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역사)

▩미군 병사, 이번엔 총기난사로 아프간 민간인 최소 16명 사망

개마두리 2012. 3. 17. 16:07

 

- 어린이/여성 등 포함 … 미, 코란소각 이어 또 물의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미군 병사 1명이 민간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9명과 여성 3명을 포함해 16명이 숨졌다. 최근 미군기지에서 코란이 소각된 사건으로 반미 시위가 격화되고 미군과 시위대가 잇따라 사망하는 와중에 발생한 참사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칸다하르주 투리알라이 웨사 주지사가 11일 새벽 3시께 미군기지에서 나온 병사 한명이 판지와이 시내 두곳의 마을 민간인들에게 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관계자는 “군인 1명이 기지를 빠져나가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나토군 대변인인 저스틴 브록호프는 이 사건을 일으킨 미군 병사를 영내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범행 경위를 조사중이다. 아프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무고한 민간인들을 향한 이런 암살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군을 거세게 비난했다. 현지 나토군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관인 존 앨런 장군은 이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 모든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을 약속하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번 총기난사는 지난달 말 미군의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코란이 소각된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시작된 시위의 연장선인 것으로 보인다.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그동안 미군 6명을 비롯해 수십명이 사망했다. 연일 계속되는 격렬한 시위를 견디다 못한 젊은 미군이 충동적으로 총기를 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는 파키스탄과 터키 등 인근 이슬람 국가들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사건까지 발생해 만만찮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한겨레』서기 2012년 3월 12일자 기사