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스르 장편(掌篇)소설 모음인 『 쉰다섯 개의 거울 』 에 나오는 명대사와 명문장들

개마두리 2023. 9. 20. 23:16

장편(掌篇) : 아주 짧은 작품.

 

이 세상에 있는 책으로 지구 표면을 덮어 본다면, 아마 두 번은 넘게 덮을 수 있을 걸세.”

 

하지만, 새 사상을 담은 책을 모아 본다면, 아마 골목 하나도 제대로 덮질 못할 거야!”

 

- 145

 

우리 국민은 전설에 나오는 짐승 같지요. 단 며칠만 깨어 있고는, 몇 세대 동안 잠을 잔다는 그 짐승 말예요.”

 

- 146

 

윤리란, 다름 아닌 사회 관계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사회를 바꾸어야 합니다.”

 

- 147

 

온 나라는 왕을 따르는 소수와, 왕에게 적의를 터뜨리려는 다수로 쪼개어졌다.

 

- 149

 

이 무렵,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존엄성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무고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붉게 충혈된 두 눈으로 주위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희극을 바라보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조차 부패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지진과 분출하는 활화산의 시대, 모든 계층이 순교자가 되어 버린 시대,

 

- 149

 

“<독립과  헌법 을 주장하면서 떠들어대기만 하는 사람>이 해변 도로를 건설하며 피를 흘리게 하는 사람보단 낫습니다.”

 

- 150

 

그는 참으로 보기 드문 지성인이었습니다. 우리가 소르본 대학에 있었을 때, 우린 그의 총명함에 놀라곤 했지요.”

 

총명하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 154

 

저는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요.”

 

그 정도로 예술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예술과 인생이죠!”

 

- 165

 

인생이란, 한번 잘못되면 얼마나 혐오스러운 것인가!”

 

- 168

 

나는 들었다! (사람들이 옮긴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목구멍으로 토해 내던 외침을.

 

조국이여, 영원하라!”

 

- 174

 

홀로 앉아서 그는 바라본다. 행운을 자랑하는,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싣고서 질주하는 승용차들을 ……. 차에 탄 그들은 희생이라든가 (그 밖의 옮긴이) 고귀한 가치들로 여겨지는 인생의 불에는 단 한 번도 데어 보지 않았을 것이다.

 

- 177

 

젊은 발랄 박사(소설 속에 나오는, 미스르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하려고 하는 남성 옮긴이)는 조소하듯 어깨를 으쓱 움직여 보였다. 그의 그러한 모습에서 나는, 우리 세대에서 그토록 무거운 짐이 되었던, 이제는 낡아 버린 <애국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옮긴이)>이란 신념을 그는, 완전히 새로운 처지를 대변하는 사람의 태도로 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182

 

사실 전,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세계를 통제하는 과학 기구를 창설하겠다는 꿈을 꿔요.”

 

그렇다면 자네, 그것이 지니는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과학은 가치완 별개라네. 가치의 필요는 과학이 주는 진리에 대한 필요만큼이나 중요한 것이야.”

 

- 182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인간 정신이 이룩해 놓은 고귀한 성취를 인간을 노예화하는 데 쓰고, 인위적이면서도 어리석기 짝이 없는 분쟁의 수단으로 써먹는 세력들이 모조리 근절되는 것만이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뿐인 길이라고 …….

 

- 183

 

우리는 오랜 과거부터 내려온 두꺼운 인습의 층들과 싸워 왔다. 한 층이 사라질 때마다, 그 밑에는 그것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과 노력을 요구하는 뿌리 깊은 또 하나의 층이 나타나곤 하였다. 단지 4분세기(‘사반세기의 다듬은 말. 1세기의 4분의 1, 그러니까 스물다섯 해를 일컫는 말이다 옮긴이) 동안에, 우리는 5 ~ 6세기라는 두꺼운 층들을 없애야만 했었다.

 

- 189

 

인간의 기만에는 한도 끝도 없지.”

 

- 194

 

인생에 나타나는 거짓은 마치 물거품과 같은 거지. 인간 내면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걸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자신은 끝까지 볼 수 없는 것이지. 인간 내면을 참되지 못하게 하는 건 바로 그 비밀스런 허위라네.”

 

나는 원래 사람들을 보잘 것 없는 불량배들이라고 생각한다네. ‘이렇듯 불량배들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열한 친구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공공의 이익과 인류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느냐?’ 하는 새로운 윤리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지.”

