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掌篇) : 아주 짧은 작품.
“이 세상에 있는 책으로 지구 표면을 덮어 본다면, 아마 두 번은 넘게 덮을 수 있을 걸세.”
“하지만, 새 사상을 담은 책을 모아 본다면, 아마 골목 하나도 제대로 덮질 못할 거야!”
- 145쪽
“우리 국민은 전설에 나오는 짐승 같지요. 단 며칠만 깨어 있고는, 몇 세대 동안 잠을 잔다는 그 짐승 말예요.”
- 146쪽
“윤리란, 다름 아닌 사회 관계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사회를 바꾸어야 합니다.”
- 147쪽
온 나라는 왕을 따르는 소수와, 왕에게 적의를 터뜨리려는 다수로 쪼개어졌다.
- 149쪽
이 무렵,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존엄성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무고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붉게 충혈된 두 눈으로 주위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희극을 바라보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조차 부패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지진과 분출하는 활화산의 시대, 모든 계층이 순교자가 되어 버린 시대,
- 149쪽
“<독립과 『 헌법 』 을 주장하면서 떠들어대기만 하는 사람>이 해변 도로를 건설하며 피를 흘리게 하는 사람보단 낫습니다.”
- 150쪽
“그는 참으로 보기 드문 지성인이었습니다. 우리가 소르본 대학에 있었을 때, 우린 그의 총명함에 놀라곤 했지요.”
“총명하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 154쪽
“저는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요.”
“그 정도로 예술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예술과 인생이죠!”
- 165쪽
“인생이란, 한번 잘못되면 얼마나 혐오스러운 것인가!”
- 168쪽
나는 들었다! (사람들이 – 옮긴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목구멍으로 토해 내던 외침을.
“조국이여, 영원하라!”
- 174쪽
홀로 앉아서 그는 바라본다. 행운을 자랑하는,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싣고서 질주하는 승용차들을 ……. 차에 탄 그들은 ‘희생’이라든가 (그 밖의 – 옮긴이) 고귀한 가치들로 여겨지는 ‘인생의 불’에는 단 한 번도 데어 보지 않았을 것이다.
- 177쪽
젊은 발랄 박사(소설 속에 나오는, 미스르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하려고 하는 남성 – 옮긴이)는 조소하듯 어깨를 으쓱 움직여 보였다. 그의 그러한 모습에서 나는, 우리 세대에서 그토록 무거운 짐이 되었던, 이제는 낡아 버린 <애국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 옮긴이)>이란 신념을 그는, 완전히 새로운 처지를 대변하는 사람의 태도로 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182쪽
“사실 전,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세계를 통제하는 과학 기구를 창설하겠다는 꿈을 꿔요.”
“그렇다면 자네, 그것이 지니는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과학은 가치완 별개라네. 가치의 필요는 과학이 주는 진리에 대한 필요만큼이나 중요한 것이야.”
- 182쪽
결국,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인간 정신이 이룩해 놓은 고귀한 성취를 인간을 노예화하는 데 쓰고, 인위적이면서도 어리석기 짝이 없는 분쟁의 수단으로 써먹는 세력들이 모조리 근절되는 것만이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뿐인 길이라고 …….
- 183쪽
우리는 오랜 과거부터 내려온 두꺼운 인습의 층들과 싸워 왔다. 한 층이 사라질 때마다, 그 밑에는 – 그것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통과 노력을 요구하는 – 뿌리 깊은 또 하나의 층이 나타나곤 하였다. 단지 4분세기(‘사반세기’의 다듬은 말. 1세기의 4분의 1, 그러니까 스물다섯 해를 일컫는 말이다 – 옮긴이) 동안에, 우리는 5 ~ 6세기라는 두꺼운 층들을 없애야만 했었다.
- 189쪽
“인간의 기만에는 한도 끝도 없지.”
- 194쪽
“인생에 나타나는 거짓은 마치 물거품과 같은 거지. 인간 내면에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걸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자신은 끝까지 볼 수 없는 것이지. 인간 내면을 참되지 못하게 하는 건 바로 그 비밀스런 허위라네.”
“나는 원래 사람들을 ‘보잘 것 없는 불량배들’이라고 생각한다네. ‘이렇듯 불량배들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비열한 친구들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공공의 이익과 인류의 행복을 지킬 수 있느냐?’ 하는 새로운 윤리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이지.”
“어려움 속에서 굴욕을 겪으면서도, 카라반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법일세.”
- 195쪽
“우리 딸은 부자예요. (그러니 – 옮긴이) 댁의 아드님에게 졸업장이나 직업 따윈 필요없어요.”
