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이 하는 일에 대해 도저히 할 수 없을 거라고 장담하거나,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틀림없다며 자신있게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말할 때가 있습니다.’ - 옮긴이 개마두리. 아래 ‘옮긴이’).
이때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등의(같은 – 옮긴이) 표현을 내뱉곤 하죠.
오늘은 그 말에 작은 의문이 생깁니다. ‘손(가락/바닥)에 지지는 장’은 무슨 의미일까요(뜻일까요? - 옮긴이)?
‘장’은 ‘손바닥’을 뜻하는 장(掌)과 ‘된장, 간장’을 뜻하는 장(醬)이 유력한 후보입니다.
만일 장이 ‘손바닥’의 의미일 때(‘손바닥’이라는 뜻일 때 – 옮긴이) 그저 ‘장을 지지겠다.’고 하면 말이 통하겠죠. 하지만 (만약 장이 ‘손바닥’이라면 – 옮긴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말은 (“손에 손바닥을 지지겠다.”는 말이 되어버리므로 – 옮긴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 ‘된장, 간장’ 등을(같은 것을 – 옮긴이) 뜻한다면 어떨까요?
물에 갖가지 재료를 넣고 (거기에 – 옮긴이) 장을 풀어 끓이면, 우리가 맛있게 먹는 찌개가 완성되죠. 그러나 장을 펄펄 끓이면 그야말로 마그마와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그 뜨거운 장(그러니까, 장이 들어간 찌개 – 옮긴이)을 손에 지진다고요? 으 … 말은 되는데, (그런 일은 – 옮긴이) 생각만 해도 오싹해집니다.
(중략)
만약 이런 허세 섞인 호언(“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나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 - 옮긴이)이 틀리면, 그 발언자(말한 사람 – 옮긴이)에게 달려가 “(약속대로 – 옮긴이) 손에 장을 지져라!”라고(하고 – 옮긴이) 약속 이행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물론(말할 것도 없이, – 옮긴이) 요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 옮긴이) 발언자가 손을 지질 필요는 없죠.
(중략)
우리는 말할 때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순간의 멈춤에서 서로를 위한 존중과 배려가 깃들게 마련입니다.
- 『 고교독서평설 』 지 제 310호( 서기 2017년 양력 1월 ) 기사
- 단기 4357년 음력 4월 9일에, 개마두리가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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