 

어려움 속에서 굴욕을 겪으면서도, 카라반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법일세.”

 

- 195

 

우리 딸은 부자예요. (그러니 옮긴이) 댁의 아드님에게 졸업장이나 직업 따윈 필요없어요.”

 

하지만 교육은 꼭 받아야만 하고, 일자리도 필요한 것이지요.”

 

- 207

 

나는 사람들이 윤리 의식이라곤 조금도 없는 악한(惡漢. 악인/악당 옮긴이)들이라고 믿게 되었다네. 그들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러한 인정을 전제로 그들과의 공동 생활을 영위하는 게 좋을 거야.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악한들의 사회에서 선한 대중과 인류의 행복을 어떻게 보장하느냐가 새로운 윤리 문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

 

- 214

 

근거 없이 가능성을 가정해 본다는 건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

 

- 218

 

당신은 그를 잘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우정이 자랄 수 있단 말인가요?”

 

사랑은 우정보다 강한 거예요.”

 

- 219

 

옛날에는 영국만이 우리의 적이었어(미스르는 근대에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옮긴이).”

 

왕 역시 그래(미스르는 서기 1950년대까지는 군주가 있었다 옮긴이).”

 

그 둘은 같은 거나 다름없어.”

 

동감이야.”

 

여기 새로운 적이 광장을 향해서 오고 있어.”

 

- 222 ~ 223

 

왕궁과 소수당을 근절시키고, 영국과 대항하는 것 말고는 우리에게 다른 탈출구는 없다네.”

 

- 223

 

우리는 계엄 상태로 치닫고 있어. () 말고는 아무도 그 정도를 알 수 없는 …….”

 

- 225

 

난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지만, 특히, ‘믿음이 강하다.’고 하는 사람은 더욱 의심하게 되지!”

 

그렇지만, 신앙이 깊은 모든 사람들이 다 위선자는 아닐세!”

 

- 228 ~ 229

 

불신을 뱃속에다 숨기고 믿음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은 위선이야.”

 

- 229

 

자넨 암시장 일에 손대는 것이 종교를 믿는 마음과 상반된다고 생각지 않나?”

 

현세에는 현세의 길이, 내세에는 내세의 길이 따로 있는 법이지.”

 

그렇지만 신께서는 (암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는 장사꾼들 때문에 옮긴이) 가난한 사람들이 굶게 되는 것을 기뻐하실 리가 없지 않나?”

 

- 229

 

장사꾼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게 분명해!”

 

“<남 부끄럽지 않은 인간>은 없어 …….”

 

그렇다면, 도대체 종교의 기능은 무엇이란 말이야?”

 

도덕은 우리를 늘 실패로 몰고 가는데, 그런데도 우린 왜 도덕에 집착해야 하는 걸까?”

 

그 문제는 몇 해 동안이나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 230 ~ 231

 

어떤 경우든, 인간이 정글에서 달까지 이뤄 놓은 여정을 무시할 순 없어.”

 

- 231

 

너무 이상’, ‘이상하다가는 모든 게 혐오스러워서 못 살아!”

 

- 231

 

도대체 나라 꼴이 어떻게 되어 가는 판국이야?”

 

왕은 미쳤고,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있어 …….”

 

- 235

 

많은 사람은 내게 영화관이 요즘(서기 1950년대 옮긴이) 왜 그렇게 흥행하는지를 묻곤 하지. 자네, 그 비결이 뭔 줄 아나? 그건 바로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 속마음이나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연기를 하며 남들을 속이는 옮긴이) 배우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지 …….”

 

- 239

 

절망이 기적을 가져올 수도 있는 거야!”

 

- 247

 

역사는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지. 그것은 전쟁이나 승리보다도 더 강한 법이야.”

 

- 248

 

우리가 무너뜨리려고 했던 왕은 사라졌지만, 대신 그 자리를 수많은 다른 왕들이 와서 차지해 버렸어!”

 

- 249

 

대중적 기반이 없이 이 나라가 어찌 버텨 나가겠나?”

 

- 249

 

도대체 그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집행할 때 누구한테 기대려는 거야? 단지 공무원들만 남았군. ‘지푸라기를 기초 삼아 뼈대를 세우겠다.’는 꼴이 되고 말걸 …….”

 

- 249

 

자유가 없다면,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어. 광신자가 되지는 말게!”

 

- 250

 

우리는 (정신/마음/넋이 옮긴이) 죽었어 ……. 죽었단 말이야! 언제나 우리가 다시 깨어날까?”