“하지만 교육은 꼭 받아야만 하고, 일자리도 필요한 것이지요.”
- 207쪽
“나는 사람들이 윤리 의식이라곤 조금도 없는 악한(惡漢. 악인/악당 – 옮긴이)들이라고 믿게 되었다네. 그들도 그것을 인정하고, 그러한 인정을 전제로 그들과의 공동 생활을 영위하는 게 좋을 거야.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악한들의 사회에서 선한 대중과 인류의 행복을 어떻게 보장하느냐가 새로운 윤리 문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
- 214쪽
“근거 없이 가능성을 가정해 본다는 건 아무런 소용도 없어요.”
- 218쪽
“당신은 그를 잘 몰라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우정이 자랄 수 있단 말인가요?”
“사랑은 우정보다 강한 거예요.”
- 219쪽
“옛날에는 영국만이 우리의 적이었어(미스르는 근대에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 옮긴이).”
“왕 역시 그래(미스르는 서기 1950년대까지는 군주가 있었다 – 옮긴이).”
“그 둘은 같은 거나 다름없어.”
“동감이야.”
“여기 새로운 적이 광장을 향해서 오고 있어.”
- 222 ~ 223쪽
“왕궁과 소수당을 근절시키고, 영국과 대항하는 것 말고는 우리에게 다른 ‘탈출구’는 없다네.”
- 223쪽
“우리는 계엄 상태로 치닫고 있어. 신(神) 말고는 아무도 그 정도를 알 수 없는 …….”
- 225쪽
“난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지만, 특히, ‘믿음이 강하다.’고 하는 사람은 더욱 의심하게 되지!”
“그렇지만, 신앙이 깊은 모든 사람들이 다 위선자는 아닐세!”
- 228 ~ 229쪽
“불신을 뱃속에다 숨기고 믿음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은 위선이야.”
- 229쪽
“자넨 암시장 일에 손대는 것이 종교를 믿는 마음과 상반된다고 생각지 않나?”
“현세에는 현세의 길이, 내세에는 내세의 길이 따로 있는 법이지.”
“그렇지만 신께서는 (암시장에서 폭리를 취하는 장사꾼들 때문에 – 옮긴이) 가난한 사람들이 굶게 되는 것을 기뻐하실 리가 없지 않나?”
- 229쪽
“장사꾼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게 분명해!”
“<남 부끄럽지 않은 인간>은 없어 …….”
“그렇다면, 도대체 종교의 기능은 무엇이란 말이야?”
“도덕은 우리를 늘 실패로 몰고 가는데, 그런데도 우린 왜 도덕에 집착해야 하는 걸까?”
그 문제는 몇 해 동안이나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 230 ~ 231쪽
“어떤 경우든, 인간이 정글에서 달까지 이뤄 놓은 여정을 무시할 순 없어.”
- 231쪽
“너무 ‘이상’, ‘이상’ 하다가는 모든 게 혐오스러워서 못 살아!”
- 231쪽
“도대체 나라 꼴이 어떻게 되어 가는 판국이야?”
“왕은 미쳤고,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있어 …….”
- 235쪽
“많은 사람은 내게 영화관이 요즘(서기 1950년대 – 옮긴이) 왜 그렇게 흥행하는지를 묻곤 하지. 자네, 그 비결이 뭔 줄 아나? 그건 바로 우리 모두 (일상생활에서, 속마음이나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연기’를 하며 남들을 속이는 – 옮긴이) ‘배우’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지 …….”
- 239쪽
“절망이 기적을 가져올 수도 있는 거야!”
- 247쪽
“역사는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지. 그것은 전쟁이나 승리보다도 더 강한 법이야.”
- 248쪽
“우리가 무너뜨리려고 했던 왕은 사라졌지만, 대신 그 자리를 수많은 ‘다른 왕’들이 와서 차지해 버렸어!”
- 249쪽
“대중적 기반이 없이 이 나라가 어찌 버텨 나가겠나?”
- 249쪽
“도대체 그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집행할 때 누구한테 기대려는 거야? 단지 공무원들만 남았군. ‘지푸라기를 기초 삼아 뼈대를 세우겠다.’는 꼴이 되고 말걸 …….”
- 249쪽
“자유가 없다면,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어. 광신자가 되지는 말게!”
- 250쪽
“우리는 (정신/마음/넋이 – 옮긴이) 죽었어 ……. 죽었단 말이야! 언제나 우리가 다시 깨어날까?”
- 250쪽
“부자들과 가난뱅이들 사이에, 기회는 동등치가 않아!”
