝히는 사람에 대해서 더 많은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 우리들은 마치 밤낮으로 삶이라는 바다로부터 바닷가로 올라오는 것이라고는 그것들이 전부인 것처럼, 아직도 여전히 바다의 조가비들을 살펴보느라고 바쁘다.


- 삶을 속여 넘기려고 그늘에서 살아보려 요령을 피우는 나무는 그것을 옮겨 양달에다 다시 심으면 시들어 버린다.


- ‘서양의 정신’은 우리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면 동무가 되지만 만일 우리들이 그것에게 종속된다면 그것은 우리들의 적이 되며, 우리들이 그것에게 마음을 열어주면 동무가 되고 그것에게 우리들의 마음을 굴복시키면 적이 되며, 우리들에게 어울리는 바를 취한다면 동무가 되지만 그것에 알맞게끔 이용을 당하도록 우리들 자신을 그냥 내버려 두면 적이 된다.


- 도공은 찰흙으로부터 포도주 항아리를 빚어낼 수가 있지만, 모래와 자갈을 가지고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 삶이라는 왕좌(王座) 앞에 섰다가, 그 손바닥에 이마에 흐르는 땀 한 방울이나 마음의 피 한 방울도 남겨놓지 못하고 떠나는 사람에게는 통곡과 탄식만이 어울릴 것이다.


- 우리들은 배가 고프기 때문에 자선이라는 빵을 받아먹는데, 그 빵은 우리들을 살려놓은 다음에 칼로 베어 죽인다.


- 꽃을 한 송이 심고 밭 하나를 통째로 뿌리를 뽑아 버리는 사랑, 하루 동안 우리들을 되살려 놓았다가는 영원히 정신을 잃게 만드는 사랑이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


- 언어를 살려놓는 수단은 시인의 심성과, 그의 입술과, 그의 손가락들 사이에 있다. 시인이란 창조적인 힘과 사람들 사이를 잇는 중계자다. 그는 영혼의 세계에 관한 소식을 연구의 세계로 전달하는 전보다. 시인은 그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따라가는 언어의 아버지요 어머니다. 그가 죽으면 언어는 뒤에 남아 그의 무덤 위에 몸을 던지고는 다른 어떤 시인이 와서 일으켜 세워 줄 때까지 슬피 흐느껴 운다.


- 삶의 폭풍 때문에 떠는 사람들의 떨림은 그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들은 태어난 그날부터 죽어있는 셈이며, 그들은 땅에 묻히지 않은 채로 누워 있고, 그래서 그들의 몸뚱어리로부터 썩은 냄새가 풍겨나온다.


- 죽은 이는 태풍 앞에서 벌벌 떨지만, 살아있는 이는 그 태풍과 더불어 함께 걷는다.


- 자신을 섬기는 자들은 썩은 고기덩이를 섬기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 인간은 두려움 속에서 태어나 비겁한 자로서 살아가기 때문에, 태풍이 닥쳐온다는 것을 알면 땅의 틈바구니 속으로 몸을 숨긴다.


- 믿음과 실천은 다른 얘기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처럼 얘기하지만 그들의 삶은 늪처럼 머물러 있고 막혀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산꼭대기 위로 머리를 치켜들면서도 그들의 넋은 캄캄한 동굴의 벽에 달라붙어 있다.


- 기도는 무수한 넋들의 통곡 속에 엉켜 있을 때까지도 신의 왕좌를 향해서 나아가는 마음의 노래다.


-『아홉가지 슬픔에 관한 명상』(칼릴 지브란 지음, 안정효 옮김, 소담출판사 펴냄, 서기 1991년) → 원제『칼릴 지브란의 잠언집(Spiritual Saying of Kahlil Gibran)』에서 퍼옴


(71쪽부터 84쪽까지 옮겨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