 

- 250

 

부자들과 가난뱅이들 사이에, 기회는 동등치가 않아!”

 

- 255

 

그가 자신을 독립된 개체로서가 아니라, ‘인류라는 살아 움직이는 몸 속에서, 단지 서로 돕는 존재 양식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세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게 될 때까지는, 자신이 가진 인간의 잠재 능력을 결코 짜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 258

 

리더쉽(Leadership. 통솔력 옮긴이)은 힘 하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고, 사랑에도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어야만 했다.

 

- 263

 

지금까지 우리의 생()은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았을까요?”

 

- 286

 

얼마나 남의 불행을 즐기며, 조롱하고, 사기치며, 농담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가? 패전 때문에 아무도 미치거나 자살하지도 않았으며, 혈전증이나 심장 마비로 쓰러지는 사람도 없었어. 난 미치거나 죽어 버릴 지도 몰라!!”

 

- 286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그는 차츰 정신을 되찾기 시작했고, 그 패배를 우리 자신을 재진단해 볼 수 있는 쓰디쓴 경험으로 여기게 되었다.

 

- 286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잃고 땅을 되찾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286

 

자네들은 여가 시간에 책을 읽지 않나?”

 

우린 영화나 방송, 텔레비전을 주로 더 즐기죠. 단지 몇몇 소수만이 책을 읽어요.”

 

그들은 고전도 읽는가?”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데요.”

 

문과대 학생이면서, 우리의 고전을 읽지 않는다구?”

 

그 언어가 어렵구요, 얻는 바가 지극히 미미하죠. 우리 시대완 단절돼 있구요.”

 

- 293

 

우리 인생은 결국 따져 보면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나중에 옮긴이) 그 나날들을 경멸스럽게 회상한다는 건 싫어!”

 

- 299

 

그는 좋은 음식에 취해 있어.”

 

탐닉과 능력은 별개죠.”

 

- 300

 

사실은 사실이고, 속임수는 속임수야. 정직한 이를 등용하고, 썩은 사람들은 감옥에나 X 넣는 게 정말 제대로 된 이치겠지.”

 

- 306

 

미덕들이 여전히 미덕으로만 남아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그것들이 낡아 빠진 격식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 308

 

그는 정말 순수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세균들로 들끓는 늪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진실을 주장할 때 드러내는 매정한 태도는 가끔씩 그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정한 인간으로 몰고 가곤 했다. 그래서 종종 그의 정직성은 아무런 이유(까닭 옮긴이)도 없는 심술로만 여겨졌고, 이런 까닭에 사람들은 그를 경원(敬遠. 겉으로는 받드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꺼리어 멀리함[] : 옮긴이)하다 못해 증오하기까지 했다.

 

- 308

 

지식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지.”

 

- 309

 

우린 무(. [아무것도] 없음 옮긴이)로부터 시작해야만 해!”

 

무로부터?”

 

(0)에서 시작하지 않고는 이런 고뇌와 맞설 수 없어.”

 

- 311

 

수개월 전부터 민중이 항거하고, 무수한 희생자들은 헛되이 쓰러져 가고 있지 않나?”

 

그것은 피에 주린 폭군 때문이야!”

 

민중의 적극적인 항거가 우리(소설 속에 나오는 미스르 대학생/지식인들 옮긴이)마히르 압드 알 카림박사(소설 속에 나오는 미스르인 학자 옮긴이) 댁의 모임에서 듣는 냉랭한 이성적 토론보다야 훨씬 낫지 …….”

 

- 312

 

당신들은 너무나도 서구 문학에 압도당해 왔어. 마치 그게 전부인 양 말야.”

 

- 314

 

우리 말이 적절히 구성되지 않은 채 그대로 인쇄되어선 안 되지.”

 

- 315

 

우린 (겉모습은 사람인 옮긴이) 맹수들로 들끓는 숲 속에 살고 있어. 어쩌면 그들은 맹수들보다도 더 비열하고 더 더러운지도 모르지.”

 

- 318

 

사랑은 이성적인 게 아니잖아?”

 

- 340

 

사람은 사람의 편이야!”

 

- 341

 

일자리라는 것은 연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요구일 수밖에 없었다.

 

- 344

 

생활은 진지해야만 하네. 그렇지 않으면 (그 삶을 사는 사람은 옮긴이) 악마에게로 가 버릴 거야!”