- 255쪽
그가 자신을 ‘독립된 개체’로서가 아니라, ‘인류라는 살아 움직이는 몸 속에서, 단지 서로 돕는 존재 양식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세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게 될 때까지는, 자신이 가진 인간의 잠재 능력을 결코 짜내려 하지 않을 것이다.
- 258쪽
리더쉽(Leadership. 통솔력 – 옮긴이)은 힘 하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었고, 사랑에도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어야만 했다.
- 263쪽
“지금까지 우리의 생(生)은 하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았을까요?”
- 286쪽
“얼마나 남의 불행을 즐기며, 조롱하고, 사기치며, 농담만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가? 패전 때문에 아무도 미치거나 자살하지도 않았으며, 혈전증이나 심장 마비로 쓰러지는 사람도 없었어. 난 미치거나 죽어 버릴 지도 몰라!!”
- 286쪽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그는 차츰 정신을 되찾기 시작했고, 그 패배를 ‘우리 자신을 재진단해 볼 수 있는 쓰디쓴 경험’으로 여기게 되었다.
- 286쪽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잃고 땅을 되찾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286쪽
“자네들은 여가 시간에 책을 읽지 않나?”
“우린 영화나 방송, 텔레비전을 주로 더 즐기죠. 단지 몇몇 소수만이 책을 읽어요.”
“그들은 고전도 읽는가?”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데요.”
“문과대 학생이면서, 우리의 고전을 읽지 않는다구?”
“그 언어가 어렵구요, 얻는 바가 지극히 미미하죠. 우리 시대완 단절돼 있구요.”
- 293쪽
“우리 인생은 결국 따져 보면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나중에 – 옮긴이) 그 나날들을 경멸스럽게 회상한다는 건 싫어!”
- 299쪽
“그는 좋은 음식에 취해 있어.”
“탐닉과 능력은 별개죠.”
- 300쪽
“사실은 사실이고, 속임수는 속임수야. 정직한 이를 등용하고, 썩은 사람들은 감옥에나 X 넣는 게 정말 제대로 된 이치겠지.”
- 306쪽
“미덕들이 여전히 미덕으로만 남아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그것들이 ‘낡아 빠진 격식’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 308쪽
그는 정말 순수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세균들로 들끓는 늪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진실을 주장할 때 드러내는 매정한 태도는 가끔씩 그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정한 인간’으로 몰고 가곤 했다. 그래서 종종 그의 정직성은 ‘아무런 이유(까닭 – 옮긴이)도 없는 심술’로만 여겨졌고, 이런 까닭에 사람들은 그를 경원(敬遠. 겉으로는 받드는[敬] 척하면서, 실제로는 꺼리어 멀리함[遠] : 옮긴이)하다 못해 증오하기까지 했다.
- 308쪽
“지식은 어둠을 밝히는 빛이지.”
- 309쪽
“우린 무(無. [아무것도] 없음 – 옮긴이)로부터 시작해야만 해!”
“무로부터?”
“영(0)에서 시작하지 않고는 이런 고뇌와 맞설 수 없어.”
- 311쪽
“수개월 전부터 민중이 항거하고, 무수한 희생자들은 헛되이 쓰러져 가고 있지 않나?”
“그것은 피에 주린 폭군 때문이야!”
“민중의 적극적인 항거가 우리(소설 속에 나오는 미스르 대학생/지식인들 – 옮긴이)의 ‘마히르 압드 알 카림’ 박사(소설 속에 나오는 미스르인 학자 – 옮긴이) 댁의 모임에서 듣는 냉랭한 이성적 토론보다야 훨씬 낫지 …….”
- 312쪽
“당신들은 너무나도 서구 문학에 압도당해 왔어. 마치 그게 전부인 양 말야.”
- 314쪽
“우리 말이 적절히 구성되지 않은 채 그대로 인쇄되어선 안 되지.”
- 315쪽
“우린 (겉모습은 사람인 – 옮긴이) 맹수들로 들끓는 숲 속에 살고 있어. 어쩌면 그들은 맹수들보다도 더 비열하고 더 더러운지도 모르지.”
- 318쪽
“사랑은 이성적인 게 아니잖아?”
- 340쪽
“사람은 사람의 편이야!”
- 341쪽
일자리라는 것은 연줄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요구’일 수밖에 없었다.
- 344쪽
“생활은 진지해야만 하네. 그렇지 않으면 (그 삶을 사는 사람은 – 옮긴이) 악마에게로 가 버릴 거야!”
- 355쪽
“현 상황에서 조국을 위한 최선의 역사적 운동은 혁명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신념들을 귀중히 여겨야만 하며,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지지해야만 합니다!”
