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글쓴이 개마두리)는 예전에 「 ▩유럽인이 오기 전부터 농사를 지었던 아마존 원주민들 」 에서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조금 전(서기 5~6년? 대략 서기 1세기 초)부터 아마존 강 중심부와 하류 지역”은 “안데스 지방”에서 “옥수수”가 들어왔기 때문에 “정착촌”이 나타나거나 복잡한 문화를 지닌 사회가 세워지는 “극심한 문화적 변화를 겪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석 달 전, 내가 TV에서 위성방송으로 우연히 본 ‘디스커버리 채널 사이언스(줄여서 “DSC Science”)’의 다큐멘터리에서, 그 설명이 옳았음을 뒷받침하는 설명을 접했다.
다큐멘터리의 내용에 따르면, 지질학자와 토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아마존에서 퍼온 고대의 흙을 기계로 분석한 결과, 그 흙에서 옥수수의 성분이 나왔다고 한다.
그 말인즉슨 고대와 중세의 아마존 원주민들은 오늘날과는 달리 옥수수도 길렀고, 그것을 먹기까지 했다는 뜻이다(옥수수가 자라고, 옥수수의 낟알들이나 옥수수를 거둔 뒤 남은 부분들이 흙으로 돌아가 썩고 흙의 일부분이 되었기 때문에 흙에서 옥수수의 성분이 나온 것이다).
옥수수는 유럽인들이 길렀던 곡식인 밀이나 보리보다 6~14배는 많은 수확량을 약속하는 곡식이었고, 고혈압을 막아주고 단백질/섬유소/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하며 잇몸질환을 치료하는 ‘ 베티 – 시토스테롤 ’ 성분이 들어있고 항암 성분과 여름병(식욕이 없어지고, 무기력함과 권태를 느끼는 병)을 낫게 하는 성분도 들어있기 때문에, 이 곡식을 길러서 먹을 수 있었던 고대 ~ 중세의 아마존 원주민들은 근세 이후 ~ 현대와는 달리 더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었고, 건강 상태도 지금보다는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오늘날의 아마존 원주민들은 왜 옥수수 대신 카사바를 기르거나 나무 열매를 따느냐?”고 물어볼 텐데, 그건 옥수수라는 식물의 특성과 에스파냐/포르투갈인의 아마존 침략/침입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여름지기(‘농업인’을 일컫는, 순수한 배달말 낱말)와 식물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벼나 보리나 밀은 - ‘야생 벼’/‘야생 밀’이 지금도 자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 사람이 일부러 심고 가꾸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란다. 그러나 옥수수는 그런 식물들과는 달리, 사람이 일부러 심고 가꾸고 보살피지 않으면 죽거나 시들어버린다.
다시 말해 근세 이후의 아마존 원주민이 고대나 중세의 조상들과는 달리 옥수수를 기르지 않는 까닭은, 한 곳에 뿌리내리고 살면서 옥수수를 한 해 동안 정성스레 가꿀 수 있는 삶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이곳저곳으로 떠돌아다니며 사냥하고 ‘채집’하고 고기잡이를 하는 한, 옥수수를 밭에서 기를 여유는 얻을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옥수수를 기를 여유를 잃어버린 까닭은, 서기 1500년 이후부터 시작된 에스파냐/포르투갈 사람들의 아마존 침입과 침략과 노예사냥, 학살, 질병 전파로 아마존 원주민 사회가 철저하게 파괴되었고(특히, 질병과 노예사냥이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그래서 원주민들이 백인을 피해 아마존 곳곳으로 흩어져야 했으며, 그들은 옥수수 여름지이(‘농사’/‘농경’)를 포기하고 대신 나무에서 열매를 따거나 사냥하거나 고기잡이를 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았고, 서기 17세기(또는 서기 20세기)가 되어서야 백인들에게서 철기를 얻어 화전 여름지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복잡한 여름지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백인들이 가져온 질병 때문에 병에 걸려 죽거나, 노예상인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팔려 감으로써(그리고 그들에게서 여름지이를 할 줄 아는 방법을 배워야 할 구성원들도 죽임을 당하거나 달아남으로써) 옥수수 여름지이를 비롯한 복잡한 여름지이가 사라졌고, 그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보는 ‘화전 여름지이’나 사냥/고기잡이/채집으로 먹고 사는 아마존 원주민 사회가 나타났던 것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오늘날 어떤 사회나 조직이나 공동체가 보여주는 모습이 ‘먼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모습’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둘째, 서유럽은 남아메리카에 ‘문명’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전에 있었던 복잡한 문화와 문명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 자신들의 문명을 세웠다는 사실이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땅인 아마존에 처음으로 문명을 심은 서유럽인’이라는 고정관념은 이제 더 이상 사실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단기 4357년 음력 1월 3일에, ‘역사학은 고고학이나 인류학뿐 아니라 지질학이나 흙을 연구하는 과학자에게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역사학자들은 그들의 도움을 받는 일을 망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개마두리가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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