 

- 355

 

현 상황에서 조국을 위한 최선의 역사적 운동은 혁명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신념들을 귀중히 여겨야만 하며,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지지해야만 합니다!”

 

- 357

 

어느 날이 될지는 모르지만, 글 쓰는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태도만이 신념을 대하는(마주하는 옮긴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까 걱정이야.”

 

- 359

 

그는 패전을 분석한 유명한 논설을 썼는데, 거기서 패전은 교훈이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비판의 위협에 굴복하고 마는 것, 자신을 경멸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 또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하여 경고하였으며,

 

- 359

 

몇 해를 지내고 나서, 그는 패배로부터 우리는 시작한다 라는 훌륭한 책을 쓰는 데에 몰두하였다. 그 책은 잘못되어진 삶의 잔재들을 털어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향할 수 있도록 되어진 새 생()을 위한 대헌장이었다.

 

- 359

 

존경 없이는 우정도 없지요.”

 

- 362

 

당신은 지금까진 예술에 대해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었소.”

 

기회가 없었죠.”

 

예술에 대한 관심은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고, 또 갑자기 나타나는 것 역시 아니오.”

 

- 384

 

(남의 사정은 옮긴이) 눈으로야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을 옮긴이) 손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요!”

 

- 387

 

우리는 두 적에게 포위되었어. 외부의 적, 그리고 우리 내부의 적에게 말일세.”

 

- 391

 

혁명은 역사적이고도 전설적이며, 한 순간에 우리들의 마음과 희망에 충격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었다.

 

- 392

 

우리의 목표는 그것이 개인이든 아니면 계급이든, 빈곤이든 아니면 질병이든 간에 국민을 노예화하던 것으로부터 국민을 해방시키는 것, 그리하여 태양 아래, 우리 국민에게 어울리는 자리에 놓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목표라네.”

 

- 393

 

한 계급의 자리를 노리는 것은, 바로 또 다른 한 계급이군.”

 

- 394

 

우리가 살아온 이 모든 영광스런 역사가 수포(水泡. 물거품. ‘헛된 결과라는 뜻도 있다 옮긴이)로 돌아가는 것인가?”

 

- 395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 상실 가운데서 어떤 희망을 찾고, 패배를 하나의 교훈과 경고로 바꾸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였다.

 

- 395

 

그는 현실이라는 단단한 땅에 주의를 집중하고, 몇 방울의 희망을 뽑아내기 위해 손톱으로 (옮긴이) 땅을 팠다.

 

- 395

 

종교의 실질적 위대함은, 당신이 종교 의식을 (형식/절차로 드러나는 옮긴이) 종교로써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삼게 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나타나 지는 것이오!”

 

- 398

 

우리들의 삶에는 많은 모순이 없을 수 없지요 …….”

 

요는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요.”

 

- 398

 

나는 혁명에 충성하고 있소. 그러나 혁명을 믿지는 않소. 아니, 전적으로 믿진 않는다는 이야기요.”

 

- 399

 

그 사람이 지나치게 곧기만 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내쫓는다는 말인가?”

 

“<사람이 지나치게 곧다고 해서 직책에서 해고당하는 일이, 굽히기 때문에 그 자리로부터 쫓겨나는 일 보다도 더 많다>는 얘길세!”

 

- 400

 

나는 뭇사람들의 감정공동 이익이란 두 가지 모두에 관심을 기울일 수가 없습니다.”

 

- 400

 

우리 세대 때의 기회주의가 신선한 지금 세대에도 침투한 걸까?”

 

요즘 유혹은 우리 시대보다 더욱 강하고, 격렬하거든 …….”

 

- 405

 

일부 계층의 프랑스인들(서기 1931년에 살았던 프랑스 시민들 옮긴이)은 우리 국민(서기 1930년대의 미스르 사람들 옮긴이)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멸시합니다.”

 

그건 옳지 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인간이 얼마나 문명화하느냐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많은 재물을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사고방식과 마음 씀씀이가 어떠하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 408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파티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투쟁하면서 (동시에 옮긴이) 파티를 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통해서, 우리가 모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군요.”

 

- 413

 

그렇다. 미래.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대처하여야만 하는가? 비관적인 물결들은 도처(到處. 여러 곳 옮긴이)에서 팽배하고 있으며, 노인들 사이에선 비관론이 마법의 멜로디처럼 자주 나타난다.