- 357쪽
“어느 날이 될지는 모르지만, 글 쓰는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태도만이 신념을 대하는(마주하는 – 옮긴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날이 올까 걱정이야.”
- 359쪽
그는 패전을 분석한 유명한 논설을 썼는데, 거기서 ‘패전은 교훈이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비판의 위협에 굴복하고 마는 것, 자신을 경멸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 또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에 대하여 경고하였으며,
- 359쪽
몇 해를 지내고 나서, 그는 『 패배로부터 우리는 시작한다 』 라는 훌륭한 책을 쓰는 데에 몰두하였다. 그 책은 잘못되어진 삶의 잔재들을 털어 버리고, 새로운 삶으로 향할 수 있도록 되어진 새 생(生)을 위한 대헌장이었다.
- 359쪽
“존경 없이는 우정도 없지요.”
- 362쪽
“당신은 지금까진 예술에 대해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았었소.”
“기회가 없었죠.”
“예술에 대한 관심은 갑자기 생기는 것도 아니고, 또 갑자기 나타나는 것 역시 아니오.”
- 384쪽
“(남의 사정은 – 옮긴이) 눈으로야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을 – 옮긴이) 손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요!”
- 387쪽
“우리는 두 적에게 포위되었어. 외부의 적, 그리고 우리 내부의 적에게 말일세.”
- 391쪽
혁명은 역사적이고도 전설적이며, 한 순간에 우리들의 마음과 희망에 충격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었다.
- 392쪽
“우리의 목표는 그것이 개인이든 아니면 계급이든, 빈곤이든 아니면 질병이든 간에 국민을 노예화하던 것으로부터 국민을 해방시키는 것, 그리하여 태양 아래, 우리 국민에게 어울리는 자리에 놓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목표라네.”
- 393쪽
“한 계급의 자리를 노리는 것은, 바로 또 다른 한 계급이군.”
- 394쪽
“우리가 살아온 이 모든 영광스런 역사가 수포(水泡. 물거품. ‘헛된 결과’라는 뜻도 있다 – 옮긴이)로 돌아가는 것인가?”
- 395쪽
그는 호흡을 가다듬고, 상실 가운데서 어떤 희망을 찾고, 패배를 하나의 교훈과 경고로 바꾸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였다.
- 395쪽
그는 ‘현실’이라는 단단한 땅에 주의를 집중하고, 몇 방울의 희망을 뽑아내기 위해 손톱으로 (그 – 옮긴이) 땅을 팠다.
- 395쪽
“종교의 실질적 위대함은, 당신이 종교 의식을 (형식/절차로 드러나는 – 옮긴이) 종교로써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삼게 될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나타나 지는 것이오!”
- 398쪽
“우리들의 삶에는 많은 모순이 없을 수 없지요 …….”
“요는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요.”
- 398쪽
“나는 혁명에 충성하고 있소. 그러나 혁명을 믿지는 않소. 아니, 전적으로 믿진 않는다는 이야기요.”
- 399쪽
“그 사람이 지나치게 곧기만 하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내쫓는다는 말인가?”
“<사람이 지나치게 곧다고 해서 직책에서 해고당하는 일이, 굽히기 때문에 그 자리로부터 쫓겨나는 일 보다도 더 많다>는 얘길세!”
- 400쪽
“나는 ‘뭇사람들의 감정’과 ‘공동 이익’이란 두 가지 모두에 관심을 기울일 수가 없습니다.”
- 400쪽
“우리 세대 때의 기회주의가 신선한 지금 세대에도 침투한 걸까?”
“요즘 유혹은 우리 시대보다 더욱 강하고, 격렬하거든 …….”
- 405쪽
“일부 계층의 프랑스인들(서기 1931년에 살았던 프랑스 시민들 – 옮긴이)은 우리 국민(서기 1930년대의 미스르 사람들 – 옮긴이)이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멸시합니다.”
“그건 옳지 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인간이 얼마나 문명화하느냐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많은 재물을 소유했느냐?’가 아니라, ‘사고방식과 마음 씀씀이가 어떠하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 408쪽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파티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투쟁하면서 (동시에 – 옮긴이) 파티를 열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통해서, 우리가 모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군요.”
- 413쪽
그렇다. 미래.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대처하여야만 하는가? 비관적인 물결들은 도처(到處. 여러 곳 – 옮긴이)에서 팽배하고 있으며, 노인들 사이에선 비관론이 마법의 멜로디처럼 자주 나타난다.