 

- 413

 

이 세상에서 여러분이 바랐던 것들이 무엇이었는가를 얘기해 보십시오. 비관론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삶 그 자체는 인류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약 옮긴이)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수는 계속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인간의 세상에 대한 지배 역시 이렇게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지요 …….”

 

- 414

 

(장편소설[掌篇小說]의 주인공이자, 미스르인 청년이었던 마흐무드 다르위쉬[걱정이 되어서 덧붙이는 말인데, 이 사람은 필리스틴의 위대한 시인이자 시온주의에 맞서 싸운 사람이었던 마흐무드 다르위시와는 이름만 같을 뿐, 태어난 곳도, 살았던 기간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옮긴이)

 

우리(이 소설의 화자를 비롯한, 미스르의 젊은이들 옮긴이)가 때때로 정치 문제를 놓고 떠들어 댈 때면, 마치 넋이 나간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처럼 우리 얘기를 듣고 있었다. 한번은 그가 이렇게 물어 왔다.

 

너희들, 그러고도 공부할 시간이 있니?”

 

눈이 휘둥그레진 우리 중(가운데 옮긴이) 하나가 그에게 대답했다.

 

넌 영국이 점령해 버린 나라(서기 1920~30년대의 미스르 옮긴이)가 마치 네 나라가 아닌 것처럼 말하는구나! 그럼 왕(영국의 꼭두각시였던 당시 미스르의 왕 옮긴이)이 학대하고 있는 건 네 나라 국민이 아니겠구나!”

 

- 415 ~ 416

 

속임수란 게 얼마나 혐오스러운지, 그건 살인보다도 더 나쁜 거예요.”

 

- 422

 

매일매일 과학을 통해 우리 문명은 믿기지 않을 만큼 승리를 얻게 되었고, 인간은 그 세계를 쉽게 지배할 수 있게끔 되었지. 하지만 자네가 세상을 얻고도 자네 자신을 잃는다면 (그게 다 옮긴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 426

 

진리의 소리가 기계 소리 가운데서 얼마나 연약하고 미미한가. 하지만 오늘날 인간에겐 탈출구가 절실하기만 하다네 …….”

 

- 427

 

자유가 없는 삶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희생이 없이는 자유도 없는 것입니다.”

 

- 428

 

모든 것은 젊은 때늙은 때가 있기 마련 아닌가? 그것이 인생의 법칙 중 하나가 아닐까?”

 

- 431

 

그는 올바른 학도(學徒. 학생/학문을 닦는 사람 옮긴이)에 대한 정의를 우리에게 말해 주었다.

 

그것은 학문을 성취하고, 압제에 저항하는 사람이야.”

 

- 434

 

투쟁은 투쟁이야. 하지만 우리의 적들은 숫자로 볼 때 증가했어. 그러니 우리는 더욱더 투쟁해야만 해.”

 

- 434

 

학문은 여러분에게 질서를 요구합니다. 조국은 또 투쟁을 요구합니다. 제군(諸君. 여러분. 손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옮긴이)은 단지 양심밖에는 갖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양심으로 돌아가 (‘질서를 지킬지, 아니면 불의에 맞서 싸우며 투쟁할지 옮긴이) 각기 자기 의사대로 선택하기를(고르기를 옮긴이) 바랄 뿐입니다.”

 

- 434

 

당황의 노예로 내버려 두지 마세요.”

 

- 439

 

속담은 때로 영원한 진실이 담겨 있지요.”

 

- 440

 

제게는 행복을 잘 소화해 내지 못하는 소화 불량이 있어요. 하지만 제 영혼은 목마르고요.”

 

- 441

 

- 이상 도적과 개들 (‘나집 마흐프즈지음, ‘송경숙옮김, ‘도서출판 벽호펴냄, 서기 1998) 단행본에 들어간 장편(掌篇)소설 모음인 쉰다섯 개의 거울 에서 인용(옮김[‘번역’]이 어색하거나, 오늘날의 문법/어법/맞춤법과 맞지 않거나, 순수한 배달말로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은 손질했으나, 글의 내용 자체를 바꾸지는 않았음을 밝힌다 : 개마두리)

 

- 단기 4356년 음력 86일에, 미스르 근대사/현대사를 알 수 있는 미스르 소설들에서 뽑아낸 말과 문장들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쁜(그리고 한국의 학교와 한국 사회가 외국 문학하면 서양 문학이나 왜국[倭國] 문학만 떠올리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여기며, 그 현실을 바꾸는 일에 한몫한다고 여기는) 개마두리가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