- 413쪽
“이 세상에서 여러분이 바랐던 것들이 무엇이었는가를 얘기해 보십시오. 비관론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삶 그 자체는 인류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약 – 옮긴이)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수는 계속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따라서 인간의 세상에 대한 지배 역시 이렇게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지요 …….”
- 414쪽
(장편소설[掌篇小說]의 주인공이자, 미스르인 청년이었던 ‘마흐무드 다르위쉬[걱정이 되어서 덧붙이는 말인데, 이 사람은 필리스틴의 위대한 시인이자 시온주의에 맞서 싸운 사람이었던 마흐무드 다르위시와는 이름만 같을 뿐, 태어난 곳도, 살았던 기간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는 – 옮긴이)
우리(이 소설의 화자를 비롯한, 미스르의 젊은이들 – 옮긴이)가 때때로 정치 문제를 놓고 떠들어 댈 때면, 마치 넋이 나간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처럼 우리 얘기를 듣고 있었다. 한번은 그가 이렇게 물어 왔다.
“너희들, 그러고도 공부할 시간이 있니?”
눈이 휘둥그레진 우리 중(가운데 – 옮긴이) 하나가 그에게 대답했다.
“넌 영국이 점령해 버린 나라(서기 1920~30년대의 미스르 – 옮긴이)가 마치 네 나라가 아닌 것처럼 말하는구나! 그럼 왕(영국의 꼭두각시였던 당시 미스르의 왕 – 옮긴이)이 학대하고 있는 건 네 나라 국민이 아니겠구나!”
- 415 ~ 416쪽
“속임수란 게 얼마나 혐오스러운지, 그건 살인보다도 더 나쁜 거예요.”
- 422쪽
“매일매일 과학을 통해 우리 문명은 믿기지 않을 만큼 승리를 얻게 되었고, 인간은 그 세계를 쉽게 지배할 수 있게끔 되었지. 하지만 자네가 세상을 얻고도 자네 자신을 잃는다면 (그게 다 – 옮긴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 426쪽
“진리의 소리가 기계 소리 가운데서 얼마나 연약하고 미미한가. 하지만 오늘날 인간에겐 탈출구가 절실하기만 하다네 …….”
- 427쪽
“자유가 없는 삶은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희생이 없이는 자유도 없는 것입니다.”
- 428쪽
“모든 것은 ‘젊은 때’와 ‘늙은 때’가 있기 마련 아닌가? 그것이 인생의 법칙 중 하나가 아닐까?”
- 431쪽
그는 올바른 학도(學徒. 학생/학문을 닦는 사람 – 옮긴이)에 대한 정의를 우리에게 말해 주었다.
“그것은 학문을 성취하고, 압제에 저항하는 사람이야.”
- 434쪽
“투쟁은 투쟁이야. 하지만 우리의 적들은 숫자로 볼 때 증가했어. 그러니 우리는 더욱더 투쟁해야만 해.”
- 434쪽
“학문은 여러분에게 ‘질서’를 요구합니다. 조국은 또 ‘투쟁’을 요구합니다. 제군(諸君. 여러분. 손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 옮긴이)은 단지 양심밖에는 갖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양심으로 돌아가 (‘질서’를 지킬지, 아니면 불의에 맞서 싸우며 투쟁할지 – 옮긴이) 각기 자기 의사대로 선택하기를(고르기를 – 옮긴이) 바랄 뿐입니다.”
- 434쪽
“날 ‘당황의 노예’로 내버려 두지 마세요.”
- 439쪽
“속담은 때로 영원한 진실이 담겨 있지요.”
- 440쪽
“제게는 ‘행복을 잘 소화해 내지 못하는 소화 불량’이 있어요. 하지만 제 영혼은 목마르고요.”
- 441쪽
- 이상 『 도적과 개들 』 (‘나집 마흐프즈’ 지음, ‘송경숙’ 옮김, ‘도서출판 벽호’ 펴냄, 서기 1998년) 단행본에 들어간 장편(掌篇)소설 모음인 『 쉰다섯 개의 거울 』 에서 인용(옮김[‘번역’]이 어색하거나, 오늘날의 문법/어법/맞춤법과 맞지 않거나, 순수한 배달말로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은 손질했으나, 글의 내용 자체를 바꾸지는 않았음을 밝힌다 : 개마두리)
- 단기 4356년 음력 8월 6일에, 미스르 근대사/현대사를 알 수 있는 미스르 소설들에서 뽑아낸 말과 문장들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쁜(그리고 한국의 학교와 한국 사회가 ‘외국 문학’하면 서양 문학이나 왜국[倭國] 문학만 떠올리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여기며, 그 현실을 바꾸는 일에 한몫한다고 여기는) 개마두리가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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